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6, 7월 두 달간 네 번의 무단 도용 이슈를 겪으며.

이제 겨우 정신적 안정 찾고 몇 달만에 브런치에 올리는 글

두 달간 네 번의 무단 도용 이슈를 겪었다. 처음 겪는 이 일은 정말이지,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콘텐츠 생산자로서 콘텐츠를 꾸준히 발행하는 일은 루틴처럼 해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할 수가 없었다.


콘텐츠 하나를 발행하기까지는 굉장한 시간과 노력과 애정이 드는 법인데, 자꾸 이렇게 도둑질을 해 가니 다시 그렇게 할 마음이 도저히 나질 않았다.


콘텐츠를 생산하는 게 다 무슨 소용이 있나 하는 현타와 회의감이 심하게 왔기 때문이다..


그걸 하찮게 보는 사람들과 대적하여 내 권리를 주장하는 일이 그리도 어려울 줄이야...


심지어 그런 나를 욕하는 사람도 있어서 콘텐츠를 발행하는 게 너무나도 두려웠다..


무기로만 폭력을 가할 수 있는 건 결코 아니니까.


마음에 피멍이 들 대로 들었고, 한 달 훌쩍 넘는 기간 동안 블로그나 브런치에 글 한 편 발행하질 못했다.


1인 크리에이터로서 본격적으로 활동한 게 <하루 15분 영어 필사 모임>을 시작하던 시점이었으니 이제 1년 정도 되었다.


1년 정도 되니 이런 이슈가 발생하는구나 싶었다. 이런 일은 스타 강사분들한테나 일어나는 줄 알았는데...


처음에 발견했을 때는 그저 너무나 놀라서 몸을 벌벌 떨었고,


두 번째 발견했을 때는 콘텐츠 도용 이슈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믿기 어려운 보상금으로 후려치기 할 수 있다는 데 덜덜 떨었다...


일주일간 잠을 못 이루고 일을 못하다가 제주에 가서부터 겨우 잠을 잤다.


재단법인 넥스트 챌린지가 주관하는 제주 디지털 노마드 프로그램에 합격하여 제주로 갔기 때문이다.


아아.. 제주가 아니었으면 난 어쩔 뻔했을까.


제주에 있었기에 정신적으로 안정을 조금씩 찾을 수 있었다.


마치 계획된 것처럼, 두 번째 도용 이슈가 발생하고 일주일 뒤에 제주에 가게 되었다. 집에만 있었다면 정신이 더 이상해졌을 것 같다.


그래도 그동안 멘탈이 강해진 느낌이다.


난 도전에 두려움이 없고 즐기는 성격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잔걱정 많고 소심한 성격인데..


이번 도용 이슈로 전국에 있는 많은 사람들과 통화를 했다.


좋지도 않은 일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과 계속 엮이며 대화를 해 나가야 하는 상황은 정말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일이었다..


정신적 에너지 소모도 어마어마했다.


다 내 이름 석 자를 걸고 일하고 살기 위해서는 거쳐야 하는 성장통이겠거니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직장인으로 살 때 '익명으로 살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를 깨달았다.


거대한 시스템과 팀 안에 쏙 숨어버리는 게 가능하던 그때...

(이젠 싸울 때도 내 이름을 내놓고 싸워야 하니..)


살면서 단 한 번도 변호사분을 굳이 찾아가서 내 문제를 이야기할 일은 없었다.


아는 사람이 변호사인 경우는 있었어도 말이다.


단 기간에 수많은 지식 재산권 전문 변호사분들과 이야기를 나눠 보았고(그 덕에 법률 지식도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쌓였다),


내용 증명이라는 것도 처음 보내봤다.


그것도 아주 큰 회사를 상대로... 내 이름을 걸고서.


법적 분쟁으로 끌고 갈 수도 있었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내 시간과 에너지가 아까웠다.


그래서 처음보다 나은 조건으로 결국 며칠 전에 합의를 보았다.


제주에 있는 동안은 1일 1영어 필사 검색하는 일을 쉬었다.


휴식을 취하고 싶어서...


당분간은 거기서 자유로워지고 싶어서.


한 달 넘게 그 작업을 멈췄다가 얼마 전 검색을 하니 개인과 대형 업체에서 도용한 걸 또다시 발견했다.


제발 없기를 바랐건만..


한 달 넘게 글을 올리지 못하면서 여러 생각을 했다.


여하튼 내가 현재 내린 결론은,


난 그래도 앞으로도 콘텐츠를 계속 창작하는 사람이고 싶다는 것, 지금 하는 일을 멈추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의식의 흐름대로 이 글을 한번 써 내려가 본다.


이렇게라도 글을 쓰지 않으면 못 살 것 같아서..


이제 다시 마음 추스르고 더 용기 내서 콘텐츠 발행도, 새로운 프로젝트 진행도 다 해보려고 한다. 도용 이슈와 관련한 정보를 담은 '지독하게' 칼럼 연재도..


https://blog.naver.com/73339/222420082068


사실 아픔을 겪으면서 퍼스널 브랜딩 그룹 MU와 함께하는 핑크 펭귄 프로젝트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웠었다.


그래도 뒷심을 발휘하여 짧은 시일 내에 많은 인터뷰 콘텐츠를 올려 보았다.


아주 오랜만에 블로그에 하는 업로드였는데, 콘텐츠를 발행하는 일을 오랜만에 집중적으로 하면서 다시 내 옷을 찾은 느낌이었다.


쉽진 않아도, '난 역시 이 일을 참 좋아하는구나. 이렇게 즐기는 일이구나.'라는 생각을 다시금 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뿐 아니라 콘텐츠 생산활동과도 거리 두기를 하니, 그 소중함을 이렇게 다시 알게 된다.


직장인 포지션에만 있을 때는 전혀 몰랐던, 알 필요가 없었던 세계를 이번에 경험했다.


내가 만나 뵌 변호사분들마다 모두 다른 인사이트를 갖고 계시는 것도 (힘든 와중에) 참 흥미로웠다.


이 다채로운 세상, 나도 한 명의 사회 구성원으로서 능동적으로 살아보고 싶다는 욕구도 커졌다.


그러니까..


이 글은 나에게 하는 다짐이다.


나만의 철학, 세계관을 담은 콘텐츠를 발행하는 데 앞으로도 주저하지 않고 나아가자는, 스스로를 위한 응원이다.


세상의 모든 창작자들과 그들의 자식 같은 창작물에 대해 더욱 깊은 존중감을 가지자는 메시지도 함께 담아서... 


Cheers.








매거진의 이전글 <권민, 자기다움>: 내가 창업하는 이유를 묻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