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만에 노코드툴로 개발 ~ 매출까지
비개발자 + 노코드툴 + AI + 워킹대디 + 사이드 프로젝트의 케이스 스터디
[아이디어 - MVP - 고객 모객 - 수익 창출 - 이터레이션 - 경쟁 대응] A to Z 고해상도 개발기
평범한 사람도 월 매출 3000만원이 넘는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다는 동기부여
GPT API를 활용한 Wrapper 프로덕트의 현실적인 시행착오
AI 툴에 대한 사용법은 피로할 정도로 많지만, AI 서비스를 어떻게 도입해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 지 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궁금증에 비해 베일에 가려진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GPT API를 도입해서 발빠르게 MVP를 개발했지만, 부끄럽게도 이터레이션은 아직 좀 더딘 상황인데요. 저 뿐만이 아니라, 크고 작은 AI 프로덕트를 개발 중이신 분들에게 자극과 용기가 될 만한 개발 스토리를 발견해서 공유 드립니다.
[노코드 독학]으로 AI앱을 [사이드 프로젝트]로 개발해서 월 매출 [3,400만원($26,000)], [13억원($1M)] 가치, formulabot을 만든 David의 이야기입니다.
출시된 지 : 약 1년 6개월
누적 AU: 75만
무제한 구독자 수 (PU): 5,000
월 수익: 3458만원 ($26,000)
1. AI in Spreadsheet : 엑셀, 구글 시트 내부에서 챗GPT API 기반 답변 도출
2. Formula generator : 엑셀 및 구글 스프레드 시트 내 필요한 함수를 생성
3. Data analyzer : 데이터 업로드 + 자연어 질문 기반 데이터 분석 (분석, 차트, 모델링)
Product Market Fit을 세우는 가장 가까운 방법은 [직접 겪은 문제]입니다.
David의 프로덕트는 “엑셀을 도와달라며 휴가 중에도 메신저를 보내는 주니어”로부터 시작됐습니다. GPT에게 이런 역할을 대신하게 하면 되지 않을까 자연스럽게 생각이 들었죠.
제일 먼저 챗GPT에게 엑셀을 쉽게 사용하게 만들어 주는 앱을 만들고 싶다고 물어봤습니다. GPT가 제안한 여러 이름 중에 'Excel Formula Bot'이 그대로 첫 제품의 이름이 됐습니다.
우선, 비슷한게 있는지 도메인부터 먼저 확인해봤습니다. 인터넷을 몇 시간 동안 뒤져보았지만 다행히 비슷한 것은 없었죠.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들어 바로 작업에 착수합니다.
David는 코딩 경험이 전혀 없었습니다.
HTML 수준의 코드를 알아볼 정도는 됐지만, 실제로 코드를 작성하거나 해석할 수는 없는 데이터 분석가였죠. 빠르게 “엑셀 + GPT” 서비스 MVP를 구축하고 싶지만, 직접 코드를 사용하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이 일에 개발자를 따로 쓸 상황도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프로그래머가 아니라도 서비스를 제작할 수 있는 노코드툴이 있다는 것을 검색을 통해서 알게 됩니다. 그가 독학을 시작한 노코드 툴은 Bubble.io 인데요. 처음에는 Bubble 공식 웹사이트에있는 문서로 학습을 시도하다가, YouTube에 있는 Bubble 튜토리얼을 보고 따라하면서 MVP 서비스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이 사진이 처음 만든 웹사이트 버전입니다. 처음에는 프롬프트를 심어둔 간단한 GPT Wrapper 형태였네요. 엑셀 사용 중에 궁금한 함수가 있으면 질문해서 적절한 함수와 사용법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전부 노코드로 구축하다가, 하고 싶은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 조금씩(5~10%) 코드를 사용하면서 고도화해 나갔습니다. 영상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아마도 노코드 튜토리얼 영상에 있는 코드를 상황에 맞게 바꿔서 입력해보다가, 막히는 부분은 검색도하고, GPT에게 물어보면서 해결해나갔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점점 파고들 수록 노코드툴의 한계를 알게되었다고 해요.
어찌 저찌 MVP를 만든 이후, 가장 먼저 이 프로덕트를 공개한 것은 동료들이었습니다.
당연히 동료들은 놀라워했겠죠. 하지만 작은 프로덕트를 만들어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초기 단계의 MVP를 지인에게 공개하면 유의미한 유저 모수를 확보하기는 어렵습니다. 그가 제대로 잠재 고객을 확보한 채널은 [레딧]이었어요.
[레딧]에는 [서브레딧]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주제에 대한 채널이 있는데요. 처음 그가 MVP를 소개한 채널은 [엑셀 서브레딧]이었습니다. 수백명 수준의 팔로워가 있는 채널이었죠.
이 게시글은 포스팅을 올린지 몇 분 만에 그 날의 인기 게시물이 되었고, 일주일 동안 계속 인기 게시글로 자리잡으면서 엑셀 사용자 커뮤니티 내에서 큰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더 많은 잠재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Internet is beautiful] 서브레딧에도 프로덕트 소개글을 올렸습니다.
11K의 좋아요, 300개가 넘는 코멘트가 달리면서 David가 만든 엑셀 수식 생성기는 몇 달 동안 바이럴 효과를 누렸어요. 레딧에서 반응이 터진 후, 아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그의 프로덕트는 AU 10만까지 찍게 됩니다.
API 비용으로 하루만에 $5000, 접을까?
사용자가 늘어난 것은 물론 좋은 일이지만, 이제 막 나온 MVP가 하루만에 660만원을 API 비용으로 쓰면 그건 또 다른 문제겠죠. OpenAI의 API 비용으로 $5,000를 쓴 후, David는 진지하게 접을까를 고민했습니다.
부랴부랴 기부를 요청하는 Stripe 링크를 게시하여 몇백만원 정도를 회수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서비스를 지속하기엔 부족했죠.
다행히, 광고라는 구세주가 나타났습니다. ESPN에서 이스포츠의 일환으로 여는 Microsoft Excel World Championship에서 광고 제안이 들어온거죠. (엑셀 이스포츠 대회가 있다는 것도 흥미롭네요) 구글 광고도 달기 시작하고요. 이곳 저곳에서 노출이 되다보니 뜻밖의 요청같은 것들도 많이 들어왔습니다. 뜬금없는 웹디자인 외주 요청도 들어왔다고 합니다.
기부, 스폰서십, 구글 광고 등등 하나씩 돈 벌 구석을 마련하면서 계속할 수 있는 동인이 생겼습니다. 출시 후 몇달 뒤에 결제, 로그인과 같은 것들을 붙이고, 구독 모델까지 마련하게 됩니다.
사용자가 늘어나니 VC에게 연락이 오기도 했습니다.
VC: 엑셀 수식 생성기 다음엔 어떤 비전이 있나요?
David: … 더 많은 생성기…?
VC: (비전이 없군)
사실, 그는 초창기 엑셀 수식 제너레이터 이후의 비전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못했었어요.
그래서 데이터와 스프레드시트 작업이 필요한 동료들과 대화를 하면서 직접 뭐가 좋고 뭐가 나쁜지 피드백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직접 사용자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하다 보면, 뜻밖의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엑셀 수식을 만들어 주는 프로덕트였지만, 사용자들은 프로덕트가 해결할 수 없는 범위의 기본적인 엑셀 문제에 대해 문의했고, 때로는 엑셀 파일을 이메일로 보내며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모르는 도메인 분야의 대시보드나 리포트를 작성하는 것처럼요.
유료 고객이 아니고, 사실 프로덕트와 전혀 상관없는 엑셀이나 데이터 자체의 문제였지만, 전화 통화를 하면서 최대한 문제를 해결해주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자연스럽게 제품에 대한 사용자의 선호도와 불만 사항, 그리고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해 피드백을 얻었습니다. 단순한 엑셀 수식 생성기에서 나아가, 데이터 분석을 위한 종합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데 사용자들과의 소통은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비개발자가 프로덕트를 빠르게 만들 수 있었다는 말은, 그만큼 따라하기 쉽다는 이야기 이기도합니다.
David가 처음 제품을 만든 이후 몇 주 안에 비슷한 엑셀 수식 생성 사이트가 10개 정도 생겼습니다. 대부분 David가 만든 것과 거의 똑같았죠. 검색을 해도 비슷한 것들이 쭉 나오는 데다가 이름까지 다 비슷했기 때문에 가격으로 붙잡는 수밖에 없었어요. 당시에는 구독료로 $2.99를 받았었는데, 더 낮추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단순한 AI의 인풋/아웃풋 형태로 받는 Wrapper 형태로는 안되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몇 달 후, 점점 더 인기를 얻자, 마이크로소프트에서도 연락이 왔습니다.
엑셀 애드온에 추가하고 싶다는 연락이었죠. 엑셀은 수천 개의 파트너와 협력해서, 오리지널 엑셀이 지원하지 않는 기능을 추가하는 애드온을 만드는데요. [무료]로 추가해주겠다는 말에 덜컥 승낙했습니다. 그리고 이 제안이 사실은 득이 되는 제안이 아니었음을 이후에서야 깨닫게 됐습니다. 사실상 아이디어를 그냥 넘겨준 셈이 됐거든요.
그로부터 몇 주 후, 오픈 AI와 마소의 파트너십이 발표되었습니다.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지만, David의 프로덕트는 중대한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심지어 MS로부터 정리 명령(Cease and Desist Demand)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MS + OpenAI가 결합된 상황에서 프로덕트의 방향성을 제대로 검토해야하는 시기가 오게된거죠.
마이크로소프트가 David의 제품의 기능을 엑셀에 내장하면, 이 제품이 어떤 것이 되어야 할 지 고민했습니다. 챗GPT는 무료지만, David의 프로덕트는 무제한 플랜이 $299였거든요 (현재는 $9).
구독자의 5%는 이탈했고 이탈 유저중 10%는 챗GPT때문에 이탈했습니다.
챗GPT에 견줄 수 있는 유일한 경쟁 우위는 편의성과 맞춤 설정이었습니다. 엑셀 내에서 수식을 생성할 수 있기 때문에 스프레드시트를 벗어나거나, 브라우저 창을 열거나, 챗GPT를 열 필요가 없었고, 사용자 맞춤 설정(언어 등)을 추가하여 긴 프롬프트를 작성하지 않고도 최적화된 상태에서 데이터 분석에 집중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죠.
[데이터 분석기]의 경우, 챗GPT의 Advanced Data Analysis와 기능이 겹치는데요, 데이터 실무자의 고민을 뾰족하게 접근해서 사용할 동기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섭니다. 그렇지만 MS에 AI가 붙는 순간 그의 프로덕트는 경쟁력을 유지하기에 쉽지 않기 때문에 그는 챗GPT, MS에서도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요소를 구축하기 위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열린 결말 죄송합니다)
David의 이야기 어떻게 보셨나요?
프로덕트 개발의 전문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조금 투박할 지도 모르겠지만, 경험이 부족하더라도 이렇게 AI 프로덕트를 만들고, 중도 포기 없이 자연스럽게 이터레이션을 해나가는 과정을 보고 끈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I 프로덕트는 특히 속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될 때가 많은데요, AI 프로덕트도 노코드로 이정도로 MVP를 디벨롭 할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고, 차차 직접 해보고 추후 후기로 만나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오너의 인싸이트] 에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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