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면, 아무도 사지 않는다!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광고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우리는 이미 광고로 가득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광고를 ‘소음(Noise)’으로 여기며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죠. 물론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반응입니다. 그러나 공급자의 입장에서는 그 ‘소음’ 속에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제대로 된 마케팅 전략과 실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뛰어난 제품도, 좋은 서비스도 시장에서 묻히고 사라지는 게 현실입니다.
최근 한 클라이언트로부터 반려동물 플랫폼 네이밍 의뢰를 받았습니다. 대화를 나누고 나서 구글에 관련 키워드를 딱 한 번 검색했을 뿐인데, 불과 몇 분 만에 페이스북에 유사한 서비스 광고가 줄줄이 뜨더군요. 마케팅을 업으로 삼고 있는 제게는 익숙한 일이지만, 그 순간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정말 좋아졌네. 하지만 이걸 누군가는 세팅하고, 기획하고, 조정해야 하잖아.’
아무리 AI가 발달해도, 아직은 마케팅 전략의 핵심은 사람이 쥐고 있습니다. 플랫폼 알고리즘이 아무리 정교해졌다고 해도, 그 안에 들어가는 콘텐츠와 광고 메시지는 결국 사람이 디렉팅해야 합니다. 누구에게, 언제, 어떤 메시지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정교한 판단은 여전히 인간의 몫입니다.
많은 브랜드가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 검색엔진최적화)를 일회성 작업 정도로 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SEO는 당장의 성과를 위한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 브랜드가 온라인에서 신뢰를 구축하고, 발견되고, 궁극적으로 ‘기억되는’ 구조를 만드는 장기 프로젝트입니다. SEO는 단순히 키워드 몇 개 심어놓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어떤 키워드를 잡을 것인가?
어떤 콘텐츠로 검색 유입을 유도할 것인가?
이 콘텐츠는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줄 것인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하나하나 설계해가며, 꾸준히 콘텐츠를 생산하고 채널을 관리해야 합니다. 이 과정은 AI가 도와줄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전략은 사람이 짭니다. SEO는 결국 ‘관계의 시작점’을 만드는 일이며, 이 시작점이 없다면 광고도, 브랜딩도, 세일즈도 모두 불가능해집니다.
광고를 ATL과 BTL로 나누는 것은 이제 마케팅에서 고전적인 구분이지만, 여전히 유용한 관점입니다.
ATL(Above The Line)은 대중을 상대로 한 대규모 매체 중심의 광고입니다. TV, 라디오, 신문, 매거진, 옥외광고, 그리고 최근에는 유튜브와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 광고도 이에 포함됩니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신뢰감을 쌓으며, ‘브랜드다움’을 만들어가는 데 효과적입니다.
BTL(Below The Line)은 보다 타겟팅된 마케팅으로, 세부 소비자 행동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프로모션, 샘플링, DM, 이메일 마케팅, 인플루언서 마케팅, 소셜 미디어 콘텐츠, 검색 광고 등이 해당됩니다. 당장 반응을 유도하고 구매로 전환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죠.
대부분의 광고 전략은 이 두 가지를 적절히 병행해야 합니다. 브랜딩은 ATL로, 전환은 BTL로 가져가는 게 일반적인 방식입니다. 중요한 건 이 모든 접점들이 결국 하나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유튜브에서 본 광고가 기억에 남았고, 그 브랜드를 검색했을 때 SEO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 소비자는 그냥 다른 브랜드로 떠날 확률이 큽니다.
페이스북에서 광고가 자주 보인다고 짜증을 내는 이들도 많습니다. “광고 싫어요” 누르며 불만을 표출하죠.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우리는 플랫폼을 무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공짜 서비스’의 대가는 결국 광고입니다. 플랫폼은 광고주로부터 수익을 얻어야 유지가 됩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어도, 공급자 입장에서는 생존입니다.
그러니 브랜드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내 광고도 누군가의 타임라인에 뜨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그리고 그 질문의 답은 ‘노출 전략’에서 시작됩니다.
브랜드가 존재감을 가지려면, 무조건 노출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ATL이든, BTL이든, SEO든, 콘텐츠 마케팅이든 관계없습니다. 노출이 되지 않으면 검색되지 않고, 검색되지 않으면 선택받지 않으며, 선택받지 않으면 팔리지 않습니다.
디지털 세상은 매일 수많은 메시지가 난무하는 전쟁터입니다. 여기에 무턱대고 광고만 때려박는다고 해서 효과가 나올 리 없습니다. 정답은 하나뿐입니다.
‘광고를 소란이 아니라 대화로 만드는 것.’
소비자에게 ‘말을 걸듯이’ 다가가는 광고, 삶의 맥락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콘텐츠, 의미 있는 메시지 전달. 이것이 마케팅의 본질입니다.
노출은 무작위로 흘려보내는 게 아니라, 전략적으로 세팅하는 ‘디렉팅’의 결과물입니다. AI 시대가 되었다고 해서 이 ‘연출의 기술’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더 중요해졌습니다. 사람의 통찰력과 창의성이 들어간 연출이 없다면, 광고는 그저 소음에 불과해질 것입니다.
오늘도 페북 타임라인에 뜬 광고를 보며 웃습니다.
‘내가 조금 전 구글에서 검색한 걸 벌써 알고 있네?’
이 작은 발견은 광고가 얼마나 정교하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말해줍니다. 그리고 이 정교한 메커니즘을 설계하고 조정하는 건, 여전히 사람의 손입니다.
그러니 마케터라면, 브랜드 오너라면, 혹은 디자이너라면 이 점을 잊지 마십시오.
“광고는 결국 사람을 향한 일입니다.”
그리고 그 일을 제대로 해내려면, 우리는 기술을 도구로 삼되, 본질은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바로, '존재하려면, 반드시 노출되어야 한다’는 본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