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테라 생태계를 위한 리셋
산불이 모든 것을 태우고 지나간 자리에도 근간이 되는 뿌리만 살아있다면, 언제든 다시 새로운 싹을 틔우기 마련입니다. 최근 권도형 TFL CEO가 테라 커뮤니티의 근간들을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다며 테라 체인에 대한 부활을 이야기했습니다. 앞으로 테라와 루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이번 글은 테라-루나 시리즈의 3번째이자 마지막 글로 테라폼 랩스(TFL) 최고경영자인 도권이 트위터와 테라 아고라를 통해 커뮤니티 지지자들과 소통한 내용에 기반하여 테라-루나의 미래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성공 여부를 속단하기보다는 부활 계획에 대한 설명 위주로 진행하겠습니다.
이번 글의 목차
1. 커뮤니티 제안 1164
2. 테라 생태계 회복 계획
5월 10일 테라와 루나의 시세가 크게 떨어진 이후, 5월 11일 테라폼 랩스(TFL) CEO 권도형은 트위터에서 UST 회복을 위해 테라 아고라에 올라온 커뮤니티 제안 1164를 받아들인다고 발표합니다. 이때까지는 UST를 살리려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베이스 풀을 5천만 SDR에서 1억 SDR로 확대하고, 풀 리커버리 블록을 36에서 15로 줄이는 커뮤니티 제안 1164를 지지한다. 이를 통해 시스템이 UST를 더 빨리 흡수할 수 있다.
-2022.05.11, Twitter, Do Kwon-
이 말인즉슨, LUNA의 하루 발행량을 2.93억 달러에서 최대 12억 달러로 늘려서 UST의 공급 과잉을 줄이고 가치를 끌어올려 페깅을 맞출 수 있도록 한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시다면 테라-루나 시리즈 1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UST페깅을 위한 것이긴 하지만, 결국 루나의 발행량이 더 많아져 가치가 엄청나게 희석될 것이기에 루나 홀더들에게는 불행한 소식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 계획도 실패로 돌아가고 결국 여러분이 아시는 것처럼 테라와 루나는 0에 수렴하게 됩니다.
그리고 5월 14일, 권도형 대표는 테라 아고라에 Terra Ecosystem Revival Plan이라는 글을 통해 UST와 LUNA의 실패를 인정하고 테라 블록체인의 재구성 필요성에 대해 얘기합니다.
UST 디페깅으로부터 전체 테라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포크 출범을 논의해 왔다. UST페깅이 복구된다 해도 LUNA의 가치가 심하게 희석되어 다시 성장할 생태계가 부족하다. UST 또한 탈 중앙화 화폐의 역할을 하기에 사용자들과의 신뢰가 너무 떨어졌다.
지난 1년간은 UST가 테라 성장의 중심축이었다. UST가 무너졌만, 여전히 테라 생태계와 커뮤니티는 보존할 가치가 있다. 따라서 테라 커뮤니티는 개발자와 커뮤니티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체인을 재구성해야 한다.
-2022.05.14, Terra Agora, Do Kwon-
그리고 그가 커뮤니티 지지자들에게 설명한 테라 체인의 재구성 방안은 아래와 같습니다. 간추리자면, UST와 LUNA를 버리고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테라 블록체인과 새로운 거버넌스 토큰을 발행해 네트워크 소유권을 재설정 하자는 것입니다.
<<테라 체인 재구성 방안>>
테라 네트워크 소유권을 새로 분배되는 10억 개의 거버넌스 토큰으로 재설정한다. 분배 대상과 비율은 아래와 같다.
1. 4억 개(40%)의 토큰을 디페깅 전 LUNA 보유자에게 지급한다. bLuna, LunaX 보유자도 대상이 된다. 단, 테라폼 랩스 계정은 지급대상에서 제외된다.
2. 4억 개(40%)의 토큰을 새로운 체인이 업그레이드되는 시점에 UST를 보유하고 있는 보유자들에게 지급한다.
3. 1억 개(10%)의 토큰을 테라 블록체인 가동 중단 직전까지 LUNA를 보유한 보유자들에게 지급한다.
4. 1억 개(10%)의 토큰을 향후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커뮤니티 풀에 지급한다.
-2022.05.14, Terra Agora, Do Kwon-
내용을 읽어보면 여전히 테라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크고 활기찬 개발자 생태계가 구축되어 있고, 전 세계 백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테라스테이션,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를 가지고 있기에 새로운 블록체인을 통해 부활할 필요성이 있으며,
이 새로운 블록체인에 대한 소유권을 가질 수 있는 10억 개의 거버넌스 토큰을 분배하여 그동안 테라 생태계 유지를 위해 힘써준 UST와 LUNA 보유자들에게 그들이 기울인 노력에 대하여 보상하는 의미가 강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거버넌스 토큰이 모든 손실을 보상해줄 거라고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이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에 대해 전 세계 1위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CEO인 창펑 자오는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은 작동하지 않을 것이며, 포크는 어떠한 새로운 가치도 주지 못한다. 기대 섞인 생각일 뿐이다. 블록체인과 거래소에서 발생한 디페깅 이후 모든 거래를 무효화할 수는 없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창펑 자오 CEO의 발언은 테라 블록체인은 이미 실패한 프로젝트이며, 포크를 통해 새로운 체인을 구성한다 해도 그동안 발생했던 모든 손실들을 되돌릴 수 있을만한 어떠한 새로운 가치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UST와 LUNA를 기반으로 한 알고리즈믹 스테이블 코인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권도형 TFL 대표의 말처럼 테라의 개발자 생태계와 개발 중인 다양한 시스템(테라 월드 등)에 대해서는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새로운 토큰의 성공 여부와는 별개로 말이죠.
만약, 새로운 거버넌스 토큰이 발행되어 분배된다 하더라도 그 토큰의 가치가 당장 투자자들의 손실만큼 상당하진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새로운 테라 블록체인의 소유권을 일부 가질 수 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봐야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