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시대와 스냅감성의 추억
어느날 추억 때문에 얼떨결에 필름 하나를 구입했다. 싸이월드와 미니홈피가 sns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던 시절부터 몹시 인기있던 카메라 가 있었다. 레닌그라드 광학공장 상표명으로 유명한 LOMO의 LC-A 는 한 시절을 풍미하진 않았더라도, 스냅사진 에 감성을 담아 유행시킨 꽤 큰 콘텐츠였다. ‘로모’라는 이름도 ‘코닥’이라는 이름과 함께 필름카메라 시절을 함께 향유했던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설레는 이름으로 남아있다.
스냅샷과 짧은 글귀와 ‘감성’이라는 단어가 한 세대를 지배하던 시절이 있었고 그것이 그 때였다. 지금의 나는 감성이 유행하는 것도, 감성이 없는 것도 모두 동의하지 않는 쪽이지만 그 수상쩍은 유행의 흐름 속에서, 나는 감성 없이 찍힌 사진들이 어떤 새 감성이 되고, 유행에 따라 찍은 사진들이 흑역사로 묻히는 모습들을 보았다. 이는 문학 도 마찬가지다. 어느 쪽이건 내가 구시대 유물이라고 쉽게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진실을 가장 확실히 배울 수 있는 텍스트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의 무엇을 발전시키고 있을까. 핸드그립의 본딩이 낡아서 다 떨어져 가는 귀엽고 조악하며 낡은 카메라와 기술적 부족함이 누구도 반대하지 않는 감성의 색채로 둔갑되던 minitar2.8광각렌즈가 이제 감성을 좇지도 버리지도 못하는 내게 되묻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