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나는 소설가가 되고 싶었다. 세상엔 무척이나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아서 읽다 보면 나도 그런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졌다. 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야기는 없어서 정말 딱 하루 글을 쓰다 말았다.
그 뒤로 중고등학생 시절을 거쳐 서른 살이 된 지금까지 글을 쓴 적은 없다. 다만 언젠가는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은 계속 있었다. 그러다가 글쓰기 소모임을 찾아서 나갔는데 다른 모임원들은 실제로 여러 차례 글을 써 본 사람들이었다. 완성된 이야기를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는 사람은 나뿐이라 창피했다. 사실 만나서 각자 글을 쓰며 으쌰으쌰 하는 소모임인 줄 알았는데 직업 데뷔를 위한 전문적인 소모임이길래 거기도 한번 가고 말았다.
그러다가 오늘 드디어 글을 쓴다. 나는 글을 쓸 때 생각이 많아져 편지글을 쓰는 것마저 힘겨운 사람이다. 그런데 작가가 되고 싶다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안될게 뭐 있나? 모든 일은 하다 보면 늘기 마련이다. 그리고 자기만족으로 글을 쓰는 거니까 너무 잘 쓸 필요도 없다.
일단 해! 준비가 부족하더라도 실행에 옮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사실 나의 무엇을 주로 쓸지도 정하지 않았다. 그냥 꾸준히 일주일에 한 번씩 나의 일상을 써야겠다. 그날의 고민이 될 수도, 그날의 나름의 깨달음이 될 수도, 그날에 한 일이 될 수도 있다.
내 글을 누군가가 읽어줄 수도 있는 공간에 올린다는 게 설렌다. 한편으론 굳이 시간 내어 읽을 만한 글은 아닐 텐데 하는 생각이 고개를 내밀지만 몇 분 낭비하게 되는 것쯤이야 괜찮겠지?하며 마음을 툴툴 털어낸다. 설렘을 안고 내 일상을 써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