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 그날이 떠오르는 오늘
[속보] "튀르키예·시리아 강진 사망자 1만5000명 넘어"[AFP]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사망자 10만명 넘길 수도“
뉴스에서 보여주는 그곳의 모습은 아비규환 그자체이다
모두가 잠든 새벽에 일어난 일이라 더욱더 많은 피해가 있었다고 했다
무너진 건물잔해 사이에서 구조된 부상자들의 사진과 아직 발견하지 못한 가족을 애타게 찾는 생존자들의 모습은 실시간으로 전세계에 중계되고 있다
그와 동시에 피해입은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위해 도움의 손길이 쌓이기 시작했다
멀리서 작게나마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많은 이들이 행동하고, 기도한다
등교준비를 하며 뉴스를 보던 D가 대뜸 이야기를 꺼낸다
”엄마 우리 예전에 지진났을 때 그때도 집이 흔들리고 무서웠잖아~
그런데 저기는 건물이 무너져버릴정도니까 진짜 무서웠겠다“
시간이 제법 흘렀지만 아직도 아이들의 기억속에 잊혀지지 않는듯 하다
여느때와 다를 것 없던 하루
세 아이들과 저녁을 먹고난 후 놀잇감을 가지고 각자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무섭게 땅이 울리는 소리와 함께 집이 흔들리고 식탁위에 있던 액자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깜짝 놀라 달려오는 세 아이들을 다독이고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안부전화를 받고 있는데
다시한번 크게 집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본능적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집밖으로 뛰어 나갔고
밖으로 나온 사람들과 골목을 빠져나가기위한 차들로 정신이 없었다
어두워진 저녁, 빵빵거리는 크락션소리, 웅성거리는 사람들소리와 내품에 안기고 양쪽 다리를 감싸고있는 세아이들의 칭얼거림에 어떻게 해야할지 아무 생각도 나지않았고 아직 퇴근을 하지못한 남편은 한참이 지나서야 연락이 되었지만 당장 우리에게 올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혹시모를 상황에 대비해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시동을 걸어 바로 빠져나갈수있게 해두었다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도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갔지만 세 아이를 나 혼자 데리고 들어갈 엄두가 나지않았다
처음 겪어본 지진이라는 경험에 많이 놀란 아이들에게 괜찮다고 안심시키고 다독여주느라 아무렇지 않은척 하고있었지만 나역시 이런상황이 처음이라 너무나 두려웠다.
또한번 지진이 올까 무서운 마음보다 내가 아이들을 다 챙기고 지켜낼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더 컸다.
늦게서야 집으로 온 남편과함께 집으로 들어갔고 다행히 걱정했던 일들은 일어나지않았지만
트라우마는 여전히 우리곁에서 함께하고 있다
아이들은 덤프트럭이 지나가는 진동소리에도 놀라서 엄마를 부르며 달려오고
나는 지진이 났던 월요일 저녁8시가 가까워지면 공황증세가 와서 몇 번이고 아이들과 차를타고 집을 나와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기도했다.
유치원에서 매년하던 1박 캠프는 지진이후에 모두 사라져버렸고, 지진대피훈련은 더욱더 철저해졌다.
우리는 다른 지역으로 이사했고 새로운 집 역시 계단으로 언제든지 대피할수있을 높이의 층수다. 시간이 흘러도 일상속에서 틈틈이 가슴이 서늘해지는 공포는 멈추지 않았다
이 중 아나톨리아판과 아라비아판이 맞닿아 있는 튀르키예 동남부 쪽, 동아나톨리아판에서 이번 지진이 일어난 겁니다. 규모 7.8이면 상당히 큰 규모인데, 규모가 5.8이었던 경주 지진에 비해 에너지로는 1천 배 이상 강한 겁니다. 출처 : SBS 뉴스
아이들과 이야기 하며 뉴스를 보던중 티비화면을 채운 한 사진에 눈물이 핑 돈다
7년전 경주에서는 품에 안겨있는 아이의 체온을 느끼며 이 따뜻함을 지켜내지 못할까
두려움에 떨던 내가 있었고
오늘 뉴스 속 머나먼 나라에는 무너진 건물잔해에서 차갑게 식어버린 딸의 손을 꼭 잡은채 망연자실하여 앉아있는 어느 아버지가 있다.
경주지진보다 1천배이상 강한 지진이라고 수치상으로 나타낼수있지만
딸을 잃은 아버지의 마음을 가득채운 슬픔과 절망은 어떠한것으로도 표현할수가 없을것이다
겪어보았기에 더욱 공포스럽고 슬프다
나의 공포와는 비교도 되지않을 그들의 새벽이 너무나 아프다
고통을 겪은 모든이의 마음에 칠흙같이 깊은밤과 어두운 새벽이 지나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아침이 오길 간절히 기도한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