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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Dec 04. 2023

네 곁에만 움츠린 두려움들도 애틋한 그림이 되겠죠.

‘카더가든 - 나무’

  킨더조이, 가터벨트, 메이트리, 칼든강도. 그 어떤 연관성도 찾을 수 없는 단어들. 놀랍게도 모두 한 사람을 가리키는 이름으로 활용되고 있죠. 바로 가수 ‘카더가든’입니다. 최근 예능인의 모습으로  자주 미디어에 비춰지고 있는 카더가든은 사실 인디, 발라드, 락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보컬리스트이자 혁오의 'Tomboy'에 작곡뿐 아니라 본인의 곡을 직접 작사, 작곡하기도 하는 능력 있는 아티스트인데요. 이런 카더가든의 곡들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그의 대표곡이 된 곡이 있습니다. 바로 ‘나무’인데요, 제가 처음으로 ‘카더가든’이란 이름을 알게 된 곡이자 현재까지도 카더가든을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곡입니다. 초록으로 사랑을 노래한 곡 ‘나무’.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저는 ‘나무’라는 곡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곡의 뮤직비디오가 떠올라요. 럭셔리하진 않지만 함께 시장을 구경하고, 초록이 짙은 철도길을 거닐며, 지하철을 타다가 서로 길이 엇갈리기도 하죠. 하지만 그럼에도 두 사람은 충분히 행복해 보입니다. 이런 행복한 모습에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카더가든의 목소리는 이 모습을 한층 더 아름답게 만들어주죠.


  ‘나무’는 자신을 의지하는 연인에게 건네는 말을 담은 곡이에요. 한편으론 두려움도 있는 이 관계에서 연인에게 무엇이든지 줄 수 있고, 자신으로 하여금 두려움 없이, 숨김없이 이 관계를 대할 수 있게 되길 바라고 있죠.


  ‘나무’는 스트링 사운드로 먼저 시작이 됩니다. 처음 곡을 들었을 때는 ‘꽤나 웅장하다..!’라는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그런데 점차 곡이 진행될수록 다양한 악기들과 부드럽게 어울리며 곡의 분위기를 오히려 애틋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바꾸어주었죠. 여기에 색은 강하지만 부드러운 카더가든의 목소리가 곡 전체를 감싸며 분위기가 완성됩니다. 덕분에 곡을 들었을 때 떠올리는 장면의 색이 구체화되었죠. 초록이 짙은 풍경이라 하더라도 다양한 모습이 있잖아요? 바람의 정도, 햇빛의 세기, 주변의 장소 등 여러 가지 요소로 인해 그림이 달라집니다. 이 곡은 진행될수록 구체적인 풍경이 그려지는 것이 하나의 재미인데요. 처음엔 그저 초록이라는 색만 느껴지다가 점점 흐린 하늘 아래 나뭇잎이 무성한 나무가 있는 그림이 그려집니다. 보통 맑은 하늘 아래 밝은 초록빛을 띠는 나무의 모습을 흔히 떠올리는데요, 오히려 흐린 하늘이라는 이런 쓸쓸함을 주는 요소가 반대로 애틋함을 더욱 증폭시켜 주는 역할을 주는듯합니다.

“그대 춤을 추는 나무 같아요. 그 안에 투박한 음악은 나에요. 네 곁에만 움츠린 두려움들도 애틋한 그림이 되겠죠. 그럼 돼요.”

  이 곡의 코러스 부분이자 제가 생각하는 이 곡의 의도가 가장 잘 나타난 부분이에요. 사랑하는 사람을 한 그루의 나무로 표현했죠. 자신은 그 주위를 감싸는 음악이 됩니다. 음악은 그 장면의 분위기뿐만 아니라 그 음악 속에 있는 사람의 감정도 변화시키죠. 주인공이 되진 않지만 그저 잔잔하게 깔린 음악이 되어서 그 사람의 감정을 어루만져주고 싶다는 감정이 ‘투박한’이라는 한 단어로 완성된듯합니다.

  이 곡을 참 좋아하고 자주 듣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글로 적어 내려간다는 것이 많이 어려웠어요. 가사의 내용도 꽤나 추상적이었고, 무엇보다 곡의 분위기를 표현해 낸다는 것이 쉽지 않았죠. 하지만 이 곡을 포기하기엔 제가 느끼는 이 곡의 가치가 너무 컸어요. 단지 듣기 좋은 음악이 아닌 완성된 곡 자체만으로 감정을 움직이는 곡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사랑을 소재로 한 곡이 거의 대부분인 현재, 더욱 순수한 사랑의 감정이며,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곡. 카더가든의 ‘나무’였습니다.


카더가든 -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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