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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오 May 14. 2022

테라-루나 사태를 알기 위한 필수 개념

들어가기 전 알아야 할 필수 개념 정리

세계 시총 8위 (약 50조 원)의 거대 코인인 '루나(LUNA)'가 단 며칠 만에 99% 이상의 폭락을 기록합니다. 리플(XRP)이 증권 논란에 휩싸이며 상폐 위기에 처했을 때도 이 정도의 하락세는 아니었습니다. 과연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본 글은 시리즈물로 연재됩니다. 이번 첫 글에서는 본격적으로 사건을 설명하기 전, 여러분들이 아셔야 할 필수 개념들에 대해서 미리 설명하고자 합니다. 기본적인 수요-공급 가격 결정 메커니즘을 알고 계시다면 무리 없이 이해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번 글의 목차

1. 스테이블 코인에 대하여

2. UST(테라)란 무엇일까

3. 테라와 루나의 관계 (알고리즈믹 스테이블 코인)

4. 앵커 프로토콜

5. 커브 풀이란 무엇일까

6. 기타 용어 정리




1. 스테이블 코인에 대하여


지불 수단으로써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려면 가격 변동성이 크면 안 됩니다. 가격이 계속 내려가는 코인을 받고 물건을 팔려는 사람도 없을 것이고,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코인을 아깝게 물건 사는데 쓸 사람도 없을 겁니다.


그래서 코인의 가치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일상생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나온 것이 바로 스테이블 코인입니다. 보통은 미국 달러와 가치를 연동시켜 1 코인에 1달러의 가치가 되도록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스테이블 코인도 결국 코인이므로 수요와 공급에 따라서 그 가치가 변동이 생깁니다.


대부분의 스테이블 코인은 1코인당 1달러를 담보금으로 가질 수 있도록 합니다. 그래야 스테이블 코인의 가격이 떨어져도 1코인당 최대 1달러로 코인을 매수해 가격 방어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1달러의 가치를 계속 맞추지는 못해도 보통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을 유지합니다.



2. UST(테라)란 무엇일까


UST는 테라폼랩스(TFL)에서 발행한 달러 가치 연동 스테이블 코인입니다. 즉, 1 UST가 1달러의 가치를 가지도록 한다는 것이죠. 테라가 다른 스테이블 코인과 다른 점은 1코인당 1달러를 담보금으로 가지지 않고,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가격을 방어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UST도 유지를 위해 어느 정도 준비금을 모아 두고 있습니다. 단, 그 준비금이 달러나 채권이 아닌, 비트코인으로 담보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기존의 다른 스테이블 코인들과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는 달러와 가치가 연동되는 UST 외에도 IMF의 특별 인출권(SDR)에 연동되어 있는 SDT, 한국 원화와 가치가 연동되어 있는 KRT도 있습니다. 현재 폭락 사건과 관련되어서는 달러와 가치가 연동된 UST 정도만 알고 계셔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3. 테라와 루나의 관계 (알고리즈믹 스테이블 코인)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테라는 테라 블록체인에서 사용되는 기준 통화이자 스테이블 코인입니다. 루나는 테라의 가격 안정화(가치 방어)를 위해 사용되는 채굴 토큰입니다. 루나로 테라의 가격을 방어라는 알고리즘은 아래와 같습니다.


1) UST의 가치가 1달러보다 낮은 경우


이용자가 1 UST를 테라 시스템에 전송하면 UST의 가치가 1달러보다 낮은 상황이라도 1달러만큼의 LUNA가 발행되어 지급됩니다. 이렇게 되면 이용자들이 차익을 얻기 위해 UST를 테라 시스템에 전송하여 UST의 수요가 늘고 시장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UST의 가치가 올라가게 됩니다.


2) UST의 가치가 1달러보다 높은 경우


이용자가 1달러만큼의 LUNA를 테라 시스템에 전송하면 1 UST가 발행되어 이용자에게 지급됩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1달러를 넣었는데 1달러보다 더 가치가 높은 1 UST를 주므로 UST의 시장 공급량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UST의 가치가 떨어지게 됩니다.


이때 시스템에 전송된 LUNA가 모두 소각되어 루나의 희소성이 높아지고 LUNA 또한 자연스럽게 가치 방어가 이루어집니다. (2021년 테라 메인 넷 업그레이드 columbus-5 이후 기준)


즉, UST를 활용한 거래가 활발해져 UST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 LUNA 또한 그 가치가 높아질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테라가 폰지사기라 의심받는 이유


폰지사기는 기존 투자자들에게 신규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수익금을 지급해 주며 유지가 되는 방식을 말합니다. 테라와 루나의 관계를 뜯어보면 이 폰지(Ponzi)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테라와 루나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테라(UST)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가 생겨 선순환 구조를 이루어야 합니다. 즉, 계속해서 돈을 써서 테라를 매수하고 거래하며 수요가 유지되어야만 루나 또한 소각되어 그 가치가 상승하는 선순환 구조가 유지됩니다.


그런데 만약 테라에 대한 수요가 계속해서 줄어든다면, 이 테라에 대한 가격 방어를 위해 LUNA가 계속 발행됩니다. LUNA발행량이 많아지면 그 가치가 떨어지고, 테라의 가격 방어를 위해서 더 많은 LUNA가 발행되어야 합니다. 이 과정이 지속되면, 테라의 페깅 유지가 어려워지고 결국 망하게 되는 것이죠.



4. 앵커 프로토콜


앵커 프로토콜은 암호화폐 은행이라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이용자들이 앵커 프로토콜에 UST를 예치하면 연 19.5%에 달하는 이자를 UST로 지급해 주었습니다. 보통 이용자들은 암호화폐 상승 차익과 UST의 이자 수익을 모두 얻기 위해 다음과 같이 이용했습니다.


1. LUNA를 구매해 앵커 프로토콜에서 루나를 담보로 UST를 대출합니다.

2. 대출한 UST를 앵커 프로토콜에 예치합니다.

3. LUNA 상승분과 UST 연이율 19.5%를 모두 얻을 수 있습니다.


예치된 UST에 대한 이자지급 재원은 앵커 프로토콜에 담보로 맡겨진 LUNA의 스테이킹 이자와 대출해준 UST에서 발생하는 대출이자로 마련됩니다. 재원이 부족할 경우 테라 재단에서 마련한 준비금에서 이자가 지급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앵커 프로토콜에서 LUNA를 담보로 UST를 대출받는 그 자체만으로 오히려 돈을 벌고, 대출받은 UST를 앵커 프로토콜에 예치하여 연 20%의 수익을 또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프로토콜에서 LUNA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때 보통 담보의 60~70%만큼 대출이 나옵니다. 100달러치 LUNA를 담보로 맡기면 60~70 UST 정도를 대출받을 수 있다는 것이죠. 대출이자는 약간의 변동은 있지만 연 13% 정도 됩니다. 이건 UST로 갚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 대출을 받으면 대출금의 15%에 해당하는 금액의 앵커(ANC) 코인을 그냥 줍니다. 이건 갚을 필요가 없어요. 분명 대출을 받았는데 갚아야 할 대출이자보다 많은 금액의 앵커 코인을 그냥 주고, 또 빌린 돈을 예치해놓으면 연 20%의 수익도 챙겨 주는 것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유지되는 것일까?


예시를 들어서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UST의 가치가 1$라고 가정했을 때, 100$의 LUNA를 담보로 UST를 대출받으면 60 UST를 준다고 합니다. 이 60 UST를 고객이 앵커 프로토콜에 다시 예치했을 때, 앵커 프로토콜에서 고객에게 지급해 줘야 할 지출은 연이율 20%에 해당되는 12 UST입니다.


고객이 대출이자 13%에 해당되는 8 UST를 갚는다고 하면 앵커 프로토콜 입장에서는 4 UST 손해가 됩니다. 그런데 고객이 담보로 맡긴 100$ 상당의 LUNA를 스테이킹할 경우 연 9%인 9$상당의 LUNA를 앵커 프로토콜이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오히려 앵커 프로토콜은 5$정도의 이득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단, 이 시스템은 UST예치보다 담보를 맡긴 UST대출량이 많아질 때 유지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담보를 통한 UST 대출 없이 순수 UST를 예치만 할 경우 20%에 해당하는 이자 지출이 오로지 손해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앵커 프로토콜은 왜 만든 걸까?


이쯤 되면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 앵커 프로토콜을 왜 만든 건지 의문이 생깁니다. 바로 UST에 대한 거래와 수요를 높이기 위함입니다. 가치가 1$로 고정된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 연 20%의 이자를 지급해준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투자자들에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이 이자를 받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UST를 매수하고 또 루나를 담보로 UST대출을 받으면 UST의 가치가 높아지고, UST의 가치가 높아지면 루나 또한 지속적으로 소각되어 루나의 가치 방어도 함께 이루어지게 됩니다. 



5. 커브 풀이란 무엇일까?


커브 풀(curve pool)은 쉽게 말하면, 각 스테이블 코인들을 서로 교환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예를 들자면, UST를 USDT로 바꾸거나, USDT를 DAI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죠. 이를 통해 여러 블록체인상(이더리움 메인 넷 등)에서 스테이블 코인들이 거래에 쉽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6. 기타 용어 정리


도권, 권도형, Do Kwon : 모두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대표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페깅 : 특정 화폐와 스테이블 코인의 가치가 동등하게 유지되는 것을 말합니다.

디페깅 : 특정 화폐와 스테이블 코인의 가치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말합니다.

민팅 : 서로 다른 암호화폐가 상대편 체인에 생성되고 교환되는것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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