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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mf Feb 19. 2024

인간 소화 프로젝트

우리는 인간관계에 있어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우린 긍정적인 감정보다 부정적인 감정에 보다 큰 자극을 받고, 집중하고, 심지어 매몰된다.


나 역시 최근에 어떤 특정한 관계에서 가끔 느끼던 서운함에 매몰됐었다. 그리고 그때, 나를 많이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왜 이런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게 되었을까, 무엇 때문에 서운함을 느끼는 것일까. 그 과정에는 많은 작은 깨달음이 있었다. 잠시 나열해보고자 한다.


1. 한 사람한테 너무 많은 것들을 기대함(상대방이 슈퍼맨이길 바람)

2. 서로 다른 서운함(감정)의 포인트

3. 상대방의 원초적 자아(본능, 습관)와 사회적 자아(사회적으로 습득된 규칙, 배려, 예의)에 있어 사회적 자아에만 집중하고, 좋아했었던 나


특히, 그중에서 세 번째 포인트는 나에게 크게 다가왔다. 누구나 본성이 있고, 사회적으로 습득된 사회적 자아가 있다. 나는 어쩌면 상대방의 정돈된 껍데기의 단정함을 좋아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 싶었다.


그 껍데기 속 장기들은 기괴하다. 나는 그 기괴함에 놀랜 셈이다. 하지만, 장기들은 그 생명체가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자 필수기관이다. 모든 생명체가 갖고 있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숨겨져 보이지 않는 기괴함이다. 나도 가지고 있다. 나도 갖고 있는 나도 모를 기괴함을 상대방에게서 보고 새삼 놀랜 셈이다. 기괴함에 놀라 그것이 가진 심연의 미와 소중함을 회피했다.


흔히 서로 ‘맞춰나간다’ 고 말한다. 나는 이를 서로를 ’ 소화한다 ‘고 표현하고 싶다. 맞춰나간다는 말은 알게 모르게 피상적인 느낌이다.


나는 상대방을 꼭꼭 씹어 소화시키고 싶고, 나 역시 그렇게 소화당하고 싶다.


그래서 그 괴기한 아름다움을 맘껏 음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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