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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에 춤추는에세이스트
Apr 29. 2024
외로움에 홀로 놓여진 밤이 오면
스페인 워킹홀리데이 120일째
참 곱게 빚어놓은 듯한 예쁜 이별도 있고,
뜨뜻미지근한 이별도 있고,
불편한 이별도 있다.
이 짧은 4개월안에 얼마나 셀 수 없이 많은 이별을 했던가
이별과 외로움은 늘 친구처럼 따라다닌다.
더 많이 이별할수록 더 많이 더 자주 외로움을 느끼곤 한다.
이토록 사람앞에 한없이 약해지는 나란 인간이,
뭐든 다 쉽게 질려하면서 단 하나 질리지 않아 하는게
인연이고 관계인 사람이,
여행을 한다는 건 이렇게 끝없이 이별해야하는 건 줄 알았으면서도
기어이 또 여행길에 올랐고,
매번 문득 찾아오는 이 외로움 속에 홀로 가만히 놓여있곤 한다.
이렇게 해외에서 긴시간 살아보는 여행을
그 누가됐건, 그 사람이 몇살이건
무조건 추천하고 싶다.
반드시 꼭 가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 무엇을 상상하든 당신은 그 이상의 놀라운 일들을 겪을 것이고,
당신이 생각하는 "나"라는 것이 얼마나 와장창 깨질 수 있는지도 겪게 될 것이다.
그러나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으로 정말 많이 외로울거라고도 말해주고 싶다.
그 말을 들음으로 조금은 그 외로움이
찾아올 것을 예상한다면,
최악을 상상한다면,
그보다 덜 외로울 수도 있으니까.
콜롬비아에 아무것도 모르고 뚝 나를 떨궈놓았을 때
그 못 견디게 고통스런 외로움에 비하면 ..
충분히 외로울거라고 예상했고,
수많은 이별을 해야할거란 것도 알았고,
그래서 늘 혼자이겠지만
나는 너와 함께할 거라고
스스로에게 담백하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기에
그나마
이 감정들을 스스로 인정하고 어느정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됐다.
많은 불편한 상황을 만났었고,
이제 겨우 문화차이에 좀 적응이 됐고,
이제 막 친구들에게 더 만나고 친해지고 싶다고 연락이 올 즈음인
지금, 이 곳,
안달루시아와 이틀 뒤면 이별한다.
이만 외로움은 오늘 글 속에 남겨두고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나
새로운 세계를 만나러 가야지
4월의 마지막 날, 카나리아 제도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