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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런더너 스텔라 Feb 02. 2020

내가 체감하는 코로나바이러스 동양인 혐오?

코로나바이러스와 함께 확산 중인  유럽 내 '무차별' 동양인 혐오에 대해



영국도 뚫렸다..!


아마 시간문제였을 것이다. 지난 1월 31일, 영국 BBC 방송은 영국 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전문가들의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BBC를 비롯한 많은 영국 매체는 이들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영국의 타블로이드판 대중일간지 THE SUN만 이들 중 한 명이 중국인 남성일 것이라고 추측 보도했다.




유럽 내 확산 중인 아시아인 혐오에 관한 BBC 기사 





The Sun의 기사 중 일부







네가 이 방에 있는 유일한 동양인이라서



공교롭게도 이 시국에 나는 지독한 감기에 걸려있다. 너무 아파서 집 앞 병원 응급실에 갔다. 영국은 예약 없이 바로 의사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이 응급실행 밖에 없다. 접수를 마치고 이름이 호명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리셉션 옆 의자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환자들이 어떤 이유로 응급실을 찾았는지 들을 수 있었는데 (내 의도와 상관없이), 마스크를 한 동양인 여성이 코로나바이러스 테스트를 받으러 왔다고 했다. 최근에 중국을 방문했다고.



그리고 한 20여분이 지났을까, 치료실에서 간호사로 보이는 남자가 나왔다.

그리고 외쳤다.



코로나바이러스 테스트하러 온 환자?! 최근 중국에 다녀온 환자?! 나와주세요. 우리는 지금 당장 당신을 격리시켜야 해요.




나는 waiting room을 둘러보았고 그 동양인 여자는 보이지 않았다. 그가 계속 외치자, 이 방에 있는 약 40여 명의 사람들의 시선이 유일한 북 아시아인인 내게 꽂혔다. 특히 내 바로 옆에 앉아있던 영국 남성이 너무 뚫어져라 쳐다보길래 나는 중국인이 아니야. 나는 한국인이고 중국에  적은  번도 없어.”라고 말했고, 그는 네가  방에 있는 유일한 동양인이라서라고 대답했다.



간호사가 홀로 다시 치료실로 돌아간 후에도 내 앞에 있던 다른 영국 남성의 시선은 계속해서 나를 향했다. 어떤 이유에선지 그는 한 번씩 뒤를 돌아 나를 쳐다보았다.



집 앞 병원 응급실 waiting room







중국인들을 만나는 게 두려워




내가 올린 응급실 사진을 보고 독일인 친구에게 메시지가 왔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아니지?” 아니라는 나의 대답에 다행이라며 바이러스 확산이 너무 두렵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오늘 학교 수업 프로젝트 때문에 그룹 미팅을 가야 하는데 그룹 멤버가 다 중국인이라 가기 싫다고 했다. 중국인을 만나는 것이 꺼려진다고. 우리 과에만 중국인들이 수백 명이 넘고, 일부는 우한 출신, 일부는 최근 중국을 방문했다.




아직까지는 동양인은 수업에 참가하지 말라는 둥,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둥의 직접적인 동양인 혐오를 겪지는 않았다. 혹은 잠재적인 보균자로 보고 있다는 강한 느낌을 받은 경험도 없다. 그러나 언제 어떻게든 내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해외에서 산 기간이 10년이 넘지만 인종차별에 대해 이렇게까지 나 스스로 민감했던 적이 없다.




인종차별 적인 시선을 가진 그들의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위생관리/개념과 이기심으로 인해 그들을 포함한 많은 이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으니. 하지만, 이를 특정 집단에 대한 이유 없는 차별로 이어 나가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혐오는 현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루빨리 바이러스 확산을 늦추고 백신이 상용화되기를. 그리고 차별금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 수준이 높아지기를 바랄 뿐이다.


2020년 2월 2일

런던에서



정확히 이 글을 발행한 다음날 이 일을 겪었다.

지하철에 타자마자 두 백인 남성 사이에 빈자리가 눈에 띄었고, 내 엉덩이가 의자에 닿기도 전에 한 남성이 옆 칸으로 도망치듯 옮겨갔다. 아침시간이라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 한 번도 이런 일을 겪어 본 적이 없는 터라 조금 당황스러웠고, 중국인 관광객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바이러스가 아니고, 기피대상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드러내기 위해 수업 준비를 위해 프린트했던 영어로 적힌 학술지를 펼쳤다.

분명 아시아인을 향한 시선이 좀 더 날카로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의 생각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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