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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뀨 Sep 06. 2024

'기초수급자'가 삶의 목표를 찾아가는 방법

계획과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까지의 여정


때는 2020년.

기초생활수급자를 벗어난 지 1년째.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지

고민이 많이 될 시기였다.


'기초수급자를 계속 유지하면

국가가 계속 먹여 살려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맘 속에 있는 한 편,

'그래도 벗어나야지.

이왕 사는 거 더 잘 살아야지'

라는 생각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중산층보다 편한 게

'기초생활수급자‘라고 생각한다.


아프면 거의 공짜로 병원 진료받을 수 있고,

500원에 처방약 받을 수 있고,

생활비 지원받고,

명절 되면 주민센터에서

명절지원금이랑 생활용품 쥐어주는 등..


기초수급자는

많은 복지 혜택을 받는다.

그만큼 국가의 지원이 없으면

생계를 꾸리기 어렵지만,

그만큼 그 지원에 의지해

자립할 힘이 없어진다.



이걸 깨달으니까

평생 기초수급자에서 못 벗어나거나

생활비에 쪼달리면서 살아갈까 봐

하루라도 빨리

기초수급자를 탈출하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교 졸업하기도 전에

초봉이 최저인 회사에

그냥 입사하며 커리어를 시작했다.


월에 세후 180만 원이었다.


와.. 그러니까 

일하고 월급 받는 거랑

일 안 하고 온갖 복지 혜택 받으면서

기초생활수급 받는 게

생활비가 똑같더라...




그토록 고생해 가며 가난을 벗어나

되찾은 평범한 삶인데

이게 사는 게 보통이 아니더라...


사회가 말하는 평범한 삶이란 게

이렇게 어려운 건가 싶었다.


이렇게 살다가

그냥 숨만 쉬다가

재미없이 죽겠다 싶었다.


그리고 분한 마음이 들었다.

'이왕 한 번 사는 삶

잘 살다가 가면 어디 덧나나?

좀 하고 싶은 거 하다 가면 어떤가?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을까?'

이런 마음 말이다.



2020년 어느 날,


쥐꼬리만 한 월급 받기 위해

내 하루 온종일을 투자해서

회사 갔다 온 돌아온 후

PPT를 켰다.


그대로 3시간을 앉아

내 삶의 목표를 그려봤다.


그 후 PPT는

신기한 결과들을 가져왔다.



그때 당시 휘뚜루마뚜루 그렸던

내 삶의 목표들이다.



삶을 크게 바라봤을 때,


1. 의식주를 책임질 '돈'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2. 그 돈으로 어떤 '재미와 도전'들을 해볼 건지

3. 내 삶을 함께할 '팀원'들은 언제 만날 건지


이렇게 세 개의 분야로

틀을 잡았다.



그리고 이 큰 틀을

몇 살에 현실적으로 이룰 수 있을지

흐름을 대략 적었다.


더 나아가

수치적 목표를

세워 놓았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우리가 매번 하는 이 질문에

방구석에 앉아

3시간 동안 작성했던 이 목표들..


4년이 지나고 돌아보니까

거의 대부분이

나도 모르게 실현되고 있었다



[Money chain 분야]


기초생활수급자로 한 번

나락 찍고 나니,

돈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뭐 전래동화나 드라마 보면

뭐 가난한 사람은 정이 많고 심성이 곱고,

부자들은 욕심이 덕지덕지하게 나타나는데


나는 반대로

지갑이 비니까 여유가 없어서

마음이 쪼잔해지는 걸 느꼈다.


'와... 돈이 내 인성까지 영향을 끼치는구나..'

이걸 기초수급자 때 많이 느꼈다.



1) 주식


2020년 당시

갓 기초생활수급 벗어난 내가

없는 돈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은 주식뿐이었다.


내가 굴릴 수 있는 투자금액으로

몇 살에는 적어도 이 정도 투자하겠다고 적었다.

그리곤 잊었다.


놀라운 것은

현재 만 28세.

저 목표들이 다 달성됐다.


도대체 언제...?

나도 모를 일이다.




2) 콘텐츠


회사 포트폴리오 외에

나만의 콘텐츠도

꾸준히 만들고 싶었는데,


내 능력으로 할 수 있는 건

블로그, 유튜브 정도?



하지만 2020년에는

글 하나 쓰는데 3시간이 걸릴 정도로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콘텐츠는

꾸준히 포스팅하는 습관부터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잡았던

'콘텐츠 영역'의 목표

근데 중요한 건

저 목표를 설정해 놓고서는

잊고 있었던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결과적으로

만 28세인 지금

유튜브, 네이버 블로그, 티스토리 모두 개설되었고

채널을 번갈아가면서

매일 업로드되고 있다.


심지어

브런치 작가까지 하고 있다니!


정신 차려보니

다 달성해 놨네???


뭔 일이여 이게?



[Entertainment 분야]


돈만 벌면 뭐 해?

인생 좀 즐겨야지!



1) 프로필

앞으로 주름질 날 밖에 없는 이 얼굴을

가장 젊을 때 프로필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고.




2) 해외경험

젊을 때 체력으로 해외여행도 가고,

해외에서 한 번 살아보고 싶었고.




3) 배움

예체능 학원도 다니며

학업 외의 무언가를 배우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계획대로 되어 가고 있었다.



만 26살에 프로필 사진 찍어서 얼굴 남겨놓고,

가족들이랑 캄보디아 패키지여행 다녀왔고,

캐나다 워홀 가서 북미에서 1년 살아보고,

지금은 보컬학원 다니면서

노래를 취미로 배우고 있다.



앞으로 남은 것들은

유럽여행 다녀오는 거랑,

연극 배워보는 거.

그리고 꾸준히 프로필 사진 찍어가며

내가 가장 젊은 순간들을 남겨두는 것.


이 또한

곧 달성 가능한 목표들로 보인다.



'목표'와 '계획'을 세워두는 것.

이게 진짜 무서운 게 뭐냐면

가속도가 붙는다는 거다.




실현 가능한 목표들을

소소하게 달성하다 보면

'어..? 이게 되네..?' 하면서

또 다른 실현 가능한 목표들도

달성하려고 방법을 알아보게 된다.



그런 식으로

목표들이 달성되는 거였다.



또 한 가지 깨달은 건

목표 달성만을 위해

매일매일 치열하게 살 필요 또한 없다는 것.


사는 게 지치면 가만히 쉬는 게 필요하다.


다이어트에도

치팅데이라는 게 있지 않나..?


그것처럼 가끔은 목표고 자시고

그냥 숨 쉬고 노는 것에만

집중할 필요도 있는 것 같다.





일단 내 삶의 방향을 이끌 목표들만

큼직큼직하게 잡아두고

소소하게 달성해 간다.


그렇게 하다 가도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하고 지치는 순간들이 분명히 온다.



돈 절약해 가며

주식 투자하는 것도 지치고,

블로그 포스팅 진짜 귀찮고,

부동산 산다고 이 지역,

저 아파트 알아보는 것도 진짜 피곤하고..


그냥 아무 생각 안 하고

놀고먹고 자고 돈 펑펑 쓰고 싶을 때가

분명히 온다.



그런 시기가 오면

가만히 내려놓고 노는 게 필요하다.


놀다 보면

'어?? 이렇게 놀아도 되나?

이제 슬슬 다시 힘내야겠는데?'

하고 다시 힘내서 달려갈 시간들이 온다.



중요한 건

쉴 땐 쉬더라도

앞으로 내 삶이 흘러갈 수 있는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본인의 삶의 가치에 맞는

목표를 한 번쯤은 기록해 놓는 것이다.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기록해 두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목표 몇몇 개가 달성되어 있고,

그에 힘입어

다른 목표들을 이루려고 한다.



삶의 방향을 어떻게 이끌고 가느냐는

온전히 나에게 달렸다.


한 번 사는 인생,

제대로 살다가는게


더 좋지 않겠는가.



나는 그렇게

오늘도 다시 한 번

내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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