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 특징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내 아이가 반에서 인기가 많은 ‘인싸’이길 바랍니다. 아니면 가장 인기가 많은 ‘인싸’ 무리에라도 끼었으면 싶습니다. 사실은 ‘인싸’ 무리가 아니어도, 방과 후나 주말에 같이 놀 정도로 친한 친구들만 있어도 충분히 만족합니다. 이것마저도 어렵다면 도저히 포기하기 어려운, 단 하나의 바람만 남습니다. ‘반에서 같이 다닐 친구가 단 한 명이라도 생겨서 외톨이는 안되었으면...’입니다.
특히 친구를 사귀기 어려워하거나, 친구 문제로 소외나 갈등을 겪어본 경험이 있는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더욱 간절합니다. ‘올해는 제발 체험학습 모둠 짤 때, 어느 모둠에 들어가야 할까 고민하는 일이 없기를’ 모든 신께 기도를 드리고 싶은 심정이 됩니다. 아이가 사춘기 시기라면 ‘모둠은 어떻게 됐어? 꼈어?’라고 물어보지도 못하고 아이 눈치만 살피기도 합니다. ‘우리 아이만 왜 그런 속상한 일을 당했을까, 우리 아이 문제가 있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기도 합니다.
내 아이가 반에서 인기가 많은 아이면 좋겠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습니다. 특히나 아이가 ADHD이거나 사회성이 부족한 경우에는 해마다 반복되는 어려움을 겪습니다. 제 아이 역시 그랬습니다. 충동과 과잉행동으로 눈에 띄는 행동을 하거나, 주의력 결핍으로 인한 잦은 실수와 꼼꼼치 않은 문제가 양쪽으로 함께 나타나니 학교생활이 쉽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ADHD 진단을 받은 중학교 1학년, 목표를 수정했습니다. ‘ADHD 내 아이, 인싸는 아니어도 최소한 친구들이 싫어해 피하는 아이로는 만들지 말자.’였습니다.
학생들이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심각한 순서대로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청결과 위생에 문제가 있는 아이입니다. 샤워를 자주 하지 않아 몸에서 냄새가 나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사춘기 시기에는 성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어 냄새가 더 많이 나 주의가 필요합니다. 샤워만 하고 머리를 감지 않아서 기름져 있거나 비듬이 보이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중학생인데도 수저로 먹는 훈련이 잘 되어 있지 않아 반찬을 자꾸 손으로 집어 먹다가 몸에 쓱 닦곤 합니다. 수저로 밥을 먹어도 자꾸 흘리며 먹거나 입에 음식물을 넣은 채 말을 하다가 주위 아이들 식판에 튀기기도 합니다. 한 번은 괜찮지만 반복되면 아이들은 점차 대놓고 피하게 됩니다. 괴롭히길 좋아하는 아이들 눈에 띄면 놀리거나 괴롭힘의 대상이 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ADHD가 아니더라도 전두엽 발달이 덜 된 아이들이 많아 샤워를 스스로 매일 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씻는 습관이 루틴으로 자리 잡을 때까지는 부모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오늘 씻는 날이야! 몇 시에 씻을래?’라고 씻을 시간을 아이 스스로 정해 씻게 해 주세요. 자기 효능감은 자율성에서 시작됩니다.
둘째. 자기중심적이거나 이기적인 태도를 지녀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아이입니다. 중학생까지는 전두엽 발달 개인차로 유아형 자기중심적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자기중심적 태도가 지나치면 이기적인 사람으로 오해받아 관계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친구가 먼저 줄을 선 것을 못 보고 새치기를 한다던가, 친구가 가져온 과자를 물어보지도 않고 먹기도 합니다. 한두 번은 괜찮지만 반복되면 좋지 않은 이미지가 형성됩니다. 학생들은 싫은 것까지 참을 정도로 인내력이 발달하기 전이라 그러려니 하지 않고 멀리하게 됩니다.
셋째, 매사에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으로 말하는 아이입니다. 말을 할 때마다 ‘그게 아니고 이런 거 아니야?’라며 내 말이 틀렸음을 증명하려 합니다. 또는 ‘에이 그게 말이 돼?’라며 늘 부정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내 말이 부정당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다. 근데 이럴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표현이 더 좋습니다.
넷째, 잘난 척이 심해 우월감을 드러내며 남을 은근히 무시하는 아이입니다. 자신감과 잘난 척은 다른 문제입니다. 자신감이 지나쳐 뽐내는 행동과 표정으로 일관하거나, ‘에이 네가 무슨~’이라며 남을 은근히 무시하기도 합니다. 매번 받은 선물 자랑을 늘어놓거나 비싼 데 가서 외식했다고 매번 자랑합니다. ‘넌 안 가봤어? 신기하다.’라고 말하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자랑을 자꾸 하니 비교가 되어 우리 집이 싫어집니다. 나를 낮아지게 만드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도 흔하진 않을 것입니다. 아직 미성숙한 학생이라 잘난 척은 참아야 하는 걸 몰라서 그러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숙한 태도는 겸손함이라는 걸 가정에서 반드시 알려주어야 합니다.
다섯째, 거짓말을 자주 하거나 말이나 행동이 가식적인 아이입니다. 아직 학생인데 완벽하게 남을 속이는 게 가능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거짓말 일명 허풍을 자주 떨거나, 앞과 뒤가 다르게 행동한 게 밝혀지면 아이들 마음은 빠르게 식습니다. 날 속였다고 생각해 배신감이 들기 때문입니다. 몇 년 전 저희 반 은지가 고민이 있다며 왔습니다. 변성기라 목소리가 중저음인 것이 싫어 일부러 학교에서는 밝고 귀여운 목소리로 바꾸어 행동했는데, 이걸 눈치채 의심하는 아이들이 생긴 것 같답니다. 목소리가 가식인 게 밝혀지면 어쩌냐고 전전긍긍합니다. 시작이 잘못되어 1학기 반장임에도 절친한 친구를 만들지 못합니다. 왜 가짜 목소리를 낸 건지 눈치챈 친구들에게 솔직하게 너의 마음을 털어놓으라고 했습니다. 다행히 몇몇 아이들이 이해해 주었습니다. ‘가짜 목소리도 네 목소리의 일부야!’라고 말해주는 친구도 생겼습니다. 거짓말이나 가식이 들통나면 진심을 담아 사과해 해결하는 게 좋습니다.
여섯째, 다른 친구와 사귀는 걸 방해하며 친구에게 과하게 집착하는 아이입니다. 몇 년 전 담임했던 은영이가 생각납니다. 자기가 다른 친구와 말을 하고 있으면 혜인이가 옆에 와서 팔짱을 낀답니다. 자기가 누구랑 말해도 늘 어느새 찾아내어 옆에 온다고요. 그런 후 나중에 나와 말했던 친구 험담을 계속 늘어놓는답니다. 험담 상대는 오늘 누구랑 얘기를 나누었는지에 따라 매일 달라졌고요. 은영이는 혜인이가 너무 부담스럽고 숨이 막혀 슬슬 피했답니다. 그랬더니 섭섭해하며 카톡이나 DM으로 자기 전까지 계속해서 메시지를 보내온답니다. 결국 은영이는 혜인이를 멀리한 후 다른 친구들과 가까이 지내게 되었습니다. 인간관계는 유동적이며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다, 멀어지면 또 다른 새로운 관계가 생기기도 한다는 점을 알려주는 게 좋습니다.
일곱 번째, 사회적 신호 파악이 부족해 분위기에 맞지 않게 행동하는 아이입니다. 중학생들 표현을 빌자면, ‘눈치 없이 나대는 애’랍니다. 그리고 남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고 자기 말만 늘어놓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도 비슷합니다. 심지어는 남이 말할 때 언어 충동을 참지 못하고 말을 끊고 자기 말을 이어서 합니다. 잘 참았다고 해도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런데 난 말이야.’라며 화제를 본인으로 금세 돌려하고 싶었던 말을 이어서 합니다. 이 둘 다 사실은 전두엽 문제이며, ADHD 아이들에게 흔하게 나타납니다. 가정에서 부모님의 꾸준한 지도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누가 말을 걸어도 매번 뜸을 들이며 대답이 늦거나 없는 아이입니다. 이 경우 타고난 성격이 소심하거나, 교우관계에서 부정당한 경험이 쌓여 트라우마가 된 아이들이 이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말을 걸었는데 대답이 늦거나 없으면 말 건 친구는 ‘아. 얘는 나랑 말할 마음이 없구나.’ 또는 ‘나랑 친해질 마음이 없구나. 날 안 좋아하나?’라고 생각해 다음에 말을 걸지 않게 됩니다.
학생들이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고 해서 전부 왕따나 학교폭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왕따나 학교폭력은 위의 사항에 전혀 해당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성격이나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학생들이 착하고 순해 보이는 아이 한 명을 골라 괴롭히거나 따돌리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 아이들과 무관하다는 점을 밝히며 이번 글을 마무리합니다.
<사춘기, 학교에서 살아남기 1> 브런치북은 매주 목요일, 기존의 <ADHD 교사 자녀, 학군지에 던져지다> 브런치북은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제 글이 누군가에게 위로와 공감이 되고 나아가 도움이 되길 소망하며 글을 씁니다.
다음주 목요일에는 '내 아이, 인싸를 따라잡아 보자 - 학교에서 인기가 많은 아이들 특징'에 대한 글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