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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세행복수집러 Feb 01. 2022

진격의 눈오리

"아빠 제가 오늘 작품 만들었어요"

오래간만에 큰 눈이 와 누나랑 함께 눈오리 만들기 툴을 들고나갔던 둘째가 소리를 치며 들어온다.


"아빠 보여드릴까요?"

대답도 하기 전에 1시간 동안 만들었다는 눈사람(오리?) 작품을 카톡으로 보내온다.

자신이 만든 눈오리를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아이의 흥분된 목소리에서 느껴진다.


얼핏 봐도 나름대로 주제의식(?)을 가지고 눈오리를 만들어 놓았다.

이럴 때는 아이의 편을 들어주는 것이 아빠로서의 도리다.

"눈사람 작품 이름은 뭐야?"


갑작스러운 나의 질문에 당황할 법도 한데 미리 준비라도 해온 듯이 막힘이 없다.

"이건 진격의 눈오리,  이건 눈오리 사람, 이건 눈오리 피자요" 눈을 반짝거리며 조목조목 작품을 설명하는 아이가 귀엽기만 하다.

"와~ 이거 진짜 준서가 만든 거야?"

"네! 누나가 조금 만들고 거의 제가 다 만들었어요"

일성아파트 설맞이 눈오리 대작 <진격의 눈오리>

이야기를 들어보니 진격의 거인 성벽 위에서 조사단원들이 거인들을 바라보며 일렬로 서있는 모습이라고 한다. 아마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아빠 이걸로 글 쓸 거예요?"

'응? 아 그럴 생각 별로 없는데...'

아들이 이렇게 물어보는 것을 보니 자신의 작품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여 주고 칭찬도 받고 싶은 모양이다.


오케이~!! 아들의 마음이 접수되었습니다.

"아들.  인스타로 할까 브런치로 할까?"

"전 아무거나 상관없어요"

하지만 눈빛은 다 해주세요인데.



일단 인스타에 아들의 사진을 올려 준다. 다행히 올리자마자 인친 세분이 하트를 눌러 주셨다.

"아들 벌써 3명이나 좋아요 해 줬어."

"와~!! 벌써요. 정말 대단한 거 아니에요."

"그럼. 우리 아들 너무 대단하다."



귀여운 우리 막내아들

아빠가 보기엔 오늘 눈오리 작품 퀄리티도 훌륭하고 제목도 아주 맘에 들어. 최고야!!

혹시 자랑하고 싶은 거 있음 아빠한테 말해주렴.

아빠가 팍팍 자랑해 줄게.


아빠는 준서 너무너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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