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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성훈 Oct 02. 2022

두 번째 산문집 예고

첫 산문집 '사물들-The Things'의 후속작에 앞서

('사물들-The Things'Ryu Sunghoon All right reserved. 2021.)

 생각보다 많은 분들의 관심 덕에 첫 산문집을 성공적으로 출간하고 어느 덧 벌써 1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부족한 책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삼가 때늦은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첫 시집을 내기까지 10여 년 걸린 것에 비하면 산문집 발간이 그리 오래 걸린 것은 아닌 듯 보이지만, 모두 몇 년에 걸쳐 영혼을 바치며 씌어진 원고들이었고 시집과 출간의 텀이 가까웠을 뿐입니다.


 글을 쓰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 중 그렇지 않은 사람이야 없겠으나 저는 개인적인 성향상 누가 알아주든 아니든 한 문장 한 문장에 온 영혼을 다해서 씁니다. 열정이나 기호 차원이 아니라 그것을 업으로 하기로 한 이상 그것 말고는 스스로를 드러낼 어떤 방법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대체로 그렇게 씌어지는 글은 '시'라는 것을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십니다.

 그런 차원에서, 저는 첫 산문집 또한 저의 시라고 생각했고 '사물들'은 그런 마음으로 집필된 책입니다. 그래서 그 책이 갖는 특성상 아름답다고 하시는 분들도, 다소 일반적인 산문들에 비해 난해하다고 지적해주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저에겐 모두 감사한 피드백들이며 보셨던 모든 관점은 진심을 전제하에 옳은 것입니다.  글을 좋아하는 사람은 매우 많고, 쓰는 사람 또한 매우 많은 이 시대에 모두가 글에 대해 갖는 철학이 같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글이 읽혔을 때 느껴지는 아름다움, 그리고 그것이 정답이 아닌 새로운 의문과 생각의 지평을 열게끔 돕는 것이 좋은 글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저의 두 번째 산문집은 이르면 2022년 올해 연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출간될 것이며 상기와 같은 개인적인 철학을 이어갈 것입니다. '사물들'과의 차이가 있다면 첫 번째로 바라보는 대상과 관점을 달리 한다는 점, 두 번째로 조금은 '사물들'보다는 '시'로서의 정체성을 내려놓고 좀 더 보편적인 산문답게 편하고 쉬운 쪽으로 씌어졌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겁니다. 이것이 정답에 가까울지 우매함에 가까울지는 읽어주시는 분들의 몫일 겁니다. 그러나 난해하고 난해해만 지는 현대 문학적 글쓰기의 양상이 비단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에는 지극히 동의하고 있으며, 반대로 쉽고 편안함이 또한 미덕일 수는 없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런 생각 속에서 저는 다소 좀 더 쉽고 편안히 읽고 공감하며, 자신의 행보과 삶, 입장 등을 돌아볼 수 있음으로 인해 모두의 가슴 속에 잠들어 있는 서정적 관점과 아련한 기억들을 환기시키는 데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그런 글을 쓰기위해 노력했으며, 두 번째 산문집은 그런 생각의 첫 결과물입니다. 곧 만나보실 수 있을 겁니다.  

 두 번째 산문집은 '공간'에 관한 글입니다. 대상과 공간에 대한 기억과 이해 없이는 어떤 타인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제 생각이며, 그래서 우리가 겪어온, 혹은 겪을 수 있는 보편적인 장소들에 관한 추억과 이야깃거리들을 중심으로 하나의 새로운 맥락을 만들어보았습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구분 없이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문학의 형태과 행로에 대해 끊임없이 강구하고 노력하고 있는 저의 두 번째 결실이 될 겁니다. 아니 어쩌면 세 번째일지도 모릅니다. 내년 초에 두 번째 시집역시 출가이 확정되어 있는데 어느 것이 먼저 출간될 지는 저도 아직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딴에는 한 명의 작가로서, 브런치 계정을 열어놓고 끊임없이 집필활동을 전개하면서 아무것도 올리지 않은 채 소일했던 스스로를 반성합니다. 그리고 소수나마 기대하고 기다려주시는 분들께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제 글과 그림을 통해서 조금은 더 자주 소식을 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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