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빌려온 책을 읽다가 멈추고 읽다가 멈추고.... 지난 토요일인 14일 저녁 국민의 89%는 즐거움을 맛보았고 저도 상쾌한 맘으로 드디어 이 책을 다 읽었었습니다. 그런데.... 탄핵 가결로 어지러움이 정리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불안하게 하네요.
40 이후 12월, 연말은 너무 시간이 빨리 가고 못한 일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맘이 싱숭생숭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나라의 상황 때문에 싱숭생숭함을 넘어 불안하고 두근거리는, 책이 눈에 안 들어오던 날들이었어요. 이런 영향인 건지 제 기준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영화로 나왔다는데 책을 먼저 읽고 싶어서 빌려왔어요.
초반에는 환경문제에 대한 강연장면이 조금 나옵니다. 저도 가끔은 그런 문제로 우리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읽으면서 죄책감이 느껴졌어요. (이런 지경이 된 지구에 새로운 생명을 초대해도 되는 건지... 내가 살 때보다 더 힘들게 살아야 할 아이들에게 나중에 원망을 들으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이요.)
인상 깊었던 문장들... 지금 너무 답답한 시간들이라서 더욱 눈이 갔습니다. 자연스레 정치문제도 떠올랐습니다. 지금은 정치만의 문제가 아니라 안전과 생존, 인간의 존엄성까지 걸린 날들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국민 대부분을 불행에 빠트린 자들의 지금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지금 내가 더욱 분노하고 집회에 나가고 뉴스와 기사를 챙겨보며 가슴 아파하는 이유는 과거에 충분히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ㅜㅜ 저는 노무현 대통령님이 겪은 수많은 고난의 시기에 뭘 했는지 생각이 안 나요. 나 사는데 바쁘다고, 내 일상을 돌보느라고, 스트레스를 피하려고 뉴스도 많이 안 봤던 것 같습니다. 늘 민주당을 찍었다는 것말고 더 이상 행동하지 않았던 그때... 나 같은 사람이 많아서 그 이후 이명박근혜가 활개를 치고 지금의 윤건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도 극우방송으로 노년에 자녀와 의견다툼이 있는 가정이 꽤 있나 봅니다. 에휴.....
고양이 집사님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페이지♡
소설 속 나(이름은 나오지만 확실하지는 않아요. 내가 루시일지! 친구의 이름일지)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듯 흘러가는데 이걸 읽는 건지 나도 같이 생각에 빠진 건지 싶을 때가 있습니다.
소설속 이야기는 점점 나와 죽음을 앞둔 친구와의 이야기, 마지막 여행으로 흘러갑니다.
전 인류적인 문제와 개인의 종말. 죽음을 앞둔 생각들
지구에 대한 걱정에서 내 주변의 마지막을 떠올리고 나의 마지막은 어떻게 될지 생각이 꼬리를 물어서 빨리 읽을 수가 없었답니다.
죽음으로 가는 과정 나로 죽을 권리 내가 원하는 마지막
이 책의 제목이 왜 어떻게 지내요 일까 고민했습니다.
What are you going through를 어떻게 번역하고 싶어?라고 초4 첫째에게 물어봤어요. '너는 어디를 (무얼) 지나고 있니?인데 where를 쓰지 않고 what이라고 한 것은 당신이 지나고 있는 지금이 아주 힘든 시간, 아니면 행복한 때 같은 순간들을 말하고 있는 거 같아. 그래서 책 제목 '어떻게 지내요' 참 적당하게 쓴 것 같아'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지내요 당신은 지금 어디를 지나고 있나요 무엇으로 고통받고 있나요
읽을수록 상대를 사랑하기에 나올 수 있는 질문 같아요.
저는 둘째가 목이 붓고 열이 많이 나서 힘든 하루였습니다. 그래도 내 집에서 온전히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요일이었고 아이는 아프지만 낮에 병원에 갈 수 있고 해열제를 먹일 수 있고 주변에 연락할 수 있고 아이만 걱정할 수 있는 상황이라 다행입니다. 아이가 아프지만 이런 일상도 감사해야 하는 날들입니다.
더 이상 어지럽지 않은 상식이 통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다 같이 끓는 지구 걱정해야 하는데 몇몇 인간들의 이기심으로 일상을 사는 자유마저 박탈당하지나 않을지 무섭습니다. 너무 앞서 나가는 생각일까요? 하지만 실제로 다른 나라에서는 지금도 전쟁을 하고 있잖아요. 그 전쟁의 발단이 종교건 인종이건 어쨌든 따지고 보면 돈과 권력 욕심이죠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