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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영 Aug 02. 2022

2021년의 마지막 날

드디어 오늘이 왔다. 내일이면 또 새로운 한 해가 오고 나이는 한 살을 더 먹는다. 나이가 든다는 것, 내가 점점 더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 얼굴에 주름살이 생기고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 조금씩 갱년기 증상들을 보이고 때때로 일정들이 힘에 부치며 신체에는 노화로 인한 증상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는 나의 현상들을 순리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직까지 어렵다. 나의 자녀가 성인이 되어가고 있고 친구인 것만 같은 제자들이 어느새 엄마가 되고 학부모가 되고 시간은 속수무책으로 흘러간다. 


대학교 1학년 때 50대이던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던 때가 떠오른다. 너무나 인상적인 사건이었다. 그 때 그 분이 20대의 내가 너무 예쁘다며 자신도 그럴 때가 있었는데 언제 그렇게 시간이 지나버렸는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바로 엊그제가 본인 20대 같다는 것이다. 정말 엊그제 같을까? 하는 의구심이 일어 물었다. “정말 엊그제 같으세요? 30년도 더 전인데 정말 그래요?” 라는 질문에 “정말 그렇다”는 대답을 들으면서도 정말 그럴까 싶은 마음이 더 컸는데 이제 와서 나의 시간을 돌이켜보면 나 역시 정말 그렇다. 


30년의 시간도 돌이켜보면 화살처럼 속히 지났다. 그 때 그 분이 왜 그토록 내게 예쁘다고 하셨는지도 너무나 온전히 알게 되었다. 나 역시 지금 어린 친구들을 보면 젊은 시절, 젊은 모습이 그저 예쁘고 귀하다. 대학생들을 만나면 항상 너희가 얼마나 예쁜지 아냐고 꼭 얘기해 준다. 그리고 무엇이든 가능한 나이라는 것도 잊지 않고 말해준다. 그들이 꼭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서 말한다. 그 때 그 어른이 내게 해준 것처럼 이 아이들 중 누군가가 30년쯤 후에 내 이야기를 기억해 줄지도 모르니 말이다. 


이제 나는 그때 그 분의 나이가 되어간다. 지금 그 분을 만나도 내게 예쁘다고 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도 내게 무엇이든 시작해도 늦지 않았다고 말해줄 것이다. 지금의 ‘나’는 앞으로의 ‘나’ 중에 가장 젊은 날이다. 늙기 싫다고 버티지 않겠다. 주름살 생기고 피부탄력 떨어진다고 슬퍼하지 않겠다. 2022년을 앞둔 지금. 시간의 흐름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내 몸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겠다. 그리고 몸은 절정을 지나 쇠퇴할지언정 정신만은 더 절정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좋은 말을 더 많이 하고 아픈 사람을 위로하고 약한 사람의 편에 서고 가진 것을 기쁜 마음으로 나눌 수 있는 품위 있는 어른이 되겠다. 


내 앞에 펼쳐질 2022년을 기대하며 기다리고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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