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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2-

스페인 워킹홀리데이 123일째

춤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지난 한달반이 넘는 시간동안 춤으로 할 수 있는 직업, 고용될 수 있는 곳에 대해서


엄청나게 찾아봤다.


단순히 인포잡스, 링크드인 같은 온라인으로 찾는 방법이 아니라,

실제로 댄서가 많다는 마을에 이력서를 들고 찾아가보고,

댄서를 여름시즌동안 고용한다는 레스토랑, 바, 클럽에 다 찾아가서

각각 어떤 분위기인지 야한 옷을 입고 섹슈얼한 춤만을 춰야하는 레스토랑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아티스틱한 퍼포먼스 쇼를 하는 레스토랑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스페인은 공연이 촌스럽고

엄청 에너제틱하게 추긴 하는데 섬세한 움직임이 부족하다.


그래서 내가 가진 춤 스타일 자체가 굉장히 유니크하고,

다양한 춤을 춰오면서 새로 배우는 장르도 빨리 습득하는 능력이

이곳에서 춤을 추는 직업을 찾기에 너무 적합하단 걸 알았다.



역시.. 난 한국의 문화를 벗어나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성공하기 쉬운, 사랑받는 사람인건가

라는 생각이 든다.


어제는 드디어 스페인에 와서 찾게 된 장기간 직업!

엔터테인먼트 매니저로서

고용된 숙식제공되는 호텔의 숙소를 오게됐다.

당연히 호텔급의 좋은 방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보단 좀 더 좋은 컨디션의 숙소일 줄 알았는데 너무 낡은 집에..

정말 크게 당황했다.



당연히 호텔에서 하는 애니메이션 잡과 쇼는 춤을 배워본 적 없는 애들도 직업삼아

함께 출 수 있게 한거라 공연을 어떻게든 빨리빨리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든 안무가 쉽다.


나의 춤실력을 전부 다 꺼내 쓸수도 성장할 수도 없는

수준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차피 가르치는걸 직업으로 삼았을 때도

완전히 내 실력을 꺼내쓰기 힘들었기 때문에

이번엔 좀더 가르치는 직업보단

공연을 해야하는 직업을 선택해보고 싶었다.


오랜시간 1인사업 프리랜서 일하며 불안정한 수익에 불안했기 때문에

안정적인 월급을 받으며 일하면서도 어느정도 춤을 출 수 있으면서도,

숙식제공을 하는 대신 월급에서 약간의 돈을 빼가는 정도에 (당연히 싫지만)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급여를 받는 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나에겐 많은 옵션이 생겼다.


호텔의 댄서로 고용되기

에이전시의 엔터테인먼트 매니저로 고용되기

호텔의 엔터테인먼트 매니저로 고용되기

레스토랑에 댄서로 고용되기

클럽에 댄서로 고용되기

무용단 댄서로 고용되기


댄스전문 에이전시에 댄서로 고용되기

크루즈에 댄서로 고용되기

요트에 댄스나 요가강사로 고용되기

마르베야에 댄스 아카데미에 강사로 고용되기


일단 이 일은 전부 댄서로 일을 했을 때의 일이고,

배우고 싶을땐 또 다른 방법을 써야한다.

다른 일하며 도시에 살며 아프로 춤 배우기

다른 일하며 세비야에 살며 플라멩코 춤 배우기


강사로서 일하는 일은 또 달라진다.


고용이 될 것인가? 개인사업을 할 것인가? 에 따라서

또 완전히 접근방법이 달라진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점점 더 내가 용기를 내서 뭐든 도전하고 있단 .

떨어져도, 아무런 답장이 안 와도 어떤 거절이든

기꺼이 다 받아들이고 끊임없이 일을 찾고 있단 것.


그리고 실제로 댄서 오디션을 봤고, 합격이 됐고,

호텔에 고용이 되서 실제로 공연을 해야하는 일로 돈을 벌고 있다는 지금 이 현실

여기서부터 시작하는 거야.


쉽고 단순하고 디즈니같은 코스튬을 하고

율동에 가까운 춤을 춰야하는 여기서부터

바닥을 다지는 거야.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올라가자.

이렇게 조르바처럼 하나하나 내가 다 직접 만들어가고 쌓아가는 과정은

이 춤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의 실험기는

과연 정말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중요한 건 그냥 성공하는게 아니라,

내게 맞는 방법, 고유한 방법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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