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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유조이 May 29. 2024

난생처음 출간 제의를 받았지만

주춤하는 이 마음은 무엇일까?

  저는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작가로 살기 위해 투고 중입니다.

평생 마음에 담아두고 해 보지 못했던 꿈을 향해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이 글의 끝에 출간계약이 이루어질지 아니면 '한번 해보았다. 의미 있었다'하고 끝날지 저도 모릅니다. 다만 투고조차 엉감생심 마음 내지 못했던 일이어서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만약 출간으로 이어지지 못하더라도 제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기록하고 싶습니다. 저처럼 투고 중이거나 투고를 준비 중인 작가님들을 응원합니다.



  

  퇴직 후 두 달이 지난 5월부터 '오십, 나를 먼저 챙깁니다' 브런치 원고를 다듬어서 출간기획서를 만들었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 5월 20일, 평생 막연히 꿈꾸기만 하고 미뤄왔던 첫 투고를 했다.

  지금까지 17곳의 출판사에 투고했는데 3개 출판사에서 다정한 거절메일을 보내왔고 5개 출판사는 아직 메일을 읽지 않았다. 대부분 출판사들이 투고 2~4 주는 지나야 거절이든 출간제의 든 회신을 보낸다고 안내문구를 걸어두어서 조급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출간 계약이 이루어질 때까지 200곳 출판사에 투고하겠다고 결심하고 시작한 일이라 나름대로 느긋한 마음이었다.


  그런데 어젯밤에는 안 하던 짓을 했다. 가뜩이나 갱년기라 쉽게 잠들지 못하는 데다 자기 전에  핸드폰을 보면 잠이 달아나기에 평소 침대에서는 핸드폰을 만지지 않는다. 밤 11시가 넘어 자려고 누웠는데 말똥말똥 잠이 오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베개 밑에 넣어둔 핸드폰을 꺼내 메일에 접속했고 출판사에 보낸 답장을 발견했다. 바로 어제 오후에 투고한 출판사에서 보내온 답장이었다.


  메일을 확인하기도 전에 숨이 멈춰졌다. 이전에 받은 3개의 거절메일과는 뭔가 다른 기운이 제목에서부터 느껴졌고 한눈에 보기에도 장문의 메일이었다. 누가 거절메일을 이렇게 정성스럽게 길게 보낼 것인가? 호흡을 가다듬고 메일을 찬찬히 읽어 내려갔다.



저희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가족과 직장에서 벗어나 온전한 내가 되길 희망하는 모든 50대에게 큰 위로와 인생 노하우를 전달하는 긍정적이고 밝은 분위기의 내용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원고 검토 의견, 제목 및 부제에 관한 검토 의견, 콘셉트 구성 목차에 대한 검토 의견, 내용 및 문장 보완 강화에 대한 검토 의견이 자세히 적혀있었다. 어떤 글을 읽으면서 바로 약이 되고 영양가로 흡수되는 기분은 처음이었다. 전문가에게 처음 듣는 내 글에 대한 피드백이라 그렇겠지만 출간을 하고 작가로 살겠다는 내 오랜 바람이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기분이어서 그럴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타 홍보 및 마케팅 전략을 읽기 전까지 그랬다.


  매우 현실적이고 나름 타당해 보이는 윈윈전략에는 예약판매가 주된 내용이었다. 1 안부터 3안까지 제안된 홍보전략은 일정량의 책을 작가가 자신의 지인과 SNS 능력을 발휘해서 판매해야 하는 것이다. 유명인플루언스나 연예인은 고정 팬이 확보되어 있어서 출판사로서도 홍보에 대한 부담을 덜고 계약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무명의 평범한 50대 초보 작가의 출간은 출판사로서도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필요해 보인다. 책을 쓰려는 사람은 많고 책을 읽는 사람은 줄어드는 출판현실을 보면 무리한 일도 아니라고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마음은 주춤거린다. 유명 출판사와 계약을 하게 되었다고 쾌재를 불러도 시원치 않을 판에 머뭇거리는 마음은 단지 때문은 아니다.


  이렇게 해서라도 나는 출간을 하고 싶은가? 나는 내 책 홍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뛰어들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는가? 작가가 되겠다는 막연한 꿈이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 주춤하게 되는 이 마음은 무엇일까? 꼬리를 무는 생각을 더듬어 내려가니 불안이 보였다.


  내가 쓴 출간기획서 홍보 전략에 SNS 홍보를 하겠다고 떡하니 적어뒀는데 그게 걸렸다. 브런치도 인스타그램도 있으니 거짓말은 아닌데 출판사에서 볼 때 내가 SNS를 적극적으로 하는 사람으로  여기도록 만든 것 같다. 브런치에는 207명의 구독자가 전부이고 인스타그램은 2개 계정이 있지만 모두 300명이 안되는데 그것도 마음 내킬 때 사진 올리는 것이 전부라 활동을 한다고 말하기도 민망하다. 뭔가 거짓말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나는 스스로 어필하고 홍보해야 하는 무명작가이고 홍보의 첫 번째 대상은 출판사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라고 마음을 다독거린다. 이제 다시 현실적인 문제로 돌아가서 생각해 본다. 예약판매를 내가 권이나 할 수 있을까? 계약을 진행하는 것이 맞을까? 나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여러분이 제 입장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어요? 브런치 작가와 독자분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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