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 일과 중 하나는 아이들이 공부한 학습지의 정답을 확인하는 일이다.
그런데 오늘 아이 학습지 정답을 맞히는데 유독 국어에서 틀린 문제가 많았다.
아이 말로는 아직 학교에서 배우지 않아서 그렇다는데 그래도 그렇지.
모두 속이 상한다. 아이들에게 정답을 알려주는 나도 속 상하고, 옆에서 그걸 듣고 있는 아이도 속 상하고.
『반야심경 마음공부』라는 책을 보면 인생의 고통을 줄이려면
'그게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라고 한다.
나는 아이가 꼭 공부를 잘해야 한다. 문제를 다 맞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 아이는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 성공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이 나의 마음을 고통스럽게 했다. 국어 문제 몇 개 틀렸다고 크게 불행해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기껏 국어 문제 몇 개 틀린 거 가지고.
오늘 다시금 생각해 본다.
반드시 이래야만 한다는 생각을 벗어버리고 마음의 안정을 찾자.
아이들이 공부를 잘해야만 행복해진다는 법은 없으니까. 아이의 행복은 내가 대신 느껴줄 수 없고 우리 아이가 느껴야 하는 것이니까.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건강하게, 그냥 이렇게 이 세상에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기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