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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r Kwak Apr 17. 2024

육아 9주차. 한국 출생신고&여권발급 완료. 한국 갈까

외국 영사관에서 아기 출생신고 및 여권 발급 절차에 대해서도 알려드립니다

어느새 아기가 태어난 지 60일이 지났습니다. 독일에서 출생신고를 한 이후 최종 출생신고서(Geburtsurkunde)가 나오는 데 대략 3주 정도가 걸리는 걸 감안해도 한국 출생신고와 여권발급이 많이 늦어졌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있으면서 가장 불편한 점은 한국 영사업무를 보는 것일 텐데요, 영사민원 24와 같이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업무가 많이 늘어서 집 모니터 앞에서 처리할 수 있는 업무가 과거에 비해서 많이 늘긴 했지만 꼭 방문해서 직접 신청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에 그 불편함은 남아있습니다.


여권 발급이 바로 그러합니다.


아기가 외국에서 출생한 경우 출생신고는 출생신고서를 비롯하여 아래에 정리된 서류들을 영사관 및 대사관으로 보내면 출생신고가 가능합니다. 


1. 출생신고서

2. 현지 출생신고서

3. 전자적 송부 신청서

4. 부, 모 여권 사본


하지만 외국에 있으면 반드시 한국에 들어갈 일이 생기기 마련이기에 아기가 태어나면 출생신고와 함께 여권을 발급하게 되죠. 이 여권 발급은 직접 방문을 하여야만 신청이 가능하여 일반적으로 출생신고와 여권 발급을 함께 진행하며, 이를 위해서 영사관에 방문을 하게 됩니다.


여권 발급을 위해서는 아기 사진이 기본적으로 필요하고, 여권 신청 수수료 (독일의 경우 27 EURO, 비자 카드를 제외한 일반 Girokarte로 결제 가능), 여권 수령을 직접 방문이 아니라 등기로 수령을 원하는 경우 수령을 위한 봉투와 4.25 EURO짜리 등기용 우표를 지참하여야 합니다. 우표는 영사관에서 구입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미리 지참을 꼭 해야 합니다.



이외에 몇 가지 작성해야 할 서류가 더 있는데, 이는 현장에서 작성이 가능합니다.




저는 이렇게 한국 출생신고와 여권발급을 함께 진행하였고, 업무 자체는 30분이 채 걸리지 않아서 친절한 대사관 직원분들의 도움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제가 거주하고 있는 괴팅엔과 가장 가까운 영사관이 위치한 함부르크와의 거리가 마냥 가까운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하루 휴가를 쓰고 다녀왔습니다. 그럼에도 새벽 5시 기차로 출발을 하여 오후 4시에 도착. Hause to Hause로 감안하면 꼬박 12시간 반나절이나 걸렸네요. 물론 ICE (한국의 KTX와 같은 고속열차)를 타면 왕복 4시간가량을 단축할 수 있었겠지만, Deutschland Karte라고 하는 독일 전 지역 고속열차를 제외한 일반 열차를 무제한으로 탑승 가능한 티켓을 소지하고 있는터라 왕복 200 EURO에 달하는 교통비를 절약하고자 일반열차를 탔기에 더 걸렸습니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나오느라 몸은 지치고 비소식을 미리 접하지 못해 우산을 챙기지 못하여 비를 맞고 다니는 등 불편함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업무 외적으로 외출을 한터라 기차에서 쪽잠이지만 부족했던 잠도 보충하고, 그동안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멀리했던 독서도 꽤나 할 수 있었고, 영사관 예약시간보다 일찍 도착하여 오랜만에 카페에 앉아 달달한 커피 한잔을 하며 기다리는 시간. 아기와 함께 하는 그 모든 순간도 소중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혼자만의 시간도 오랜만에 마시는 달달한 커피처럼 달달했습니다.





이렇게 영사관에서 업무를 본 것을 제외하면 이번주는 지난주와 별다른 이슈 없이 지나간 한 주였습니다. 원더윅스 상에서도 지난 8주 차와 9주 차, 그리고 이번 10주 차까지 아기가 밤낮의 구분이 생기면서 잠들기 힘들어한다는 이슈가 있는 3주간의 기간이었는데요. 와이프의 말에 따르면 여전히 낮에는 잠을 이기려고 버티다가 눈이 감기고 몸이 나른해지는 이상징후가 생기자 찡얼거리다가 결국 와이프 품에서 잠든다고 하지만, 저녁 7시에서 8시 사이에 마지막 수유타임을 가지고 커튼을 치고 작은 수유등 하나만을 켠 안방으로 들어가 아기를 재우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때에도 잠을 이기려고 버티기도 하고, 잠에 빠져들기 전에 눈도 깜빡이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고 빤히 저를 바라보고 있어서 깜짝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자장가를 불러주고 백색소음을 입으로 들려주며 토닥이다 보면 곤히 잠에 빠지는 우리 아기. 물론 아직 통잠은 이르고 통상적으로 9시를 전후해서 잠이 들면 12시에서 새벽 1시 사이에 깨기에 아기를 재우고 방 정리를 하고 젖병 소독과 개인 일과를 몇 가지 마무리하고 11시쯤 잠자리에 들면 잘 수 있는 시간이 길지는 않지만, 예전 밤에도 2시간마다 깨기에 1시간 이상 잠을 잔 적이 없었던 시간을 생각하면 이마저도 큰 행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기 혼자 독사진을 찍어놓으면 할 수 있는 행동들이 많아지고 팔다리가 길어지고 있기에 꽤나 컸구나 싶다가도 제가 안고 있는 모습을 와이프가 찍어주면 제 품에 있는 아기는 여전히 그렇게 작을 수가 없는데요. 모든 육아선배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소중한" 이 시간. 화살보다 "빠르게 지나가는"이 시간. 신체적 정신적으로 가끔 지칠 때가 있기는 하지만 이 소중하고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을 알차게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10주 차에는 아기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경을 쓸 수 있는 한 주가 되기를.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더 많은 새로움을 마주할 수 있는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 오늘의 이야기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쌩초보 덕대디와 작은 쪼꼬미 아가 찌니의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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