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범 Apr 28. 2020

90년대생이 신입사원으로 왔다

미생으로 바라본 신입사원

2014년에 최고 시청률 8.2%를 기록하며 화재를 모았던 드라마가 있었다.

그 드라마는 바로 tvN의 미생이다.

드라마 미생. 총 20부작. 2014.10.17. ~ 2014.12.20.

그런 미생이 방영 종영한지도 벌써 6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26살의 신입사원이었던 장그래, 안영이, 장백기를 현재 나이로 계산하면 32살. 김동식 대리(장그래 사수, 영업 3팀)의 나이가 된 것이다.

당시 26살이었던 신입사원들. 여기에 한석율도 있는데, 그는 27살이었다.

장그래, 안영이, 장백기 그리고 한석율까지. 학벌, 성별, 집안 배경, 성격 등 다른 거 투성이었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바로 '80년대생'이라는 점이다.


이들에게서 80년대생의 특징이 잘 나타나는데, 고학력자인 안영이, 무역 학원에 다니던 한석율, 독어를 원어민급으로 구사하는 장백기 등. 개인 스펙. 즉, 개인 능력을 중시하고 끊임없이 개발한다는 점이다.


개인능력으로 들어온 회사에 장그래가 낙하산으로 들어오니, 그를 무척 싫어했던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연령대와 상관없이 '낙하산'을 싫어하는 게 사실이지만, 드라마 초반부 인턴들은 장그래를 왕따까지 시켰으니...)


80년 대생들 사이에서 '스펙 열풍'이 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책 '90년생이 온다'에서는 80년생들이 회사만 믿고 헌신했다가 정리해고당하는 60~70년 대생들을 봐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생에서도 '상사맨'이라 불리던 오상식 과장이 한순간에 정리해고당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90년생 vs 586세대


90년생(31세)부터 99년생(21세)까지, 직장과 대학으로 진출하면서.

자연스레 신입사원이란 타이틀도 80년대생에서 90년대생으로 옮겨졌다.


사회초년생인 90년생들은 오늘 회사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자신이 직접 겪었거나 들은 얘기를 커뮤니티에 자주 공유한다. 그러면서 서로 공감하고, 위로하며 회사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다.


이야기의 주제는 다양하지만, 특히 과장이나 부장. 즉, '586세대와의 갈등'인 경우가 많다.

*586세대: 50대의 나이로, 1980년대에 대학에 입학하고 1960년대에 태어난 세대


가령 '이걸 제가 왜 해야 돼요?'라고 묻는 신입사원에 당황한 과장.

입사한 지 하루 만에 회사를 그만둔 이야기.

상사의 폭언에 참지 않고 맞받아쳤다는 사원의 이야기 등.


14년도 미생에서 보여줬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어쩌면 180도 바뀌었다고 할 수 있는 모습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방영 당시 오상식의 나이는 43살. 지금은 49살이다.

586세대의 전형적이라 할 수 있는 오상식 과장 (아직 49살이지만).

아마 전국의 오상식 과장들은 요즘 신입사원들 때문에 머리가 아플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여태껏 군말 없이, 열심히 일하던 장그래나 안영이 같은 신입사원만 봐오다가

'이걸 제가 왜 해야 돼요?'라는 신입사원이 나타나면.. 아찔-할 것이다.


이걸 제가 왜 해야 돼요?


'이걸 제가 왜 해야 돼요?'라는 말을 단순 반항 정도로 여기지 말고,

이참에 한 번 분석해보자.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춰볼 때, '이걸 제가 왜 해야 돼요?'가 튀어나오는 경우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는 주어진 이 일이 내가 할 일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는 경우.

두 번째로는 추가 업무임에도 보상이 없는 경우.


우선 첫 번째 경우를 살펴보자면. 요즘 친구들은 지금 내게 주어진 일이 '원래 내 일인지' 아니면 '저 사람이 떠넘긴 일인지'를 쉽게 알아낼 수 있다는 얘기다. 


인터넷에 너무나 많은 정보가 있고, 유튜브만 하더라도 관련 직군의 브이로그나 관련 영상으로 비슷한 사람의 상황과 나의 상황을 쉽게 비교, 분석할 수 있다. 


그리고 커뮤니티에 '상사가 이러이러한 일을 시켰는데, 신입사원이 하는 게 맞나요?' 라고 한번 툭 던져놓으면, 여러 사람이 댓글로 알려준다.


두 번째는 보상이 없는 경우다.

내 시간과 노동이 들어갔음에도 그 보상이 미미하거나 없으면 바로 '이걸 제가 왜 해야 돼요?'가 툭 튀어나오는 것이다.

추가 업무에 보수는 그대로라든지, 성과를 다른 사람이 받는다든지 등등. '내가 왜 해야 되냐'는 말과 동일하다.


일을 더 시키고 싶으면 그에 맞는 보상을 주면 되는데, 가장 확실하면서 깔끔한 보상은 '돈'이다.

하지만 회사나 개인의 사정, 기타 등등의 이유로 보상을 지급 못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회사를 위해' 또는 '이 일이 언젠간 너에게 도움이 될 거야' 같은 말로 구슬리기보다 차라리 '이번만 도와달라는 식'으로 솔직하게 말하는 게 낫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춰볼 때, 60~70년 대생분들은 90년생들을 '도대체 뭐지?', '별종이다', '절실함과 책임감이 없다'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고. 


80년대생 선배들은 '게으르다', '이기적이다', '용감하다' 정도로 여기는 것 같다.

서로 이해가 되지 않으니 오해가 쌓이고, 오해가 쌓여 각종 갈등이 일어난다.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 세대 간 갈등도 점점 깊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이해에는 관심이 필요하고, 관심은 대화로 보여줄 수 있다.


그러니 도저히 이해 안 되는 저 신입사원. 

'쟤 참 별종이네.'라고 생각하지만 말고 진솔한 대화를 한 번 나눠보자.


그렇게 대화로 오해를 풀고, 합을 맞추다 보면

오상식과 장그래 같은 콤비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매거진의 이전글 남녀 사이에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