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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함이 아니라 고유해지는 삶

스페인 워킹홀리데이 197일째

월요일 저녁 9시에 일이 끝나면

호텔에서 나와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인

해안산책로를 걷는다.

절벽아래로 펼쳐진 모래사장으로

밀려들어오는 파도를 바라본다.


내 머리 바로 위엔 반짝이는 몇개의 별이 있고,

손톱달이 빼꼼히 야자수들 사이에 비춰질 때


매일 오는 그 곳에


한낮의 뜨거운 태양에 달궈진 그 돌로 지어진 자그마한 전망대위에 누워

가만히 태양이 삼켜지고

천천히 노을빛이 내려오고

까만 밤속에 점점 달이 금빛으로 밝아오고

하나 둘 가로등불이 붉게 물들때까지


가만히 이어폰을 끼고 돌 위에 누워

따땃한 온도를  느끼면서 하나의 음악이 끝나고

다른 음악이 시작되기 전의

그 고요 속에 파도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나는 이 세상에 어떤 이로 빚어지고 싶은지 사색해본다.


블랙핑크 BTS 로살리아 같은 슈퍼스타들도 있는데 내가 정말 그런 사람이고 싶은지


그들이 입은 착장이, 그들을 찍은 화보가, 그들이 찍은 비디오가 멋지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그 자리에 올라야만 찍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찍고싶으면 언제든 지금부터 찍어나갈 수 있는 거라는 생각.


이 세상을 내가 기록하고 싶은대로

내가 바라본대로 세상에 보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고유하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느리지만 단단하고 자기답게 성장해간 아티스트들을 생각했다.


스텔라장 신지훈 최유리 ..


아주 유명해서 전국민이 다 알만한 아티스트가 되거나 미치도록 유명해져서 일거수 일투족이 다 주시되고 행동 하나하나에 꼬투리잡히고

미친듯이 기삿거리가 쏟아지고

정치의 희생양으로 마녀사냥 될 수도 있고

온갖 음란물의 성 모델화가 될 수도 있는

그런 유명인의 삶을
내가 감당해낼 수 있을까?


그걸 감당해낼만큼 내가 사회에 해야할 역할이 있다면

받아들여야겠지만,

인적으로 그걸 원하거나,

그게 나에게 맞는 길일까?

떠올려본다.


 자유라는게 거세된 스타의 삶을 사는 것이

내가 원하는 삶일까?


슈퍼스타들의 삶이 실은 얼마나 외로운 일인지..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고 나로 인해 영향을 받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지만


언젠가 그런 사람으로 성장하길
간절히 그걸 원하지만
느리더라도 단단하게
고유한 나로 알려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세상에 어떤 사람으로

빚어지고 싶은가?

30대의 가장 큰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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