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낯선여름 Nov 10. 2024

[수능 D-4] 수능 할인

수능 끝나면 좋은 점 하나 

10년 전쯤에 엄마랑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던 한 후배는 매 년 수능마다 휴가를 내고 수능을 본다는 거야. 

그때 벌써 7번째라고 했었는데, 그렇게 간절하게 하고 싶은 것이 있는지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세상에. 수능 보면 수능 할인을 받는 것이 많아서, 그것 때문이라는 거야. 

수능 보고 수험표 갖고 가면, 레스토랑, 쇼핑몰 일부, 미용실 등등 할인 혜택을 많이 줬거든. 


세상에,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지? 하면서 엄청 웃었던 생각이 나. 

레스토랑 할인 해준다고 해도 수능 날 수능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안 들거든. 


그나저나 이 생각나서 너에게 말했더니, 끝나고 많이 활용해야겠다고 했지. 

가끔 어떤 곳은 수험생 가족에게도 할인을 해주던데, 올 해도 기대해 봐야겠다. 


엄마가 다니는 체육관에서도 선생님이 수능 끝나고 오면 무료 체험 해주겠다고 했어. 

수능 보고 결과 나올 때까지, 또 지원하고 대학 합격 불합격 결과 나올 때까지, 

그 시간들이 지나고 보면 너무 짧은데 너무 길게 느껴질 거야. 

그때 운동도 하고, 좋은 책 보고, 좋은 음악 들으면서, 피폐해진 몸과 마음을 단단히 채워놓기를. 


오늘 잠시 서점에 들렀는데, 거기에서 수능 응원 선물 사는 사람들 중 한 명이 

"요즘은 재수는 필수, 삼수는 선택이래"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들었어. 


올 해는 더더욱 의대 정원 이슈가 있어서 재수생부터 n수생까지 수능 응시도 많이 하고, 

수능은 현역보다 재수생/n수생에게 훨씬 유리하다고들 한단다. 


수시로 안 가겠다고 결정한 너에게는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야. 

그래도 엄마가 강하게 수시를 푸시하지 않은 것은, 

이 과정 또한 네가 처음으로 네 인생의 주도적인 선택권을 갖는 처음이라서야. 


혹시 네가 계획된 대로 되지 않아도, 그 결과까지 책임질 수 있는 것도 인생의 큰 배움이야. 

기회는 무궁무진 해. 엄마가 여러 번 얘기했으니 알고 있겠지만. 


물론, 엄마와 온 가족은 올 해가 마지막 수능이었으면 좋겠긴 해 ㅎㅎ

특히 네 동생이 내년엔 자기가 입시해야 한다면서 가장 바라더라. 짜식! 


엄마는 언제나, 네 선택을 존중할게. 

조금 돌아가는 것 같아서 안타까워도, 기다려줄게. 

이게 엄마의 방식이고 엄마의 사랑이니까. 


이제 정말 며칠 안 남았다. 

무사히 이번 주 잘 보내보자! 

작가의 이전글 [수능 D-5] 수능 에피소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