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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스페인 워킹 홀리데이 97일째

할 말이 너무 많다.

생각의 흐름은 너무 빠르고,

몸은 하나고..

여행자의 삶은 늘 그런 것 같다.


일단 크게 일어난 일들은


1, 바르셀로나를 떠나 말라가로 왔다.

- 벌써 많이 정든 친구들과 헤어져야했다.

ㄴ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한 시간을 하나의 동영상으로 만들고 싶다.



2, 엔터테인먼트 매니저 잡 오디션을 봤다.



호스텔에서 꽤 흥미로운 세뇨라를 만났다.

그 아주머니의 정체가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잡다한 지식이 많으시고,

전세계 100개국이 넘는 곳을 여행했다고 하신다.

말 속에 오류지식도 많고,

모든것에 상당히 씨니컬한 시각을 가진 분이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하고 싶은 것은,


"넌 정말 예쁘고, 이국적인데

댄서이기까지 하니까

여기서 얼마든지 돈 많이 벌 수 있는 직업 찾을 수 있어.

여름에 해변을 즐기고 싶으면

술에 취해 멍청하게 돈을 펑펑 쓰는

투어리스트들을 상대로 해변 클럽에서 돈을 벌면 되고,

8월 휴가철이 지나면 9월에 시작할 수 있는 일을

마드리드에서 구해.

진짜 돈은 마드리드에 있어.

멍청한 졸부처럼 구는 투어리스트들 말고,

정말 교양있고 격이 있는 사람들은 마드리드에 살아.

넌 정말 마드리드를 좋아하게 될거야."


그렇게 소위 말씀하시는 <멍청하게 돈 펑펑쓰는 투어리스트>를 상대로

젊음과 아름다움을 가치삼아 돈을 벌 수 있는

하지만 절대 이상한 곳 아니고 아티스트로 대접해주는

비치클럽, 비치레스토랑 4곳을 소개해주셨다.

거기에 연락해서 이력서를 내보라고.

그리고선


"왜 너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니?

넌 예쁘고, 똑똑하고, 마음씨도 좋아.

똑같이 예쁜 서양애들 사이에서도

넌 이국적이니까 눈에 띄고,

영어,스페인어도 잘하니까 의사소통에

아무 문제없고,

댄서니까 팁 많이 받을 수 있는 직업도 구할 수 있고,

절대 너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지마.

(거만하게 굴라는 건 아니지만)

콧대를 높이 세우고 너의 가치를 알아봐주는 곳에서 일해."


Aim for the star

and step on the Moon girl

넌 높이 올라갈 사람이야.

난 느껴져.

소리도 없이 상황을 보고 있다가

포획해야할때 정확하게 낚아채는 그런 아이지 너?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그녀는 내게 그렇게 말했다.


스페인에 온 이후로 내가 나 자신에게조차

편하게 들려주지 못하던

그런 자기확신을

나에게 들려주는 이들을 너무 많이 만난다.

너의 가치를, 너의 능력을

낮게 평가하지 말라고

정말 너를 가치있게 평가해주는 곳에서 일하라고.

너는 정말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그런 말을 반복해서 듣다보니

계속 자신감이 생기고,

더 높은 곳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더 강한 자기효능감을 느끼고 싶다.


난 춤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갈 수 있는 한 더 높이, 더 멀리 가고 싶다.


솔직히 엔터테인먼트 매니저 그거..

나정도 많은 경력과 능력이 필요한 직업도 아니다.

그냥 애들이랑 놀아주고

호텔 고객들 상대해야하는 직업인데

숙식제공 되니까 그런 점에서 괜찮다는 생각은 들지만

차떼고 포떼면 1000유로 남짓 주면서

주변에 볼거리 즐길거리도 없는

한적한 바닷가 리조트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기엔 좀 내 능력이 아깝단 생각이 계속 들어

오디션을 보는 내내

겨우 이 월급줄거면서

앞에 나와서 한명씩 1분씩 춤 춰봐라,

노래해라,

영어 잘 하냐

등등..

너무 많은 조건을 요구했다.

이렇게까지 능력있는 우리가 굳이 이 일을?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춤, 이국적임, 영어/스페인어 구사, 따뜻한 태도

스페인에서 동양인 댄서라는 매력적인 힘을

극대화해서 돈을 벌 수 있는 일은 어디있을까?



보직을 잘 선택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어쨌든 스페인에서 아무런 경력이 없는 것보다

이력서를 봤을때

뭐가 됐든 현지의 경험이 있고 같은 직종의 경력이 있는 직업을

이들은 선호하는 것 같다.



1, 월급 자체가 높은 직업

보직이 좋아야할 확률이 높다.


2, 팁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직업

고급 레스토랑,

바,클럽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서

일단 적어본다.


야망은 들끓고 어디서부터 시작하는게

좋은 첫단추일지 조용하지만 포식자의 눈으로

가만히 지켜보고 잘 알아보고

기회가 왔을때 반드시 낚아채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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