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를 등록하기 전부터 다른 사람들은 어떤 책을 출간할지 명확한 정답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나한테도 그런 정답이 있었으면 좋으련만, 등록은 했지만 어떤 책을 낼지 막연했습니다.
막연함을 조금은 덜기 위해 다*소에서
데이지, 라벤더, 만수국, 레몬밤, 루콜라
그리고 상추씨를 샀습니다.
담장 밑에 울타리를 치고, 흙을 사서 붓고, 땅을 고르고,
물을 알맞게 뿌리고 씨앗을 심을 구역을 나눴습니다.
손가락으로 대략 1.5센티미터 땅을 파서
씨를 심고, 다시 그 위로 물을 뿌렸습니다.
그리고 기다렸습니다.
어떤 씨앗이 어떤 모양으로 싹을 틔울지 고대하며.
뿌린 지 3일 만에 기특하게도 루콜라가 먼저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루콜라에게 “ 우와~반갑다, 루콜라야!”라고 말을 건넸습니다.
다른 친구들에게도 ” 빨리 나와. 얼굴 좀 보자. “라고 인사를 했습니다.
5일 만에 데이지, 만수국, 상추도 싹을 틔웠습니다.
아직 레몬밤과 라벤더를 뿌린 흙 위는 조용합니다.
보이지 않는 흙 속에서 그 둘도 지금 뿌리를 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겠지요.
저마다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는 시간엔 정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나도 그들도 뿌리를 내리기 위해 오늘도 노력 중이라는 거.
정해진 정답은 없지만 찾다 보면
나만의 해답이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오늘도 물을 줍니다.
고맙게도 햇살이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