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선물 가득, 휴가 3일 낸 엄마, 출장 가버린 아빠
엄마가 월요일만 출근하고, 화요일부터 수능 당일까지 휴가를 냈어.
아빠는 내일부터 해외출장이라고 들떠 있다.
엄마랑 아빠는 이렇게 다르다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아들아 ㅎㅎ
내일부터 휴가인 것을 안 동료들이 오늘은 특히 더 많은 선물을 주면서 응원해줬어.
엄마가 뭔 큰 일을 하러 가는 사람이 된 것 같이, 모두들 응원을 건네주고.
이런 경험 얼마만이지 얼떨떨하기까지 했어.
회사 일을 최대한 정리하고 가려고 조금 늦게 퇴근하기도 했지만,
선물이 너무 많아서 큰 봉투 2개에 나눠 담느라 두 손 가득한 모습이 조금 민망해서
가장 늦게 퇴근했지.
집에 두 손이 힘들게 간식 선물 세트를 들고 오는 모습을 본 너는,
부담이 되었는지, 오늘은 정말 손도 안 대고 들어갔지. (그것도 이해해)
엄마는 나름 '수능' '합격' 등등이 붙은 것들은 안 보이게 치우고 잘라내고
간식 상자를 다시 만들어 두긴 했는데, 내일은 조금 먹을 지 모르겠다.
고마운데, 이거 다 먹다가는 배탈 날 것 같아.
(주변에 선물 주실 분들, 찹쌀떡은 한번 더 생각해주세요 ㅎㅎ)
선물 중에는 스위스 산(?) 고급 볼펜도 있었는데,
둘째는 와서 구경하더니, 형 좋겠다고 자기 같으면 바로 쓰겠다고 그러더라.
카카오톡 선물하기로도 많이 보내주고 계시는데, 거절하기도 미안하고,
고맙게 받고 또 나도 그 언젠가 응원이 필요한 동료들에게 돌려줘야 겠다는 마음이야.
내일부터 3일간 휴가 낸 것을 아는 동료들이 퇴근할 때 모두 인사를 하고 갔어.
이번 주가 조금 바빠서 주 초에 할 일들이 많은데, 너무 인사를 진하게 해서
내일 잠깐 출근하고 싶어도 못할 것 같아.
네 덕분에 또 이렇게 동료들, 선후배들의 마음을 또 잔뜩 받아봐.
이런 응원을 듬뿍 받고 있다고 생각하니,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사실 나를 키우는 길이었음을, 엄마는 이제 알지.
네가 아니었다면, 천방지축 였던 한 인간이, 엄마로서 갖게 되는 순수하고 절대적인 사랑을 경험할 수 있었을까 싶어.
너로 인해,
엄마 동료들로 인해,
더 없이 고마운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