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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시옷 Feb 11. 2021

발견하는 삶

호흡에서 시작된 시선

숨이 잘 안 쉬어질 때가 있다.
불안하거나,
생각한 대로 잘 되지 않을 때,
혹은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

그럴 때..
호흡을 한다.
깊게 들이마시고 깊게 내 쉬어 본다.
요가를 한 이후에는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 수월해졌다.

그럴 때 두 눈과 마음을 한곳에 집중시킨다.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오로지 호흡에만 집중한다.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생각하지 않기 위해

생각하지 않는 것에 집중하는 것,
집중한다는 것은 놓치지 않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호흡을 하고 명상을 하며,

자신의 감정을 놓치지 않기 위해
천천히, 그리고 면밀히 들여다본다.
반성할 일들을 다시 되새겨보고,

칭찬할 것은 칭찬하며,
아쉬운 일은 미련을 남기기보다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한다.

이전에는 쩔쩔매고 힘들었던 육체의 고통을
호흡의 시간들을 가지고 난 후,

조금이나마 극복할 힘을 가지게 되었고,
어느 순간부터 이 시선들을 밖으로 옮겨보았다.

이미 모두 알고 있는 말일 수도 있겠지만,
이미 모두 알고 있는 생각들일 수 있겠지만,
느끼며 바라보는 것.
그리고 다시 되뇌어 주는 것.
그러다, 혹여나 다른 이들이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조심스럽게 꺼내는 것.
이전에 흘러 보내던 것을 민감하게 느끼고 발견하는 시선.

여러 생각들이 가지를 뻗어 나아가다
어느 순간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은 모니터 앞에 앉는다.
 
매일 변하는 바람의 온도,
(거대한 자연의 소리와 그 안의 나)

어느 순간 조금씩 달라지는 사람들의 옷차림,
(옷차림 위 사람들의 표정과 삶의 흔적들)

동네 꽃집 앞에 어제와 또 다르게 진열된 꽃들,
(생각지 못한 색의 조합들과 다양한 이야기 속에 자리할 선물의 형태)

귀가하는 발걸음에 마주친 작은 길고양이의 날랜 모습,
(작은 생명체의 쉽지 않은 고된 삶)

잠시라도 이전보다 주의 깊게 바라보다 보면,
그 안에서 여러 가지 모습들을 본다.
자연을 보고, 사람을 보고, 동물을 본다.
그리고 그런 나를 다시 발견한다.

그러다 보면 매일의 하루가
흘려보내는 것 같지만 

쉽게 흘려보내지 않는 것 같다.
흔한 일이지만 흔하지 않게 된다.

오늘도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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