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력을 끌어올리는 나만의 방법

의도적으로 부담스러운 상황 만들기

by 심 코치

난 말로 떠벌리는 성향은 아니다. 그런데 정말 큰 목표나 계획이 생겼을 땐 일부러 가족과 주변 지인들에게 공공연히 알린다. 일종의 선언이다. 호기심이 많아 이것저것 끊임없이 사부작 거리지만 인내심이 다소 부족한 나를 위한 특약 처방 같은 거다. 어학연수 가겠다 선언하고 동네 작은 신문사와 레코드 가게에서 투잡 뛰었던 97년도..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그 이후로 뭔가 도전거리가 생기면 난 늘 주변에 선언을 하곤 했다. 부담스러울 거란 걸 알기에 일부러 그러는 거다. 스스로 부담 느끼라고... 그래야 실행력이 따라오니까.


작년 상반기 책 쓰겠다 선언했고 일정이 연기되긴 했지만 올 1월 정말 출간했다. 투고 후 계약 전까지의 과정 동안 부담스러움을 체기처럼 가슴 한 구석에 얹고 있었다. 가끔은 새벽까지 잠이 오지 않을 때도 있었다. 계약 후에야 맘이 좀 편안해졌지만 그 또한 오래가지 않았다. 그다음 목표가 정해지지 않아서였다. 뭐 하나를 이룬 후 그 성취감을 너무 길게 가져가지 않는 편인데 작년에는 유독 힘들었다. 모두를 힘들게 한 코로나 때문만은 아니다. 나 자신이 방향성을 잃은 채 간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 발을 불확실한 도전과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양쪽 가능성에 모두 담근 채 말로는 왼쪽이라 하면서도 오른발을 완전히 빼지 못하고 있었다.


난 왜 떠벌리는 말과 달리 나머지 한 발을 계속해서 무언가에 걸치고 있었던 걸까? 이번 주에야 그 한 발을 완전히 빼버렸다. 왜 이렇게 결정에 오랜 시간이 걸린 걸까? 좀 더 빨리 발을 뺐다면 그만큼 시작이 빨랐을 텐데 하는 후회가 들긴 하지만 어차피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으니 지금부터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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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을 했으니 다시 Go다. 최근 컨설팅을 신청하려던 나를 '언니는 전문성이 이미 충분한데 뭘 또 배우려고 그래?'라며 지인이 말린 적이 있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1년 전 외부 교육을 통해 알게 된 누군가의 얘기가 겹쳐졌다.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은 거의 동일한 얘기를 정확히 1년 전에도 들었었기 때문이다. 난 왜 자꾸 무언가를 배워서 끊임없이 채우려고 하는 걸까? 이 정도면 정말 교육 중독증 인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채우고 채워도 새로운 정보는 끊임없이 쏟아진다. 모든 걸 다 알 수는 없다. 인풋은 이제 그만.... 내가 현재 갖고 있는 전문성을 콘텐츠화 해서 아웃풋을 계획할 때다.


이번 주부터 말로 선언하기 시작했기에 난 벌써부터 부담스럽다. 부담스럽다 하면서도 가슴은 또 두근거린다. 두근거리다가 또다시 막막하고.... 막막하다가 다시 희망에 부풀어 오른다. 어쩌겠나?? 이렇게 타고난 걸... 부등호가 두근거림 쪽으로 입을 ‘쩍’ 벌리고 있으니 앞으로도 계속 이럴 거다.


타고나기를 누군가처럼 도전을 좋아한다거나 새로운 시도앞에 망설임이 없어서가 아니다. 난 그런 사람들을 부러워 한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나도 두렵고 불안하며 앞날이 걱정된다. 다만 호기심으로 인해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이 남들보다 아주 조금 더 많고....목표가 정해지고 무언가 새로운 걸 시도하려 할 때의 그 두근거림의 맛을 남들보다 조금 더 알아서다. 타고난 게 아니라 시도하고 과정과 결과를 경험하다 보니 그 맛을 알아버리게 된 거다.


불확실성, 불안함, 막연함 등은 앞으로 내가 뭘 하든 평생 나를 따라다닐 거다. 어차피 안고 가야 하는 거라면 차라리 그 부담스러움을 배가시켜 실행력을 높이는 수밖에.... 끈기와 인내심이 다소 부족한 나를 위한 나름의 처방 주사다. 예방 주사 한대 맞았으니 다시 시작이다. 이제 마음의 준비는 끝났다.


**이미지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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