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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브르박 Mar 14. 2023

헌책방 기담 수집가

당시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가졌나요

재미있는 책이다. 주변에도 선뜻 추천하고 싶은 책. 옴니버스 형식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이 구성되어 있다. 책 속에서 작가가 만난 사람들은 제각각의 사연을 들고 나타난다. 그런 사연들이 모여서 하나의 책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마치 소설과 같지만 실제 이야기라고 하니 놀랍다. 현실이 더 놀라울 수 있다는 말처럼 이색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다. '책과 사람 사이에서 생겨난 이야기들이 이렇게까지 만들어 질 수 있구나' 싶으면서 책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클 수 있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어찌보면 인연이라는 것은 사람 사이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책과 사람 사이 같은 사람과 물건과의 관계에서도 만들어질 수 있구나 싶다.


자연스레 나도 이렇게 사연이 담겨진 책이 있는가 싶다. 내가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책. 혹은 내 삶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되는 책 말이다. 


재미있는 책이라고 하면 이영도 작가님의 '드래곤 라자'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 최근 빠지게 된 작가인 발터뫼어스의 '잃어버린 은띠를 찾아서'가 떠오른다. (그렇다. 난 환상소설을 좋아한다.) 아니면 책을 읽으며 처음으로 눈시울을 붉어지게 만들었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가 있을 수도 있겠다.


내 삶에 영향을 준 책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생각 나는 책은 아무래도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다. 이 책은 최근 몇 년동안 1월이 되면 다시 한번 읽고 있으며, 내가 가진 책들 중 유일하게 두번 이상 구매한 책이다. 아마 세 번쯤 구매했던 것 같다. 두번다 책을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한 탓에 그 뒤로 책은 왠만한면 빌려주지 않고 있다. 다들 좋은 책은 아는 것 같다.


그래도 이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말고 생각나는 책이 있지 않을 까 싶어 없는 기억을 쥐어 짜보면 한권의 책이 더 떠오른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 내 삶에 서서히 영향을 미쳐오고 있다면, 이 책은 어느 순간 한가지를 나에게 알려주었다. 나는 하나씩 하나씩 해서 서서히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것.


그 책은 '내 영혼의 비타민'이라는 책으로 총 2권으로 출간된 책이다. '니카타니 아키히로'라는 일본 작가가 쓴 에세이 책이다. 하지만 내 기억으로에세이라기 보다는 아포리즘의 모음집 같은 책이다. 1999년 출간된 책으로 나는 아마 고3무렵이나 대학생때 읽은 책으로 기억한다. 그 당시엔 자기계발서나 에세이류를 곧잘 읽었던 것 같은데, 나름 성인을 앞두고 있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고민하던 시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던차 이 책을 보았는데 책 속에 담긴 글귀들이 꽤 마음에 들었다.


지금은 읽고난지 20년이 흘러 내용이 정확하게 기억 나지 않지만 아직도 어렴풋이 남는 내용이 하나 있다. '변화는 1%씩 100개가 모이면 100%가 된다'라는 내용이다. (글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저 부분을 읽고 나서 자신을 한번에 개과천선 시키기 보다는 작은 것 하나부터 조금씩 고쳐보자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요새 표현으로 치자면 스노우볼링을 굴려야 한다는 이야기. 그 당시에 내성적인 성격을 고쳐보려고 사람들에게 인사를 잘해보자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인사만 잘해도 인간관계의 반은 먹고 들어가는 법이니까. 그러던 차에 어머니와 함께 외출하고 택시를 타고 이동했는데, 택시에서 내리며 기사님에게 인사를 잘 했었던 것 같다. 기사님이 나와 어머니를 보더니 내가 인사성이 좋다며 칭찬하셨던 기억이 있다.

 

그게 계기가 되어 하나의 작은 변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한번에 내 삶의 전체를 변화시키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영화나 책에서와 같이 등장인물이 개과천선하듯 바뀌는 것은 사실 나에겐 무리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가능할 지 모르겠지만, 단연컨데 나에겐 무리다. 내 의지력은 쥐똥만하기 때문에 나는 내 삶의 방식 중 아주 일부만 변화시킬수 있닥. 그마저도 최대한 집중해야 가능하다.


그렇게 그 무렵부터 나는 더 나아지기 위해 작은 부분을 고쳐보기로 했다. 적어도 어제의 나보다는 오늘의 내가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 영혼의 비타민'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 근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사람의 삶이 숫자로 측정되는 것이 아니므로 내 삶이 그 당시로 부터 얼마나 변화했는지는 모르겠다.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그저 내일의 내가 오늘의 나보다 더 나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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