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에서 본 영웅의 서사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개인이 압도적인 미션을 제시받고 조력자를 만나고, 시련을 만나며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다가 결국 마지막, 내 한계를 뛰어 넘기 위해 내 여정을 되돌아보며 문을 나선다.
10번에 있는 사람은 <트루먼 쇼>의 마지막 장면이다. 짐 캐리가 나를 속이는 드라마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영웅의 서사가 개인의 성장과정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새 직장에 들어와 제일 많이 배운 건 나 자신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중요시하고 무엇은 하등 신경도 쓰지 않는지를 이렇게까지 고민한 건 처음이다.
최근 반 년 동안 알게 된 사람들 덕분이다.
한 사람은 내가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릴 때 나에게 왜 그렇게 하는지 5 why를 물었다. 그때 깨달은 건, 나는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몰라서 그거라도 붙잡고 있었던 것이었다.
한 사람은 내가 중심을 잃은 것 같을 때 조금은 거리를 두고 나를 지켜봤다.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을 직접적으로 전달하지 않고 조금씩 주변에서 도움을 줬다. 나라는 사람을 믿어준 게 고맙고, 그 마음을 알기 때문에 정신을 차려야 겠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한 사람은 나와 많이 싸웠지만 절대 서로 포기하지 않았다. 두 달 정도 걸려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때 깨달은 건, 관계에 있어서 정답은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하는 마음이라는 것이다. 그것만 있으면 뭐든 풀 수 있다. 몇 년만에 누군가의 앞에서 울었다. 그 사람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때문에 매번 싸워도 계속 대화했던 것 같다.
주변에서 누군가 힘들어보일 때 먼저 손을 내는 세 사람이 있다. 나는 그 덕을 너무 많이 봤는데, 이 세 사람은 누가 챙기고 있을지 걱정이 된다.
최근 서점에 가서 꽂힌 말이 있다.
서로를 돕지 않으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