비몽사몽
어젯밤부터 기침을 하기 시작하여 오늘 혹시 몰라 동물병원엘 찾았다. 선생님 소견으로는 어젯밤 공기가 좀 찼고, 그래서 일시적으로 기침이 나온 것 일 수도 있다고. 아니면 이뇨제를 줄였기 때문에 다시 폐수종일 온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집으로 데려와 몇 시간이 지난 후, 루퍼트의 호흡이 가빨라졌다. 병원으로 달려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폐수종이 조금 시작된 단계였다.
그래서 응급으로 이뇨제를 맞았고, 퇴원해서 오늘 미리 대여해 둔 산소방에 루퍼트를 두었다. 그러나 그 안에서 요양하고 나니 조금 갑갑했나 보다. 루루는 밖에 나가고 싶다며 산소방을 앞발로 긁었다. 그래서 나는 문을 열어 주었고 루퍼트는 방 안을 돌아다녔다. 그러고 나서 일분도 안 되는 그 시간을 동안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기침이 심해졌다. 그래서 24시간 동물병원에 갔다.
검사를 하고 결과 보고를 들었는데 지난번 보다 전해질 불균형이 심해졌고 빈혈도 심해졌다. 신장수치도 올라가 이제는 심부전으로 접근해야 할지 오늘 이뇨제를 많이 맞아서 수치가 올라간 건지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이래서 심장병보다 합병증이 더 무섭다는건지...
오늘 병원엘 세군데 다녀와서 그런걸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중환자실에서 설사를 좀 하긴 했다.
입원 수습을 마치고 중환자실에 있는 루루를 잠깐 만나러 갔고, 날 보면 또 흥분할까 하여 멀리서 몰래 듣고 온 것이다. 그래서 선생님께 부탁하여 노래 한곡만 루퍼으를 위해 틀어달라 했다. 그 곡은 루루를 위해 만든 곡이고 루루가 듣는 것도 좋아한다.
루루야 사랑해. 루퍼트. 이것보다 더한 것도 견뎌내 왔잖아!!
나는 지금 엄청나게 노력하면서 잠을 청하지 않고 있다. 사실 엄청 졸리고 반은 졸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혹시 모르는 응급전화가 있을지도 몰라서.. 하지만 넌 좋아질 거라 믿어. 그냥 너를 믿고 있을래. 다시 통원치료하면서 우리는 즐겁게 룰루랄라 할 거야! 넌 약도 잘 먹는 아이잖아!
지난 4달 동안 네가 곧 갈지도 모른다는 그 병원의 선생님 말에 단련이 되어가고. 오늘 내가 병원에서 들었던 이야기- 그 앞에서 초연할 수 있었던 것은 마음에 군살이 받혀서 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그만큼 루퍼트를 사랑한다는 것.
지금 새벽 다섯 시가 다 되어가는데 이제껏 잘 버틴 것 같아 기특할 뿐... 정말 비몽사몽으로 글을 썼다.
루퍼는 더 오래 있다 갈 거야. 다음 달이 생일인데 언니가 멋진 파티 해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