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앤그로스, 모두의 출판사 작가와
대표님 : 사업을 하기로 했다. 외주 개발을 알아보고 있다.
나 : 예?
실제로 이렇진 않았지만, 그때를 떠올려보면 이런 짧은 대화로 요약할 수 있겠다. 내가 경기도로 출퇴근을 하다가 서울 사무실로 복귀했을 때였다.
아, 조금 더 옛날 얘기부터 해야겠다. 우리 회사는 경영 컨설팅과 기업 교육을 하던 회사였다. 나 역시 이 회사에 1년 넘게 머물면서 경영 컨설팅을 배웠고 이 노하우를 정리해서 기업 교육에 직접 나가거나 교육 자료를 정리하는 등의 일을 했었다.
22년 3월부터 5월 초까지는 경기도에 있는 종합병원 컨설팅을 했다. 이때 우리 대표님은 일주일에 한 번씩 참여하기로 하고, 대표님이 아닌 분이 PM으로 팀을 이끌며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서울 사무실로 복귀한 5월 어느날... 사무실은 시끌벅적했었다.
경기도로 출장을 간 사이에 신입 한 명이 들어왔었다. 이 친구는 입사 직전에 스타트업에 4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스타트업 성공 경험'을 가진 친구였다. 그리고 젊었던 만큼 아주 빠이팅이 넘쳤다. 우리 대표님은 항상 아이디어가 넘치는 분이었지만, 이미 하고 있는 일들이 많았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던 상황에 그 친구가 왔고, 빠이팅 넘치는 모습과 스타트업 성공 경험을 듣자 '할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을 하셨던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왔을 땐 신입(이라고 보기 힘든)이 외주 개발자들과 연락하면서 견적을 비교해보고 있었다.
그렇게 어리벙벙하며 20일? 보름 후에 신입(이 아닌)이 퇴사를 했다. 이전 회사에서 아주 좋은 조건으로 그 친구를 불렀기 때문. 그러나 그 친구가 나갔어도 대표님 가슴에 새로운 사업에 대한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결국 그 친구 없이도 사업을 해보겠다고 결론을 내린 것.
그 동안 IT 지식이 전무했던 나는 웹사이트 개발에 대해 조금씩 조사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당시에 내린 결론은 '외주 개발은 위험하다!'였다. 큰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회사 내에 IT 전문가도 없고, IT 관련 실무를 진행해본 적도 없었다. 외주 개발자들이 제대로 하는지 아닌지 판별할 수가 없다. 딱 호구되기 좋다!
외주 개발 비용이 터무니 없이 비싸다. 비싼 곳은 7000만원을 요구했고, 평균 3~4000 정도를 요구했으며, 아주 저렴한 곳은 2,000만원이었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지 알 수도 없었다!
거시적인 아이디어만 있었지, 서비스 기획이나 웹사이트 기능, 운영 방법 등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었다.
당시 노코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조사해보니 간단한 웹사이트는 바로 배워서 만들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마침 그 사업에 큰 역할을 맡고 있던 친구가 나갔으니, 설득할 타이밍이었다. 나는 위 내용들을 정리해서 대표님을 설득했다. 그리고 말해놓은 게 있으니 그때부터 '노코드 개발'을 시작하게 됐다.
처음부터 기능이 많은 웹사이트를 만들기는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기존에 엉성하게 만들어놓은 회사 웹사이트를 손보기로 했다. 기존 웹사이트는 Cafe24 서비스를 통해 만든 것이었는데, 만들고 수정하는 게 굉장히 복잡하고 오래걸렸다. 고객 입장에서는 가독성을 높이고, 직원 입장에서는 수정 보완이 편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나는 일잘러 장피엠(유튜브) (브런치) 님의 유튜브를 보며 일주일 동안 회사 웹사이트를 만들어냈다. (링크)
이때 사용한 주요 Tool List
- 웹 빌더 : Softr
- Data 저장 및 처리 : Airtable
- 업무 자동화 : Zapier
회원 가입 기능이 필요하지 않아서 과감히 뺐고, 필요한 기능도 얼마 없었다. 다루는 데이터의 양도 적었기 때문에 크게 고생하지 않고 만들었던 걸로 기억한다. 처음 공부를 시작하고 일주일 만에 웹사이트 초안이 나왔고, 그 다음 주에 조금 손을 본 정도로 완성을 했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냥 만들기 쉬운 웹사이트였던 것. 근데 그 당시의 나는 '웹사이트 만드는 거? 쉽네?'라는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다.
회사 웹사이트를 만들고 본격적인 서비스용 웹사이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노코드를 처음 다루기 시작한 것은 6월 중순이었고, 6월 말부터 작가와 웹사이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웹사이트 만드는 거? 쉽네?
정말 쉬웠으면 브런치에 이런 일지를 남기려고 하지도 않았을 거다. 내가 이제부터 연재하려고 하는 글은 나의 초심이 무너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글을 쓰는 현재, 2022년 9월 30일. 작가와는 한 달째 운영 중이며 회원수가 100명을 넘어섰다. 어쨌든 서비스 웹사이트로 기능을 하고 있다. 지금 상태에 이르기까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럴수가.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세상에!
스타트업 노코드 개발자의 우당탕탕 업무일지... 지금부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