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 헤이그, 위로의 책> 리뷰
인생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마음 속 성취의 속도와 현실의 속도가 차이가 너무 커서 뒤로 밀려나는 것 같을 때, 그래서 삶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낄 때. 윌라에서 우연히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라는 책을 듣게 됐다. 원래 소설은 시간 낭비라고 느껴서 잘 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편도 1시간이 족히 넘는 통근시간을 보내기엔 오디오북만한 것이 없다는걸 처음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기대라고는 전혀 없이 들었던 책이었는데, 결론적으로 현재의 삶에 충실할 수 있게 도와준 책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서 플롯을 이끌었던 책이 ‘후회의 책’이었다면, <위로의 책>은 그의 스핀오프라고 기대하며 궁금증으로 책을 골랐다. 위로의 책을 읽고 나니,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의 주인공 '노라 시드'는 저자의 불안했던 한 때를 대변하는 캐릭터였음을 알게됐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가 후회스러운 삶을 다시 살아보는 노라의 시선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소설이라면, <위로의 책>은 작가가 직접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쓴 편지같은 메시지 그자체였다.
<위로의 책>은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생각이 많아 스스로를 괴롭히는 타입이라면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타입이라면
MBTI N유형, 특히 INFX라면 동질감을 느낄 것
책은 읽어야겠는데 에너지가 고갈된 번아웃 상태라면
우울증, 공황장애, 불안장애, 강박증 등을 경험해봤다면
나보다 타인에게 더 초점이 가있을 때, 충분하다는 느낌없이 늘 갈증나고 부족하다 느낄 때, 과거가 후회되거나 미래가 불안할 때가 있다. 종종 찾아오는 자존감의 비수기 시절. 그 때는 보통 아무 것도 하기 싫을 때이기 마련이다. 이 책은 한 장에 한 챕터씩 누군가의 편지를 읽는 것도, 일기를 훔쳐보는 것도 때로 시적인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책을 읽기 싫어도 별 생각 없이 스르륵 훑어 볼 수 있다.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말들, 혹은 미션들이 가득하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봐도 상관없다. 그래서 편안해서 좋았다.
한 장에 한 챕터씩. 인생이 힘들 때 읽으면 좋을 당연하지만 따뜻한 문장들이 많다.
순차적으로 읽는 책이라기보다는 틈틈히 아무 곳이나 펼쳐서 읽기 좋은, 여러번 봐도 좋을 따뜻한 편지같았다. 영국인이 쓴 책이지만, 번역도 잘 된편이라 특별히 거슬리지 않게 읽히는 점이 좋다. 대부분 알고있는 사실이지만 어찌나 저자가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던 사람이던지, 다양한 표현으로 적혀있어서, 타인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을 때 좋은 레퍼런스가 될 것이다.
삶에 의욕이 충만해서 행동력이 넘쳐날 때는 굳이 읽을 필요는 없는 책일지도 모르겠다. 더 나아지고 싶다는 의지로 가득찰 때는, ‘당신은 있는 그대로 온전한 존재’라고 거듭 다른 문장으로 말하는 이 책의 무드가 답답하고 속좋은 소리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추상적인 표현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하지 않는다. 저자가 철학을 좋아하는 지라 철학자 이야기가 많다.
좋은 문장들이 많아서 어찌나 기록을 많이해뒀던지, 리뷰를 쓰면서 추리다가 조금 포기한 부분도 있었다. 문장들을 스윽 훑어보고, 괜찮다 싶으면 가볍게 읽어보시라는 마음으로 내 생각에 괜찮았던 단락 20개를 추려서 적어보았다.
1.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다음과같은 <하지 말기 리스트>였다. 이 장을 캡쳐해서 인스타 스토리에 올렸더니 반응이 좋았다.
하나, 정말 원하지도 않으면서 부러워하지 말기.
둘, 조언을 구하고 싶지 않은 사람의 비판에 예민해지지 말기.
셋, 막상 가면 빨리 자리를 뜨고 싶어 안달일 모임에 빠지는 걸 두려워하지 말기.
넷, 남들에게 맞추려고 하지 말기. 나와 맞는 사람들 찾기.
다섯, 나를 절대 이해하지 못할 사람들을 이해시키려고 애쓰지 말기.
여섯, 남들은 답을 전부 안다고 생각하지 말기.
일곱, 돈이나 성공, 명성이 모든 고통을 없애줄 거라고 생각 하지 말기.
여덟, 얼굴이나 직업, 관계가 행복을 보장해준다고 생각하지 말기.
아홉, 거절할 용기가 필요한 일에 무조건 '예스'라고 하지 말기.
열, 이렇게 못한다고 걱정하지 말기.
2.
이건 반대로, <해야할 리스트>에 가깝다. 아침에 일어나서 <하지 말기 리스트>와 함께 몇 초 보면 평온한 마음 가짐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호기심을 갖자.
밖으로 나가자.
제시간에 잠자리에 들자.
물을 많이 마시자.
숨을 깊게 쉬자.
행복한 마음으로 먹자.
지킬 수 있도록 일과를 여유 있게 세우자.
친절하자.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하자.
한계에 갇히지 말자.
실수를 용납하자.
이미 갖고 있는 걸 원하자.
삶을 가로막는 것들을 거절하는 법을 배우자.
삶에 도움이 되는 것들은 받아들이자.
3.
성취에 지쳐 있을 때 곱씹으면 좋은 말
인생은 올라야 할 사다리가 아니다.
풀어야 할 수수께끼가 아니다.
찾아야 할 열쇠가 아니다.
도달해야 할 목적지가 아니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4.
늘 의미나 이유같은 것들을 찾다가 지쳐 떨어질 때가 있다. 물론 깊은 사유를 환영하지만, 때론 정말 그냥 받아들여야할 때가 있다. 생각하느라 정신력을 낭비할 때 기억할 말
끊임없이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것은 토스트의 의미를 찾으려는 것과 같다.
가끔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토스트를 먹는 게 낫다.
5.
이타적이어도 괜찮은 이유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영향을 끼친다.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수많은 방법으로 연결되어 있다.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가장 간단하고 빠른 방법인 것도 그래서인지 모른다. 사실 이타적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이기적이다.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할 때 무엇보다 내 기분이 좋아지니까.
6.
비워야 하는 이유
방에서 물건을 하나씩 빼고 나면 두 가지 일이 일어난다.
첫 번째는 확실하다. 없어진 물건이 그리워진다.
두 번째는 남은 물건들이 예전보다 더 눈에 잘 들어온다. 관심이 집중된다.
7.
누구보다, 스스로를 용서하기
자신을 완전히 용서한다고 상상해보자.
이루지 못한 목표. 저지른 실수. 잘못한 것들을 마음에 가둬둔 채 곱씹으며 그것을 기준으로 자신을 정의하지 말자. 과거가 공기처럼 방 안을 떠 돌다가 창밖으로 날아가버려 방안이 더욱더 상쾌해지는 상상을 해보자.
8.
무리에서 겉돌 때, 그래서 불안하고 외로울 때
내담자들이 가장 자주 하는 말 중 하나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것처럼 느껴진다."라고 한다.
가면을 쓴 것 같은 느낌, 혼자만 끼지 못하는 느낌. 사람들과 교감하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 모순 같지만 이런 사실이 때로는 오히려 안도감을 주기도 한다. 사람들 속에서 잘 어울리지 못하고 겉도는 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느끼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일 때 사람들 사이에 가장 큰 공통점이 나타난다는 참으로 이상한 진실이 우리에게 위안을 준다.
고립은 보편적인 것이다.
9.
반드시 생산적인 행동을 해야만 한다는 강박에 시달릴 때
자신의 가치를 찾으려고 기진맥진할 정도로 애쓸 필요는 없다.
당신은 업데이트가 필요한 아이폰이 아니다. 당신의 가치는 능력이나 운동, 몸매 등 행동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형태의 것이 아니다. 가치는 멈추지 않고 돌려야 하는 접시 돌리기 같은 것이 아니다. 당신의 가치는 여기 있다. 처음부터 쭉 그래 왔다. 가치는 '행동'이 아니라 '존재' 자체에 깃들어 있다.
10.
결단을 빨리 내려야 한다는 초조함이 들 때.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오면 서둘러야 한다고 느낀다.
실제로, '결단력있는(decisive)'라는 말은 '신속하다'와 동의어로 사용되곤 한다.
하지만 교차로에 섰을 때는 잠시 멈춰서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며 지도를 확인하는 것이 더 낫다. 어차피 잘못된 방향이라면 계속 앞으로 나아가도 진전이 없을테니까.
11.
내 마음이 꼬여서, 긍정적인 생각이 좀처럼 들지 않아 죄책감이 느껴질 때
항상 긍정적이지 않아도 된다. 두려움, 슬픔, 분노가 느껴진다고 죄책감을 느끼지 마라. 비더러 멈추라고 한다고 비가 멈추는 건 아니다. 온몸이 흠뻑 젖을 정도로 그냥 쏟아지게 놔 둬야 할 때도 있다. 비는 영원히 내리지 않는다. 아무리 흠뻑 젖어도 당신과 비는 엄연히 다른 존재다. 머릿속의 나쁜 감정 은 당신이 아니다. 당신은 폭풍우를 경험하는 사람이다. 비바람에 쓰러질 수도 있지만 다시 일어설 것이다. 이 비가 그칠 때까지 버티며 기다려라.
12.
인스타에서 나만 빼고 다들 잘나가고 즐거워보일 때
소셜 미디어는 당신이 살고 있지 않은 삶을 보여주는 갤러리와 같다.
당신이 따라하지 않는 다이어트, 참석하지 않은 파티, 떠나지 않은 휴가, 즐기지 않는 재미. 잠깐 소셜 미디어를 제쳐두고 자신의 마음을 스크롤해보자. 의식을 스크롤하며 내가 나라서 감사한 이유를 찾아보자. 정말로 두려워해야 할 일은 남들과 비교하느라 나를 돌아보지 않는 것이다.
12.
익명의 저자에게서 온 이메일. 누군가가 내게 전하는 따뜻한 편지.
이 이메일을 받았을 때 당신이 평온하기를 바랍니다.
받은 편지함에서 이 이메일을 보고 허둥대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주의 커다란 섭리안에서 볼 때 이 이메일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당신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이메일을 받았을 때 당신이 일을 다 끝내지 못했어도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이 이메일을 받았을 때 당신이 아름다운 하늘 아래에서 인자한 어머니처럼 머리카락을 어루만져주는 바람을 맞으며 서있다면 좋겠습니다.
이 이메일을 받았을 때 당신이 바닷가나 호숫가에 누워있기를 바랍니다.
이 이메일을 받았을 때 당신의 얼굴에 햇살이 비치면 좋겠습니다.
이 이메일을 받았을 때 당신이 행복하게 달콤한 포도를 먹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이메일을 받았을 때 당신이 평온하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살다 보면 운 나쁜 날도 있으니까요.
이 이메일을 받았을 때 당신이 훌륭한 시처럼 좋은 글을 느긋하게 음미하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이메일을 받았을 때 당신이 일과 멀리 떨어진 곳에 있으면 좋겠습니다.
13.
행복하지 않을 때, 체크리스트
하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어 하기 때문에.
둘,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돌이킬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에.
셋, 상처를 준 당사자가 아닌 엉뚱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풀기 때문에.
넷, 고통을 잠시나마 잊으려고 더 큰 고통을 주는 일을 하기 때문에.
다섯,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섯, 자기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자신을 이해해주길 바라기 때문에.
일곱, 행복은 모든 걸 다 끝마쳐야만 도착할 수 있는 목적지 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덟, 예측 불가능한 것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무언가를 통제 하려 하기 때문에.
아홉, 아픈 기억을 피하려고 지금 이 순간을 밀어내기 때문에.
열, 행복을 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14.
뒷담화하는 걸 알게 됐을 때
대부분의 뒷담화는 위장된 질투심이다. 대부분의 자기 의심은 위장된 순응이다.
15.
외로울 때 사람에게 기대지 말기
외로움은 옆에 아무도 없을 때 느끼는 게 아니다. 길을 잃었을 때 느낀다. 우리는 군중에 둘러싸여 그 한복판에서 길을 잃기도 한다. 옆에 누군가 있지만 마음이 통하지 않으면 너무도 외롭다. 외로움의 치료법은 옆에 더 많은 사람을 두는 게 아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이해하는 것이다.
16.
쉬는게 불안할 때: 휴식은 필요합니다.
바쁘지 않아도 괜찮다. 생산성으로 자신의 존재를 정당화할 필요는 없다. 휴식은 생존에 꼭 필요하다. 동물인 우리에게 필수적인 부분이다. 햇볕을 쬐며 누워 있는 개는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개는 그것이 자신에게 필요한 일이란 걸 잘 안다.
나이가 들면서 휴식은 삶에 더더욱 중요한 부분이 된다. 안이나 밖에서 그냥 가만히 앉아 똑딱똑딱 시계 소리, 지나가는 구름, 멀리서 들리는 차 소리, 새의 지저귐 등 모든 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건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있다. 오히려 우리가 생산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보다 실제로 더 큰 의미가 있을 수도 있다.
완전히 지쳐 있을 때 나를 진정시키고 달래주는 것들은 다름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나와 다시 이어주는 것들이었다.
예를 들어, 새벽 1시까지 드라마를 정주행하는 것이 아니라 어두워졌을 때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 반려견과 함께 자연 속을 걷는 것. 자연의 재료로 진짜 음식을 만드는 것.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 소파에서 일어나 몸을 움직이는 것. 허브를 심는 것. 바다에서 수영하는 것. 밤하늘을 바라 보는 것. 러닝머신이 아니라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밖에서 달리는 것.
17.
불확실한 미래가 불안할 때
불확실성은 불안을 부채질한다. 불확실성과 불안은 본질적으로 연결돼 있다. 불안할수록 불확실성을 견디기가 힘들어진다. 집착적으로 할 일 목록을 만들고 절대로 남에게 뭔가를 맡기려 하지 않을 것이다. 끊임없는 확인과 안심이 필요할 수도 있다. 문을 잠갔는지 여러 번 확인하고, 누군가가 잘 있는 지 계속 확인하려 할 것이다. 통제권을 꽉 움켜쥐고 절대 다른 사람을 믿으려 하지 않으며 불안으로 가득한 세상을 피해 집 안에만 있고 뭐든지 피하려고만 할 것이다. 아예 도피하고 싶어서 불안을 잠시 잊게 해주는 것들에 빠질 수도 있다. 계속 바쁘게 움직이면서 일이나 쾌락같은 중독에 빠질 수도 있다. 당연히 이런 방법들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
18.
사랑의 반대는 무관심이나, 용기의 반대는 두려움이 아니며, 기쁨의 반대는 절망이 아니다.
실존주의 철학자 롤로 메이(Rollo May)는 우리가 서로 반대되는 걸 착각할 때가 많다면서 "증오는 사랑의 반대가 아니다. 사랑의 반대는 무관심이다."라고 말했다.
용기와 두려움이 반대가 아니라는 점도 지적했다.
두려움은 용기의 필수 요소이며 두려움을 뚫고 나아가는 것이 진정한 용기이다.
하지만 그가 한 말 중에서 가장 유익한 건 기쁨과 절망이 반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적었다.
"기쁨은 가능성의 경험이다. 자신의 운명과 맞닥뜨렸을 때 자유를 자각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절망은 기쁨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절망 다음에 남는 것은 가능성뿐이다."
19.
겉과 속이 다를 수 있다는 것
자신감 넘쳐 보여도 불안을 느낄 수 있다. 건강해 보여도 몸 상태가 안 좋을 수 있다. 사람들 앞에서 훌륭하게 발표해도 사실 속은 망가졌을 수도 있다. 겉으로는 운이 좋아 보여도 정신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바벨을 들어 올려도 사실은 약할 수 있다. 모든 걸 가졌어도 공허할 수 있다. 바다를 떠돌고 있으면서도 해안을 찾아다닐지 모른다.
20.
변화나 소멸이 두려울 때
변화는 영원하다. 변화 속에서 당신도 영원하다. 움직이는 이 순간, 당신은 여기 있다. 그러니 당신도 영원하다.
불은 재가 되고 재는 흙이 된다. 슬픔은 기쁨이 된다. 슬퍼서 울고 기뻐서 운다. 새는 깃털이 빠지지만 겨울을 지내기 위해 새로운 깃털이 난다. 사랑은 슬픔이 되고 슬픔은 추억이 된다. 상처는 흉터가 된다.
행동은 존재가 된다. 고통은 힘이 된다. 낮은 밤이 된다.
비는 수증기가 되었다가 다시 비가 된다.
희망은 절망이 되고 다시 희망으로 변한다.
배는 익어서 떨어지고 맛보는 순간 변한다.
애벌레는 비단으로 싸인 고치 속으로 사라지고 온통 어둠뿐이다가…
힘이 되셨다면 좋아요 구독 버튼 눌러주...가 아니라 <위로의 책> 한번 스윽 훑어보세요. 다 읽지 않아도 좋으니 대충 아무데나 삭삭 펼치면 되는 시집같으니 부담없고 좋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