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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오 May 15. 2022

테라-루나 폭락 사태 쉽게 알아보기

어디서부터 문제였을까?

2022년 5월 8일 테라(UST)와 US달러와의 페깅이 깨집니다. 알고리즘이 작동하였으나 페깅은 쉽게 회복되지 못합니다. 그러면서 루나도 함께 큰 폭으로 동반 하락하게 됩니다. 앵커 프로토콜에 담보로 잡힌 루나가 대거 청산당하고 대규모 뱅크런 사태가 일어납니다.


과연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이번 글은 '테라-루나' 시리즈 두 번째 글로 사건 전체를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편에서 기본 용어와 개념에 대해 정리해 놓았으니 이해가 어려우신 분들은 1편을 먼저 읽고 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번 글의 목차

1. 테라의 커브 4 풀 발표

2. 의문의 세력의 디페깅 공격

3. 계속된 하락과 뱅크런

4. 테라의 가격 방어 시도

5. 상장폐지




1. 테라의 커브 4 풀 발표


4월 테라폼 랩스(TFL)는 기존의 커브 3 풀(USDT-USDC-DAI)에서 커브 4 풀(USDT-USDC-UST-TRAX)로의 전환을 발표합니다. 이후 커브 4 풀에 UST 유동성 공급을 위해 루나 파운데이션 가드 (LFG)에서 기존 커브 3 풀에 공급되고 있던 1억 5천만 달러 상당의 UST를 인출하게 됩니다.



2. 의문의 세력의 디페깅 공격


루나 파운데이션 가드(LFG)가 커브 3 풀에서 UST를 빼내는 가운데, 의문의 세력이 비트코인을 사용하여 3억 5천만 UST를 커브 3 풀에서 빼내기 시작합니다. 커브 3 풀에서 대량의 UST가 인출되며 유동성 공급이 상당히 제한됩니다.


풀에서의 유동성 공급이 제한된다는 것을 주식으로 비유하자면, 호가창이 얇아지는 것이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호가창에 쌓인 매물이 적으면 적은 양의 주식만으로도 시세를 크게 흔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식시장에서도 각 증권사들을 시장조성자로 두고 유동성 공급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5월 7일, 유동성이 줄어든 가운데 UST매도 물량이 발생하며 페깅이 깨져 UST는 0.97$까지 내려옵니다. 비트코인 하락세와 UST의 디페깅을 확인한 세력은 2억 8500만 UST를 커브와 바이낸스에 매도합니다.



3. 계속된 하락과 뱅크런


UST 대량으로 매도되자 시장은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디페깅을 막기 위해 LUNA 발행이 계속되고 공급량이 늘어나 LUNA 가격도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페깅이 맞춰지지 않자 불안감에 투자자들은 이자를 받기 위해 앵커 프로토콜에 예치한 UST를 대거 매도하며 뱅크런이 시작됩니다.


이에 디페깅이 계속되어 가격 방어를 위해 루나가 계속해서 발행됩니다. 그리고 5월 10일, LUNA의 가격이 하락하자, UST를 대출받기 위해 담보로 잡혀있던 LUNA가 청산당하며 엄청난 규모의 LUNA가 매도됩니다. LUNA가 폭락하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 LUNA는 전일대비 무려 -50%나 하락한 가격으로 거래됩니다. LUNA가격 폭락으로 UST 페깅을 위해서는 이전보다 더 많은 LUNA가 발행되어야 합니다. UST 또한 0.67$까지 내려가며 디페깅이 계속됩니다. 끊임없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앵커 프로토콜의 예치 자산 규모 또한 5월 14일 기준 3억 2232만 달러로 뱅크런 발생 이전보다 무려 98.05%나 줄어들었습니다. 그만큼 많은 양의 UST와 루나가 시장에 던져졌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4. 테라의 가격 방어 시도


테라 측 또한 디페깅이 지속되는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5월 8일, 디페깅이 발생하고 유동성 확보를 위해 담보금으로 가지고 있던 20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 중 7억 5천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장외거래 기업에 대출해주고 페깅을 위한 달러를 확보합니다.


5월 10일, 0.67$ 까지 하락한 UST는 테라 파운데이션 가드(TFG)의 노력으로 일시적으로 0.9$수준까지 회복되지만, 다시 하락하며 페깅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시장에서는 페깅을 위해 테라에서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을 매도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타납니다. 이에 비트코인도 함께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5. 거래정지와 실패 인정


테라와 루나는 알고리즘을 통해 페깅을 유지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습니다. 투자자들은 보유하고 있는 UST를 매도하고, 페깅을 이루기 위해 루나는 계속해서 발행됩니다. 그 결과 한때 120$이던 LUNA는 0.003$, UST는 0.1$를 기록하게 됩니다.


테라의 알고리즘을 통한 페깅 유지 방식이 실패했다고 판단한 거래소들은 바이낸스 선물시장을 시작으로 하나둘씩 LUNA의 거래 정지를 발표하기 시작합니다. 5월 14일 테라폼 랩스의 권도형 대표 또한 "현재 형태의 UST는 그런 돈(탈 중앙화 통화)이 아닐 것이라는 점이 확실하다'며 실패를 인정합니다.


최종적으로 테라-루나 폭락 사태 이후 가상자산시장에서 단 7일 만에 245조 원이 증발했습니다.

 



알고리즈믹 스테이블 코인에 담보금을 논하는 게 웃기긴 하지만, 테라가 무너진 가장 큰 원인은 달러와 채권 같은 담보금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아 지급보증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알고리즘 방식의 페깅은 테라폼 랩스가 가지고 있어야 할 담보금의 규모를 조금 줄일 수 있는 보조 수단 정도로 활용했어야 합니다.


만약 UST가 총 발행규모만큼 1:1 비율로 달러를 가지고 있었다면 ust가 얼마가 되던 1$로 매수해 가격 방어를 할 수 있었을 겁니다. 알고리즘 방식은 결국 테라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것이고 페깅이 유지될 것이라는 ‘신뢰’에 기반합니다. 그런데 그 신뢰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문제를 TFL 측도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뒤늦게 비트코인을 매입해 담보금으로 마련했겠죠. 하지만  금액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담보금은 20 달러 수준으로, 사건이 일어나기 전 ust 시가총액이 약 186억달러 임을 고려했을  1:1 비율을 맞추기 위해 준비해야  담보금의 1/9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테라와 루나가 어떻게 폭락하게 되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테라와 루나는 어떻게 될까요? 테라-루나 폭락 사태와 관련된 여러 사소한 이야기들과 함께 다음 글에서 이어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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