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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완 Oct 30. 2024

인생을 즐기다


젊을 땐 인생을 적당히 즐기며 살았었던 것 같은데 세 아이를 키우며 

살다 보니 즐기며 사는 인생이 무책임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즐긴다는 말 뒤에는 고통을 회피하는 습관이 숨어 있는 건 아닐까 의심이 들었습니다.

책임을 미루게 되면 누군가에게 고통이 이어질까 봐 조심스러워졌습니다.


그리 크게 애쓰며 산 것도 아니었지만 불문율을 지키듯 즐긴다는 감정에서 떨어져 살았습니다.

즐기는 삶은 평범한 사람들에겐 존재할 수 없는 영역처럼 느껴졌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생겨도 습관처럼 참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나이를 먹었고 내 삶은 재미없음으로 현재 진행 중에 있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오랜 시간을 흘러 보내다 보니 즐기는 감정이 무엇인지 잊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봐도, 게임을 해도, 음악을 듣고, 스포츠 경기를 봐도 이전만큼 흥분되는 감정이 들지 않습니다.

"나이 들면 다 그래."

친구의 무던한 대답이 위로가 될 줄 알았지만 뻥 뚫린 공허한 감정은 쉽게 채워지지 않습니다.


집 근처 공원에 가을을 알리는 꽃이 피었습니다.

계절마다 보는 꽃인데 지나가는 사람마다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사진으로 담고 꽃과 함께 자신의 모습까지 남깁니다.

언제부터였을까요? 계절이 만들어준 화려한 장면에도 감탄사가 나오질 않습니다.

텅 빈 마음의 구멍이 점점 더 커져가는 것 같습니다.





생각을 바꿔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나는 이제 내 마음의 구멍을 채워야겠습니다.

애쓰고 노력해도 이 세상에 온전히 내것은 없습니다.

언젠가 모두 두고 떠나야 할 것들에 미련을 두지 말아야겠습니다.

내 마음을 작은 흥분감과 미소 짓게 하는 것들로 채워야겠습니다.

삶보다 죽음이 조금씩 가깝게 느껴지다 보니 이보다 생산적인 일은 없을 것 같다는 깨달음이 생깁니다.


오랜 시간 인생을 즐기지 못해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커닝을 좀 해야겠습니다.

환경을 탓하지 않고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작은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사는 사람들,

닮아가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가가서 배우며 살아가려 합니다.


이제 즐기며 사는 사람들을 응원하면서 잃어버린 내 모습과 감정을 조금씩 찾아가려 합니다.

조금도 즐기지 못했던 지난 시절의 아쉬움은 살며시 밀어 두고 앞으로는 함께 웃고 싶습니다.


나이는 상관없습니다.

인생을 즐기며 행복을 이야기하는 모두가 나의 선배입니다.

당신을 웃게 하는 모든 것들을 환영합니다.

그 이야기를 나누어 주세요.
인생을 지혜롭게 사는 이야기는 멋진 작품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선배의 이야기를 마음에 담고 저도 그렇게 즐기며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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