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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에 홀로 놓여진 밤이 오면

스페인 워킹홀리데이 120일째

참 곱게 빚어놓은 듯한 예쁜 이별도 있고,

뜨뜻미지근한 이별도 있고,

불편한 이별도 있다.


이 짧은 4개월안에 얼마나 셀 수 없이 많은 이별을 했던가


이별과 외로움은 늘 친구처럼 따라다닌다.

더 많이 이별할수록 더 많이 더 자주 외로움을 느끼곤 한다.


이토록 사람앞에 한없이 약해지는 나란 인간이,

뭐든 다 쉽게 질려하면서 단 하나 질리지 않아 하는게

인연이고 관계인 사람이,


여행을 한다는 건 이렇게 끝없이 이별해야하는 건 줄 알았으면서도

기어이 또 여행길에 올랐고,

매번 문득 찾아오는 이 외로움 속에 홀로 가만히 놓여있곤 한다.


이렇게 해외에서 긴시간 살아보는 여행을

그 누가됐건, 그 사람이 몇살이건

무조건 추천하고 싶다.

반드시 꼭 가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 무엇을 상상하든 당신은 그 이상의 놀라운 일들을 겪을 것이고,

당신이 생각하는 "나"라는 것이 얼마나 와장창 깨질 수 있는지도 겪게 될 것이다.

그러나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으로 정말 많이 외로울거라고도 말해주고 싶다.


그 말을 들음으로 조금은 그 외로움이

찾아올 것을 예상한다면,

최악을 상상한다면,

그보다 덜 외로울 수도 있으니까.



콜롬비아에 아무것도 모르고 뚝 나를 떨궈놓았을 때

그 못 견디게 고통스런 외로움에 비하면 ..


충분히 외로울거라고 예상했고,

수많은 이별을 해야할거란 것도 알았고,

그래서 늘 혼자이겠지만

나는 너와 함께할 거라고

스스로에게 담백하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기에

그나마

이 감정들을 스스로 인정하고 어느정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됐다.


많은 불편한 상황을 만났었고,

이제 겨우 문화차이에 좀 적응이 됐고,

이제 막 친구들에게 더 만나고 친해지고 싶다고 연락이 올 즈음인

지금, 이 곳,

안달루시아와 이틀 뒤면 이별한다.


이만 외로움은 오늘 글 속에 남겨두고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나

새로운 세계를 만나러 가야지


4월의 마지막 날, 카나리아 제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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