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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루 Aug 22. 2023

개가 다시 늑대로 되는 길

나루시선, 63

개가 다시 늑대로 되는 길


                                서나루



이를 악물어본 적이 있습니까 그것은 애정이 남았다는 겁니다

떠나기 싫은데 밀어내니까 증오가 생기지요. 애착과


입꼬리를 주름이 더 생기지 않을 정도로 내리고

어금니를 정렬합니다

느낌상 심장은 뭉개져요

수명이 줄겠지요 사랑 속에서 사는 존재들보다는

상관없습니다. 어느쪽이든 인간이란 얼마 살지 못합니다


술자리 농담 같은 (실제로 술자리 농담으로 남는)

얼마 살지 못하는 삶에서 비굴한 개처럼 주워담으려고 했습니다

누군가는 길바닥에 버리는 것들을

얼마 살지 못하기에 개처럼 핥았습니다

이런 것들을 얻기 위해 바닥을 핥은 것이 아닙니다

바닥을 핥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이런 것들을 얻기 위해선


주인이 죽으라면 죽는 시늉도 하는 것이 개의 시간입니다

내가 그래서 죽었구나

그게 얼마나 평안해지는 길인지, 오직 불운한 개들만이 압니다

해진 이불로 만든 개집처럼, 흙이 묻은 것을 먹는 마당개처럼

우리는 슬픔으로 깨달음을 만들었소 개 주제에

혼자인데

가슴이 짓이겨지고 네 발로 걷고 이것 이상으로 안 괜찮을 게 있소?


거울 앞에서 나는 눈에 힘을 점점 뺍니다

눈동자가 점점 바깥을 가리켜요

사랑과 헛된 기대를 벗으면 이것이 내 정신의 알몸입니다

무엇이 있는가요?


개로부터 아무 소득이 없는 늑대

개가 다시 늑대가 되는 길이 있습니다






사진: UnsplashGytis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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