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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코드 햄스터 Nov 18. 2020

부자 아빠 꿈

꿈이냐 현실이냐?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꿈을 꾸었습니다.

저는 10대의 순수하고 팔팔한 청년이었죠. 저는 학교가 끝나고 친구 아버지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답니다. 나이가 어리고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었기 때문에 최저시급도 받지 못했어요. 언젠가 조금 화가 나서 친구 아버지께 물어보았어요.


 "월급 좀 올려주시면 안 되나요?"


 그러자 사장님께선 저를 보시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셨죠.


 "한심한 녀석. 다른 사람들이랑 똑같이 말하는구나! 월급을 올려주면? 생활이 나아질 것 같니? 천만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높은 월급은 더 많은 빚으로 이어진단다. 사람들은 내가 그들을 착취한다고 말하지. 하지만 진실은 그 사람들이 스스로를 착취하고 있는 거야. 명심하라구."


 찡긋. 친구 아버지이자 사장님은 제게 윙크를 날렸어요. 저는 어리둥절했답니다. 뭔 개소린가 싶었지만 차마 입을 열 수가 없었어요. 어른의 말씀이니까, 성공한 사람의 말씀이니까 그러려니 넘어가야 할 것 같았어요. 그리고 고 그날도 저는 피똥 쌀만큼 열심히 일했답니다.


 집에 오는 길이었어요. 불현듯 아까 나누었던 친구 아버지와의 대담이 떠올랐어요. 저는 머리가 나빠서 바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찝찝했어요. 저는 나름대로 노력하려고 생각을 해보았답니다.


 '나 그리고 다른 직원들이 요구하는 것은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이다. 우리는 기대한 것보다 훨씬 낮은 급여에 이렇게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사장님께서 우리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서는 간단한 증명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노동이 의외로 가치 있는 활동이 아니었다는 것을.


 하지만 사장님은 이렇게 대답하셨다. 돈을 많이 줘도 너희들 생활이 나아지지 않는다고. 나는 이 부분이 조금 어렵다. 일에 대한 정당한 급여를 받는 것과 받은 급여를 어떻게 쓰는 지는 별개의 문제 같다. 그런데 어떻게 이걸 엮어서 생각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어렵다.


 어른들의 세계, 특히 부자들의 세계는 어렵다. 친구 아빠는 부자 아빠다. 존경받아 마땅하지만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우리 아빠는 가난한 아빠다. 가난하지만 적어도 이치에 어긋난 말은 하지 않으신다. 아, 모르겠다. 그냥 내 머리가 나쁜 것일 게다.'




저는 잠에서 깼습니다.

고백하자면 저는 아침에 꿈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잠에서 깼을 때 가슴이 답답하고 조금 흥분해 있었을 뿐입니다. 저는 평소와 같이 정신없는 아침을 보내고 출근을 했답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저는 언제나 돈이 부족합니다. 사정은 우리 부장님도 마찬가지입니다. 결혼하고 애를 낳으시니 담배값도 부담스러워 하십니다. 그런데 오늘따라 부장님의 신수가 여름날의 태양처럼 훤했습니다. 좋은 일이 있으신 것 같았습니다. 저는 물었습니다.


 "부장님. 로또라도 맞으셨나요?"


 "아니! 근데 로또 맞은 기분이다. 꿈이 생겼거든. 자, 이거 봐라. 나는 이거 읽고 인생이 바뀌었다. 내가 너 좋아하니까 너한테만 알려주는 거다."


 부장님이 건넨 책을 받았습니다. 평범한 경제경영 자기계발서였습니다. 그리고 순간 저는 떠올렸습니다. 책 표지에서 꿈에서 보았던 부자 아빠가 웃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꿈이 떠오르면서 엷은 반감이 들었습니다만 부장님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부장님의 꿈을 알게 됐습니다. 부자가 되는 꿈. 부자 아빠가 되는 꿈이었습니다. 저는 그 꿈이 꼭 이루어지기를 응원해주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저 역시 머리가 나빠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생겼습니다. 짧은 순간에 두 가지씩이나요.


 하나는 이겁니다. 경제경영 베스트셀러에 이와 비슷한 책이 항상 있습니다. 매년 수만 명이 부자를 찬양하고 가난한 자를 비판합니다. 그리고 부자의 비밀을 공부합니다. 저는 결과가 궁금합니다. 다들 부자가 됐을까요? 아니면 아직도 가난한 자신을 향한 열등감이 커졌을까요?


 다른 하나는 이겁니다. 부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시곤 합니다.

 '노조는 사회의 혼란을 가져온다. 지나친 월급 인상을 요구한다. 노조의 활동은 기업이 망하는 지름길이다.'

그리고 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돈을 얼마나 받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돈을 얼마나 모으느냐가 중요하다!'

 부장님은 현재의 월급으로 본인이 좋아하는 담배도 못 피우십니다. 부장님이 담배를 끊으시면 부자가 될 수 있을까요? 


 아이고 머리가 아픕니다. 무엇이 꿈이고 무엇이 현실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야근을 하기 싫으니 이제 그만 일을 시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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