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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될 겁니다.

그래서 '정답이 아닌데, 정답인' 이 세상에 흠을 낼 겁니다.


난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될 거다.


예전에는 의구심과 두려움이 있었다.


네가 뭔데?


네가 뭔데 세상을 바꾼다고 헛소리야?


...와 같은 내 안의 목소리.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2019년에 네팔에서의 오토바이 사고 경험은 나를 끊임없이 실행하도록 이끌었다.


 https://blog.naver.com/73339/221767349157


그토록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음에도, 이에 관해 글쓰기를 공개적으로 하는 건 두려워했다.


관심은 많이 갔지만, 스스로를 무시하는 내면의 검열자와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면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글을 잘 쓴다는 이야기를 들어보기도 했음에도, '나는 나에게 대단히 인색한 존재'였다.


하지만 2019년 이후로 나는 변했다.



2019년 2월 말에 퇴사하고 네팔로 출국한 이후 발리, 태국, 그리고 다시 네팔을 여행했고


그 해 8월 초부터 한국에서 일을 다시 시작했다.


직장 일을 하면서 (코시국 이전이었으므로) 여러 오프라인 프로그램에 참여를 했다.


무의식 심리검사, 영상 편집, 여행 드로잉, 퍼스널 컬러 검사, 메이크업 클래스 등...


아주 많은 프로그램을 수강했는데 특히 공을 들인 건 '글쓰기' 분야였다.


내가 네팔에서 한 경험을 절대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것을 스스로 매우 또렷하게 기억하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위함이었다.


나 자신을 다독이며 용기를 냈고, 2020년 1월에 브런치 작가에 도전했다.


이후 브런치에서 경험수집잡화점을 만나 매일 글쓰기 모임에 참여를 했다.


그렇게 실행은 실행을 불러왔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기 시작하자, 제안이 들어오고 포털 메인에 내 글이 실리는 황홀한 경험도 많이 맛보았다.


그렇게 사이드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20년 7월 6일에는 대망의 <하루 15분 영어 필사 모임>을 시작했다!


(이제 나의 본업이 된 이 모임은 매우 감격스럽게도, 얼마 전 2주년 생일을 맞이했다.)


실행을 계속하니 성과로도 이어지고, 기적 같은 일들은 쉼 없이 벌어졌다.


아, 놀라워라...!


그러면서 난 내가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되리라는 믿음을,


바꿀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더욱 굳히게 되었다.


저번 주 수요일에 마음정원사 안나 님을 만났다.


안나 님은 내가 경험수집잡화점에서 만난 온라인 인연이다.


https://blog.naver.com/massageisgood



이 분이 진행하시는 데일리 리포트(하루 시간 일지) 작성 모임에 참여를 하면서 가까워졌다.


올 초에 참여한 모임인데 오프라인에서 벌써 세 번이나 만났다.


내가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들이 다 그렇듯, 나와 아주 잘 통했기 때문이다.


식당과 카페에서 대화를 마치고 안나 님과 사당역에서 헤어질 때 우리는 손을 꼭 붙잡았다.


'우리,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꼭 되자'라고 하면서 말이다.


난 그날 안나 님에게 내가 지금껏 사회를 살아오면서 느낀 모순과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유치원에서 영어 교사로 일할 때 동료 교사들이 아이들의 외모를 평가하는 것이 밥 먹는 일상과도 같았던 현실이나


어학원 강사로 일할 때 단어 시험 커트라인인 -3개를 살짝 넘겨 나머지 시험을 혼자 봐야 하는 운명에 처하자,


눈물을 뚝뚝 흘리던 동주의 그 눈물에 대해서 말이다.


과자 파티를 하면 "많이 드세요." 하면서 내게 과자봉지를 아낌없이 내어주던 마음씨 고운 동주였는데...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정규 교육 과정을 어릴 때부터 착실하게 밟아온 나도 다 겪어왔고 놀라울 것 하나 없는 삶이었는데,


성인이 되어 지도하는 입장이 되자 아이들을 통해 갖게 되는 시선은 또 달랐다.


왜?


대체 왜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가!!


내가 여행하면서 본 세상은 정말 멋졌는데...


세상 사람들이랑 대화를 나누며 마음도 나누고,


매혹적인 풍광에 홀딱 빠져드는 순간은 얼마나 특별했는데...


왜 한창 에너지를 발산해야 하는 아이들은


실내에서 온종일 시간을 보내면서 영 단어 시험을 준비하고 치러내야 하고,


커트라인에 들지 못하면 자괴감에 빠지며 눈물을 뚝뚝 흘려야 하고,


내 귀한 아이를 돌보는 유치원 교사가 


사실은 아무 생각 없이 '얼굴 평가를 하는 인격을 가진 자'라는 사실을 모른 채 살아야만 하는가?


유치원 위치가 어떠한지,


몬테소리나 영어 커리큘럼이 있는지는 꼼꼼히 확인해도,


이보다 훨씬 중요한 '교사의 품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는 전혀 갖지 못한 채' 내 아이를 시스템에 그냥 떠넘겨야만 하는가?


한창 자라나는 시점의 아이인데, 존귀한 생명체인데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푸대접을 받으면서 이 세상에서 살아남아야만 하는가!


난 학창 시절부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앨리스가 토끼굴에 빠진 것 마냥, 이 세상을 이해하기가 너무나도 힘겨웠다.



그래서 제도권 사회를 살아가면서도 늘 한 눈을 팔았다.


정해진 루트를 따르는 길에 한 발을 걸치면서도, 다른 한 발은 '대안'을 찾기 위해 뛰어다녔다.


그러한 시도로 난 밭과 논농사도 지어보고,


태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생활해 보기도 하고,


대안학교 교사로 일해보기도 하고,


청년 귀농 귀촌 캠프에 참여도 해 보고,


1년이 넘는 국외 장기 배낭여행을 떠나보기도 하면서


우리가 흔히 '정답이라고 일컫는 사람들의 생을 살지 아니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면서 느낀 건,


와, 대안을 만들어 나가는 것도 정말 쉬운 일이 아니구나.

어찌 보면 제도권 사회에서 순응하는 게 차라리 더 편한 길일 수도 있겠구나.

이건 스스로 가시밭길을 택해 나를 무자비하게 찔러대는 가시들을 밟고 피 흘리며 가는 길이구나...!!



라는 것이었다.


그저 거대한 사회 속 한 명의 개인일 뿐인 나는 체제에 압도되어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절망감에 빠지며 몸서리를 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숱한 시행착오와 부딪힘을 겪은 뒤, 나는 이제 말할 수 있다.


나는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될 거라고.


난 세상을 바꿀 거라고.


이 글을 쓰는 데 가슴에서 뜨거운 게 올라와 울컥해진다.


난 앞으로도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싶다.


혼자일 때보다 둘이, 둘일 때보다 열이,


열일 때보다 백이 되었을 때 힘이 커진다는 사실을 아니까.


그렇게 소신과 용기를 가지고 살아내다 보면 이 단단한 제도권 사회에 조금씩 금을 내고 깨부술 수 있지 않을까..?


난 그렇게 믿는다.



안나 님은 내 이야기를 듣더니 내가 <하루 15분 영어 필사 모임>을 처음 이끌기 시작한 때부터 달성한 모객 인원에 대해 놀라워했다.


1기 71명, 2기 104명, 그리고 3기 136명이 모인 사실에 대해서 말이다.


무료여도 그렇게 모이지는 않을 거라고 하면서...


내가 어학원에서 아이들을 대하는 세상의 시선을 보고 좌절한 뒤 농사를 지었다는 이야기까지 듣더니


난 결국 사업 준비를 10년 넘게 해 온 거라고, 그 모임의 상세페이지는 결코 3일 만에 완성한 것이 아니라고 말해줬다.


그러니까...


하루 15분 영어 필사 모임은 이 견고한 사회에서 내가 어떻게든 목소리를 내 보고자 몸부림치며 만든 작은 퍼즐 중 하나이다.



영어가 그저 입시, 비즈니스를 돕는 수단으로만 전락하여


우리에게 스트레스와 지루한 감정만 안기는 애물단지로 보는 사실이 대단히 안타깝고 가슴 아팠다.


나 역시 입시를 준비하던 학생 시절, 나를 평가하는 영어가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내가 여행길에서 깊게 깨달은 건,


이 넓은 세상을 더욱 경이롭게 볼 수 있는 친구 같은 존재가 바로 영어라는 사실이었으니까...!


세상이 강요하는 정답이 정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적어도 내 무의식만큼은 다 알고 있는데


어쩔 수 없으니 그냥 정답이겠거니 하고 믿어보려고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난 용기를 내보고 싶다.


앞으로도 나만의 퍼즐 조각을 하나씩 차곡차곡 모아나가겠다는 다짐과 함께.


안나 님과 나와 함께 이 세상을 바꿔나가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부디 댓글을 하나라도 남겨주시길... :)


그래서 우리 서로 연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본다.


마지막으로,


용기를 내고 싶지만 외롭거나 두려운 분이 계시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꼭 기억해 주시면 좋겠다.



Never doubt that a small group of thoughtful, committed citizens can change the world; indeed, it's the only thing that ever has.

(사려 깊고 헌신적인 시민들로 이루어진 소그룹이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결코 의심하지 마라.

세상은 이들에 의해 변화해 왔다.)

― Margaret M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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