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rr Kwak Apr 24. 2024

육아 10주차, 방긋방긋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아무리 지쳐도 다시 나를 일으켜 세워주는 건 바로 너의 그 "웃음"

벌써 10주가 흘렀습니다. 어느새 우리 아가는 2달을 넘어 70일을 저희와 함께 세상에 적응을 해나가고 있죠. 생각해 보니 아가가 저희에게 오기 전의 저희의 삶이 어떠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먹는 것을 좋아하고, 그에 걸맞은 술도 꽤나 함께 즐겼던 저희 부부였었다죠.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 무알콜 맥주로 가지는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음주뿐일까요,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꽤나 진심이었던 헬스도 모든 것이 자유롭지 않아진 지금. 그만큼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임신기간 동안 첫 변화가 생겨났고, 이후 아이가 태어나고 큰 변화가 찾아왔죠. 굳이 설명하기에 손 아플 정도로 이 변화는 피곤함을 동반합니다. 신체적 피곤함 뿐만 아니라 정신적 피곤함도 함께 말이죠. 마냥 아기 있는 친구나 가족의 집에 방문해서 삼촌으로서 짧게 놀아주고 인사하고 나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하루하루였습니다. 특히 아무것도 몰랐던 초보 엄빠에게 하루하루는 전쟁이었죠. 기저귀를 가는 것도, 옷을 입히는 것도, 목욕 한번 시키는 것도 그대로 전쟁이었습니다. 지금은 손에 익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곤욕을 치르고 있는 건 매한가지이지만 말입니다. 


이렇게만 이야기하다 보니, 아기를 낳은 후 부정적인 생각만 드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건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라는 점, 잊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처음으로 마주하는 아기, 그동안 봐왔던 아기가 아닌 신생아라는 아기와 마주하며 힘듦은 어쩌면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틀에 박힌 듯 말하는 것처럼 힘들지만 그 힘듦을 상쇄하는 무엇인가가 있게 마련이죠. 그것은 당연하게도 아이의 변화하는 하루하루의 모습이었습니다.


조금씩 저를 닮아가는 모습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는 모습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는 그 숨결에서, 옆에 가만히 누워서 볼에 코를 가져다 대면 은은하게 풍겨 나는 분내에서 행복 그 자체를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새로운 행복을 느끼고 있는데요. 


관찰하듯 저를 빤히 바라보는 아이의 눈빛에서, 때로는 있는 힘껏 꽉 잡아주는 손동작에서 새로운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주에는 배냇짓이 아닌 웃음으로 느껴지는 미소를 보여주고 있어서, 그 웃음과 마주하면 하루의 모든 피로가 싹 가시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나비 모빌을 너무 좋아하는데요, 모빌을 떼어내 손에 잡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팔랑팔랑 움직이면 집중하며 따라오는 시선들. 그리고 환하게 웃으며 옹알이를 많이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주에 저에게 가장 소중했던 건 이 작은 나비모빌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 절도로 말이죠. 아직 꺄르륵하는 웃음까지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그 작은 미소 하나만으로도 우리 아이가 많이 컸구나를 느끼면서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새롭고 신선한 즐거움을 받고 있습니다.



아이가 생기고 난 후 저의 시선에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피곤에 절어서 탄 버스에서 들리는 아이의 찡얼거림과 울음소리, 웃음소리에 무표정이거나 찡그리는 표정이었던 저에서, 그 아이들을 빤히 바라보고 웃음 지으며 바라보다가 그 부모들과 자연스럽게 스몰토크를 하는 저로, 그동안 보이지 않던 옆집에 몇 살 정도로 보이는 아이가 살고 있는지, 근처 어디에 어린이집이나 놀이터가 있는지를 유심히 살펴보는 저로 바뀌었습니다.




아마 저희 아이는 앞으로도 저를 많이 바꿔놓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변화는 기분 좋은 변화가 틀림없겠죠. 그렇기에 오늘도 저는 "퇴근 후 행진 집으로"를 외칩니다. 


기다려 아가 아빠 간다!!

매거진의 이전글 육아 9주차. 한국 출생신고&여권발급 완료. 한국 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