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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여행다니는 삶이란 실은 끝없이 이별해야하는 삶

스페인 워킹홀리데이 81일째

글을 쓰고 싶은 밤이다.

5시간도 못 자고 일어나 새벽부터 일하러 가야하긴 하지만

이번 한 주를 정리하고 싶다.


뭐랄까.. 눈에 보이지 않게 바쁜 한 주를 살았다.

돈이 다 떨어져가는데

알바한 돈이 월말에나 정산된다는 사실을 알았고

급하게 돈 빌려간 친구에게 갚으라고 전화했지만

그 친구도 겨우 구한 일자리에서 월말에나 돈을

정산해준다고 한다.


여행자에게 돈을 꿔간 불법이민자..ㅋㅋ

엄마가 돈을 조금 보내주셔서

급히 3월 말까지 지낼 월세를 낼 수 있었다.


어떻게든 일을 구하고 돈을 빨리 벌어야겠단 생각이 들어

일일알바자리도 열심히 알아보고,

재택근무하는 친구들에게 연락을 돌려 어떻게

일을 구했는지 물어보고,

댄서로 일할 수 있는 일자리도 찾아보고자

이력서를 새롭게 다시 쓰고 있다.

영어, 스페인어 2가지 버전으로 그동안

춤을 배우고 가르치고 공연했던 이력들을

싹 다 정리하려니 생각보다 시간이 너무 많이

드는 중이라..

진도는 안 나가고 한 주는 해딱 가버렸다.


그래도

스페인에서 살기 위해 많은 정보들을 수집한 한주였다.

스페인의 임금체계, 휴가 등을 알게 됐고,

스페인 워킹 홀리데이오면 대부분 취업 자체가 힘들기에

마드리드면 마드리드, 바르셀로나면 바르셀로나

대부분 한 도시에서 오랫동안 살고

옮겨다니면서 여행하며 돈 벌며 살진 못 한다.

도착해보니 현지인들도, 남미에서 이민와서 사는 수많은

사람들도 대부분 하나의 도시에 정착하면

그냥 쭉 그 도시에 눌러앉아 살지

다양한 지역을 여행다니며 자신은

어떤 곳에 사는게 행복한지,

어떤 일을 해야 좋은지 다양하게 실험해보고

찾지는 않는 것 같다.


수많은 스페인 워홀러들이 다 일구하느라 고생했던 반면,

나는 오자마자 한국인 친구 한번 안 사귀고

오직 현지인 친구들만 사귀고

뒤섞여살며 정보를 얻어서

일일 알바자리 구하려고 노력하자마자

하루 이틀만에 또 보름치 생활비를 벌 수 있는

4일치 행사알바를 구했다.

원하면 굳이 따로 취직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이 행사알바로 웨이트리스, 호스티스로 일하며

돈벌면서 살 수 있을만큼

바르셀로나는 국제행사나 이벤트가 많은 곳이란

사실을 알았다.

이런 이벤트 알바를 하는 것만으로도 한달치 월급을 충분히 벌고,

Paro라고 해서 1년 일하면 4개월 정도 월급의 2/3 정도를 주면서

쉬며 다시 취직하거나 본래 직장으로 복귀할 수 있는 시간도 준다.

일반 직장인만 받을 수 있는 건줄 알았는데

이런 행사 프리랜서로 살아도 Paro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스페인어가 처음 도착했을때에 비해 3달도 안된 지금 엄청나게

늘었지만 그래도 완전하진 않아서

말을 전부 알아듣지는 못 했다.



다른 소도시에 가도 이렇게 행사일 프리랜서로만

먹고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름에 하는 Animadora 라는 흥미로운 직업도 찾았다.


호텔,리조트 등에서

숙식을 제공해주고 숙박하는 고객들을 위한

오락행사, 스포츠/댄스 수업, 어린이들을 위한 파티 등을

여는 엔터테인먼트 매니저라고 보면 되는 직업인데

춤도 계속 추면서 돈도 벌 수 있는 직업일 것 같아

당장 디지털 노마드로 살 수 있는 직업

재택근무용 일을 구하기보단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춤을 추며 돈을 벌 수 있는

아날로그 노마드 적인 삶을 살아보려고 한다.


이 달안에 취직해서 옮겨갈 거처까지 알아보게 될 것 같다.

근데 바르셀로나에 지낸지 벌써 2달이 되었고

2달의 시간은 현지인 친구들을 사귀고

함께 우정을 쌓아가는데 짧지않은 시간이었다.

벌써 정들고 좋아하게 된 이들과

헤어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슬프다..


나는 왜이리 정이 많고

금방 사람을 사랑하는지 모르겠다.

늘 사람에게 잘하려고 늘 노력하고

관계에 시간과 정성을 쏟는건 좋은 마음이지만

그만큼 쉽게쉽게 떨쳐내기 힘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도시로 떠나는 것이 또 설레고

기대된다.

이 달 말, 다음달 초면 나는 어디에 있게 될까?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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