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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디 Aug 19. 2020

각자마다의 회사생활

조직개편과 승진 그 사이에서

날씨 추운 겨울,

우리나라 기준으로 약 12월부터 1월, 요즘엔 꽃샘추위도 꽤 강하니까 3월까지.


각 기업들은 각자의 타임스케줄을 가지고

조직개편, 승진심사 등

어떤 이는 회사생활의 모든 것 이라고도 하는. 인사발령을 실시한다.


"각자마다의"라는 말이 문법에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각자의 회사생활이라고 하기엔 밋밋한 느낌이 있어 친구들과 회사생활을 이야기할 때면


참.. 각자마다의 상황이 있네..라는 말을 많이 하곤 한다.


우리 회사는 12월 1일에 조직개편, 3월 1일에 승진 발표를 하는 회사이다.

두 번의 희비가 엇갈리는.


둘 중에 어떤 게 파급력이 크냐라고 물어보면 우리 회사는 단연 조직개편이다.

승진은 특히 과장까지는 요건만 다 채우면 중간만 해도 무리 없이 올라가기 때문에 별 임팩트는 없는 편. 그런데 조직개편은 요 몇 년간 파격에 파격이었다. 내가 있는 팀을 포함해서.


그런데 다른 회사에 다니고 있는(물론 업도 다르다) 나의 절친은 조직개편에는 별 관심 없다. 부서가 바뀌지도 않거니와 파격적으로 개편되거나 조직이 붙었다 떨어지거나 하는 건 없단다. 그런데 문제는 승진 발표. 절친의 회사는 승진 발표를 연말에 하는데

이게 참 골 때린다.


낮은 직급이어도 작년에 진급을 못했더라도 (별 이유 없이 말이다.) 승진은 발표날 때까지 아무도 모른다. 보통은 20일 전후로 승진심사 결과가 발표되는데, 승진인원이 모두 재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경우, 승진 발표 예정일은 예측할 수 없다. 예측할 수 있는 범위는 크리스마스날 혹은 12월의 마지막 날, 연인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할 그때라는 것. 물론 그 시간에 승진심사 결과가 좋다면 기쁨이 배가 되는 시간이겠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두배로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 본인 그리고 가족까지도.


또 다른 내 친구는 나처럼 무리 없이 과장까지 승진한 케이스이다. 워낙 똑똑하기도 하고 인성이 좋기도 하고, 직무 변경 없이 쭉.

그런데 과장 2년차에 다른 계열사로 뚝. 발령이 났다. 회사의 위기경영으로 인해.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혼자 발령이 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같은 아픔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 그렇다고 하더라도 과장이 새로운 곳에서 적응한다는 것은. 그리고 그것이 자의가 아니라 타의라는 것은. 자존감 무척이나 떨어질만하다. 하지만 속은 타들어가도 티 낼 수 없는 게 직장인의 슬픈 팔자라고나 할까.


내 경우는 조직개편에서도 승진에서도 이득을 본 케이스다. 특별히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는 않았지만, 소위 말하는 (입사한) 시기 빨, 부서 빨로 인해 좋은 환경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다. 그런데 나는 성격이 유연하지가 않아서 그런지 회사에서 사람을 얻지 못했다. 내 사람이다 싶은 사람이 있은 적도 있었지만, 그들이 퇴사하니 공감대가 사라진 내 사람은 그저 추억일 뿐.


여자라서 그럴 수도 있겠다. 여자인 본인은 느끼지 못하지만, 조직에서는 어쨌든 남자가 5배만큼(누가 비교해봤는지는 모르겠지만)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여자들이 항상 남자들의 험담 대상이 되고 까임 대상이 되고 그런다고. 같은 월급 받고 여자는 편하게 다닌다고 생각하니까. 굉장히 논란이 될 수 있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은 여자와 남자를 가르고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통념상으로 정하고, 이러한 회사들이 많은 것 같다.


회사에 대한 불만을 쏟아 놓을 수 있는 B어플에서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내놨더라.

URL을 타고 들어가서 검색창에 원하는 회사 이름을 검색하면 우리 회사가 몇 년도 문화를 가지고 있는 회사인지 알려준다.


우리 회사는 1990년대, 여자 입장에서 보자면 과차장까지 승진에서 불이익은 없지만 그 이후로는(부장, 임원을 이야기한다.) 급격히 숫자가 떨어지는. 육아휴직을 1년 통째로 쓸 수 있지만, 초등학교를 대비하여 육아휴직을 나눠 쓰는 과장급 여자 직원을 이해 못하는. 아주 못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시대를 선도할 정도도 아닌.


아까 말한 내 친구들의 회사는 1980년대로 나왔다. 이거 좋아해야 하는 건가, 싶었다. 그들보단 나은 건가 사실은 2000년대 이상의 회사 없는 거 아냐?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호기심이 생겨서 생각나는 대로 검색해봤다. 거의 80년대나 90년대, 2000년대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한 군데 2020년의 회사가 있었다. 그 회사에 다니는 지인한테 바로 물어봤다. 진짜 이러냐고

그러더니 지인 왈 "오. 진짜 맞아요. 신기하네. 공유해줘서 고마워요!! 다음에도 이런 거 공유해줘요!!."


답변부터 현재를 사는 사람스럽다.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그 회사는 잘 나가나 보다. 미래도 창창해 보인다. 잠깐 부러워했다. 하지만 내가 초라해보이비 않으려면 이런 혼잣말을 해야했다.

"각자마다의 회사생활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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