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법원 장례식장에서 푸시업을 한 이유는
출퇴근 시간에 운전하면서 음악을 듣거나 유튜브를 틀어놓는데, 이번 주에 가장 마음을 울린 장면이 있어.
시작은 50대의 여성 작가의 인터뷰 방송이었어.
40대에 뒤늦게 운동에 입문해서 철인 3종 경기에 스무 번 가깝게 출전했는데, 요즘은 근력운동을 하면서 근력운동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 운동을 한다고 안 아프지는 않다고, 운동을 하든 안 하든 누구나 아플 수 있는데, 차이는, 아프고 난 후 회복력에 있다는 거야.
그러면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가 본인의 롤모델이라고, 그녀는 60대부터 20여 년간 세 가지 암에 걸렸는데, 80세가 넘어서까지 푸시업을 스무 번 이상 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끝내 87세에 돌아가셨지만, 오래 현역으로 일하면서 건강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해.
엄마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를 영화를 통해서 처음 접하고 한동안 외신 기사 볼 때마다 유심히 보긴 했는데, 운동에 관한 것은 전혀 몰랐어.
집에 와서 찾아보니, 60대부터 20년 이상 연방 대법관 체육관에서 주 2회씩 빠짐없이 근력운동을 했고,
그 트레이너 분과는 운동 관련 책도 한 권 냈을 정도로 열심이었어. 어느 인터뷰에서는 트레이너를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고 꼽았대. 암 투병 중에도 20년간을 계속 해왔으니 그 우정과 인연이 참 대단하지?
'긴즈버그 운동' 하면, 연관되어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이 그 트레이너의 장례식 의례였어.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장례식장은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치러졌는데,
그 엄숙한 장례식장에 양복을 빼입고 와서, 푸시업을 세 번 하고 인사하는 모습에 대한 영상이야.
너무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장면이라 몇 번을 보게 되었어.
20년간 여러 가지 암으로 투병하면서도 연방 대법관 자리를 지켜야 했던 그녀의 대단함도 그렇고,
그 기간에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빠짐없이 운동했다는 것도,
또 변함없는 신뢰로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었을 두 분의 우정도,
사소하지만 사소할 수 없어서 큰 울림으로 다가왔어.
엄마는 요즘 다시 유산소에 집중해야겠구나 했는데,
근력운동도 빼놓지 말고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긴 했는데,
그 보다 삶에 대한 자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어.
그럴 때 있잖아. 사는 것은 덧없는 것 같고, 모든 게 의미 없는 것 같을 때 말이야.
어떤 사람들은 그럴 때 시장을 간다고 하는데,
엄마는 그때를 위해 귀감이 되는 분들의 삶을, 글을 모아놓곤 해.
수능 끝나고 이 장면은 꼭 보여주고 싶어서 기록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