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장염에 걸린 조카들

'내가 알기론'을 바탕으로 추론


이 글은 평소에 올리던 독서나 독서모임 활동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100% 무익하므로, 바쁘신 분들은 뒤로가기 혹은 '이전글'이나 '다음글'을 누르셔야 합니다.


배가 아픈 주영이, 채아. 장염에 걸렸다고 한다. 새벽에 응급실까지 갔다왔다고 한다.


엄마의 말

왜 걸렸을까? 엄마는 냉동 볶음밥이 원인이라고 한다.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식사제공자'의 입장으로서의 엄마의 말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집)밖 음식을 먹이지 말자'면서 모든 탓을 냉동 볶음밥으로 돌렸다. 방귀를 뀐 사람이 먼저 콧구멍을 막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나는 다른 측면으로도 생각하기로 했다.


큰누나의 짐작

그저께 먹은 중국집 음식, 어제 먹은 볶음밥, 아구찜 집에서 온 미역국. 이 정도가 조카들의 장염에 직접적인 원인으로 생각된다. 여기에 큰누나의 짐작을 포함시킨다. 큰누나는 요구르트, 사과즙을 너무 많이 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식습관과 장염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렇기에 이 글은 아무 의미가 없다.) 누나의 말이 그럴듯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의 요점은 이번 사건이 '어제 먹은 것'이 아닌 '평소의 식습관'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원인은 수도 없이 많다. 그래도 몇 가지로 간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요구르트, 사과즙 뿐만 아니라 텐텐, 마이쮸, 과자 등의 식품들. 또한 평소에 밥으로 먹는 것들. 이러한 요소들이 지속적으로 장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이제서야 드러난 것일 수도 있다.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나는 식습관과 장염의 상관관계에 대해 알지 못한다. 따라서 이 모든 생각이 의미없음을 알고 있다. 이것은 그저 나의 휴식을 위한 손의 수다 시간인 것이다.



나는 상식에 기대어 원인이 될만한 것들을 하나씩 살펴보았다.


최근에 먹은 것(중에 의심되는 것)


중국집 음식(짜장)
기름기가 많다. 경우에 따라서는 밀가루가 배탈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냉동 볶음밥
볶음밥을 방부처리와 함께 냉동한 것이다. '느낌상'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다.


미역국(아구찜 집에서 온 것)
미역국에 사골 육수가 더해진, 맛있는 미역국이다. 하지만 재료의 상태에 따라 맛도 달라지고 해로운 정도도 더해질 수 있다.



큰누나의 짐작


요구르트, 사과즙, 텐텐, 마이쮸
좋은 게 들었다고 큰소리(광고)치지만 그 말은 반대로 보면 기본적으로 건강에 유익한 먹거리는 아니라는 것이다. '맛'이 이들의 핵심이다. 특히 요구르트, 텐텐, 마이쮸 같은 가공식품이 그렇다. 이전에 여러가지 당이 소화과정에서 유해한 물질을 내뿜는 정도를 비교하는 영상을 보았다. 거기선 과당이 '압도적'으로 유해했다. 과당은 과일에 든 단맛의 당이며 설탕 역시 과당이다. 따라서 이것들이 오랜기간 과도하게 많이 섭취되면서 장에 유해한 영향을 미쳤음을 짐작할 수 있다.



평소의 반찬

(각자 집에서 그리고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뭐 먹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로 인해 유치원을 가지 않는다. 우리 집에서 월~금의 거의 모든 시간을 보낸다. 세 끼를 다 우리 엄마가 제공한다.)


아침
누룽지, 삶은 계란, 김


점심, 저녁
구운 조기, 탕수육, 돈가스, 배달 짜장, 봉지 인스턴트 짜장, 냉동 치킨 너겟.
(여기서 벗어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식사제공자로서의 엄마를 위해 변명을 해야한다. 부모님은 세 아이를 종일 돌보고 있다. 젊은 사람도 애 하나 보기 어려워하는데, 환갑이 넘은 부모님이 동시에 셋을 돌보고 있다. 중노동이다. 게다가 나와 형제들은 물론이요, 아이들을 때리지도 혼내지도 않는다. 당연히 아이들은 말을 듣지 않는다. 반찬 투정은 그나마 덜 미운 부분이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있다. 하물며 손자, 손녀에겐 오죽하겠는가?)


결론


이쯤에서 나는 '경험에 른 느낌'에 기반해서 결론을 내린다. 내가 아이들의 식단으로 세 끼를 먹고, 수시로 과도한 당분과 과자를 섭취한다면? 일주일이면 몸이 아플 것이고, 일년이면 당뇨를 앓게 될지도 모른다. (내 나이 벌써 서른이기 때문에!)


채아, 주영이가 장염에 걸렸다. 엄마는 냉동 볶음밥을, 큰누나는 요구르트와 사과즙을 각각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를 바탕으로 아이들의 식습관을 전반적으로 살펴보았다. 내가 내린 결론은 '식습관이 애초에 잘못 되어 있었고, 그것이 냉동볶음밥을 비롯한 최근의 식단으로 드러났다'이다.


 '식습관이 애초에 잘못 되어 있었고, 그것이 냉동볶음밥을 비롯한 최근의 식단으로 드러났다'




이는 모두 '내가 알기론'을 바탕으로 추론한 것이며,

이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이론은 '내가 알기론'임을 명심하자.

작가의 이전글 미국 노인들의 고민(이었던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