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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린 Aug 18. 2022

어른을 성장하게 하는 책 <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에세이

트레바리 독서모임에 신청하게 되었다.

책도 읽고, 사람들과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사고를 확장하고, 또 독서모임도 경험해 보고 싶은 다양한 욕구에서 올 초부터 미루고 미뤄왔던 독서모임을 드디어 신청했다.

첫 번째 책으로 <어린이라는 세계>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독서 모임을 운영하는 선생님인 김소영 님의 에세이다. 순수한 아이들을 보면서 어른이 되려 배우게 되는 삶의 태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자주 눈시울이 붉어지거나 코끝이 찡해졌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봤는데, 아마 어렸을 때의 내가 위로받는 기분인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이 책에 나오는 아이보다도 더 성숙하지 못한 못난 어른 같기도 해서인 것 같다. 



[시간이 걸릴 뿐이에요]

p.18 신발끈 묶는 것이 어려워 보이는 아이에게 선생님은 말했다. "그러니까 어른이 되면서 신발 끈 묶는 일도 차차 쉬워질 거야."그러자 아이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것도 맞는데, 지금도 묶을 수 있어요. 어른은 빨리 할 수 있고, 어린이는 시간이 걸리는 것만 달라요."

어린이는 지금도 할 수 있었다. 단지 시간이 걸리는 것뿐이었다.

어른이 된 나도 때로는 문제에 부딪혔을 때, 안 될 것 같다고 쉽게 포기한 적이 있었는데, 전 직장의 회사 선배로 인해 내 삶의 태도가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나의 롤모델인 그 선배는 내가 무슨 문제가 있어 못하겠다느니, 어렵다느니 하소연하면 (친한 사이라서 괜히 더 찡찡되게 되는 사이였다) 그 선배는 "하면 돼요. 해보면 돼요. 방법을 찾아보자." 라며 항상 같이 방법을 찾아주었다. 그 선배를 보면서 '안 되는 건 없구나. 하면 되는구나. 무엇이든 다 방법이 있구나. 차근차근 찾아보면 되는구나.'라는 삶의 태도를 배웠다.


이 책에서의 어린이는 이미 알고 있었다. 하면 된다는 것을.

저 선배도 어렸을 때 왠지 저런 멘트를 했을 것 같기도 하다ㅎㅎㅎ

아이가 너무 기특하면서 동시에 나도 다시 한번 '그래. 무엇이든 할 수 있어. 조급해하지 말자. 다만 시간이 좀 걸릴 뿐이야.'라는 다짐을 되뇌었다.



[어린이의 품위]


아이들의 선생님인 저자는 어린이를 위해 겉옷 시중을 들어주는 서비스를 해준다.

미용실 가면 손님의 외투를 벗고 입을 때 도와주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외투를 벗을 때는 쉽게 벗는데, 양팔을 동시에 소매에 끼우는 것은 끙끙대고 힘들어한다.


p.39 "선생님이 이렇게 하는 건 네가 언젠가 좋은 곳에 갔을 때 자연스럽게 이런 대접을 받았으면 해서야. 어쩌면 네가 다른 사람한테 선생님처럼 해 줄 수도 있겠지. 그러니까 우리 이거 연습해 보자." 

자연스럽게 좋은 대접을 받고,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대접을 해줄 수 있는 삶! 정말 이상적이고 아름답다. 하지만 주위를 보면, 좋은 대접을 많이 받고 산다고 남에게도 좋은 대접을 해주는 사람이 많은가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그래서 남에게 좋은 대접을 한다는 것은 의식적으로 연습해야 하는 일인 것 같다. 친한 사람에게는 자연스럽게 나오는 행동이지만, 매번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게 대한다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p.45 나는 어린이의 품위를 지켜 주는 품위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어린이 앞에서만 그러면 연기가 들통나기 쉬우니까 평소에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감사를 자주 표현하고, 사려 깊은 말을 하고, 사회 예절을 지키는 사람. 세상이 혼란하고 떠들썩할 때일수록 더 많이, 결코 자연스럽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마음만으로 되지 않으니 나도 보고 배우고 싶다. 


2년 안에 우리 부부는 아이 계획이 있는데, 내가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좋은 어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에게 본보기가 되기 위해서는 '나'라는 사람이 좋은 사람, 바른 사람이 되어야 아이가 보고 배울 것이 아닌가. 내가 남편에게 좀 더 좋은 아내와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이유가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남편이 좋은 사람이니까 나 또한 그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주고 싶고, 두 번째는 아이가 우리 부부를 보고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라서다. 때로는 회사에서 사람 때문에 힘들고, 상대방의 못난 모습에 나도 똑같이 못난 모습으로 대응하며 살아갈 때, 스스로의 모습이 어른 같지 못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내가 좀 더 성숙한 어른이 되어야, 내가 바른 태도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바로 서야 나중에 나의 아이의 품위를 지켜 주는 품위 있는 어른이 될 수 있겠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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