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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단혜 Oct 26. 2024

노력 하나. 상담받기

불안에 떠는 건 그만할래

 상담을 받은 건 작년의 일이었다. 직장에서  너무 큰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있어서 상담을 받기 시작했다. 일회성의 일이 아니고 꾸준히 누적된 일로 인한 스트레스였기에 괜찮은 줄 알았는데 괜찮지 않은 상태였다.


상담을 받을 때는 나와 잘 맞는 상담사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첫 상담사는 나의 마음을 도리어 뒤집어놓았었다. 명절에 만나는 친척 어른 밈 속 대사들처럼 자기 멋대로 나의 상황을 판단하였다. 말하다가 도리어 울컥하면서 내가 왜 힘든지 인정받으려고 부연설명을 추가해서 하고 있었다. 내 힘듦을 해소하기 위한 말하기가 아니라 인정받기 위한 말하기였다. 그날 한번 상담받고 말았다.


 언제까지 상담사를 찾아다녀야 하나 걱정하며 만난 두 번째 상담사는 나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두 번째 만에 만나다니 운이 좋았다. 우선 나의 상황에 공감해 주고 걱정해 주었다. 내가 속상했던 것들을 쏟아낼 수 있도록 지지해 주고 나의 잘못된 직업 신념도 깨닫게 도와주었다.


 직장에 속상한 일이 자주 일어나는데 그때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말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상대를 지치고 슬프게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오히려 상대에게 엄한데 화풀이를 하게 되었다. 한 마디 해결책이라고 말해주면 내가 화내는 식이었다. 뒤돌아서서 후회하고. 상담을 받으니 그런 일 없이 편하게 내 마음들을 말할 수 있었다.


 상담사 선생님은 나에게 내가 직장에서 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역할들을 적어보라고 숙제를 주셨었다. 그다음 상담에서 깨달았다. 내가 쓴 여러 역할들 중 몇몇은 내게 주어진 역할 이상의 것을 바란 것이었고 또 너무 이상적이라 불가능한 목표였다. 근데 그걸 내 의무라고 생각했으니 항상 나는 부족하고 내 잘못이고 직장에서 당당하게 내 입장을 대변하지 못한 것이었다.


 힘들었던 작년을 상담 덕분에 잘 보낼 수 있었다. 상담가님께도 무척 감사한 마음이다. 여유가 있다면, 직장 내 상담 센터를 운영한다면, 마음이 힘들 때 꼭 찾아가길 바란다. 마음의 불안을 낮추고 불안을 유발하는 내 생각들을 알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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