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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류완
Dec 17. 2024
12월을 보내는 마음
브런치를 시작한 지 6년 차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햇병아리 시절을 지나 이제 제법 중고참이 되어갑니다.
오랜 시간, 꾸준히 활동하다 보니 제법 많은 인연을 만났습니다.
짧게 스치듯 지나간 인연도 있지만 수년 동안 함께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덕분에 외롭지 않게 읽고 쓰고 있습니다.
누군가와 관계를 형성한다는 일은 그의 삶에 천천히 들어가는 일입니다.
책을 내고 강연을 하고 방송에도 출연하신 작가님도 만났지만
반대로 일상에 지쳐 글쓰기에 멀어지신 작가님도 계십니다.
함께 기뻐할 때도 있었지만 안쓰러운 마음을 나눠야 할 때도 많았습니다.
드물지만 세상을 떠나서 더 이상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는 작가님도
몇분
계십니다.
마음이 아프지만 삶도 죽음도 우리에게 마땅히 주어진 것은 아니기에
영혼의 안식과 남겨진 가족의 평안을 위해 기도할 뿐입니다.
브런치를 처음 시작할 때 만났던 신민경 작가님(freegarden)의 2주기를 맞았습니다.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지만 글로 나눈 인연은 제법 따뜻했습니다.
말기 암 환자라 생각하지 못할 만큼 밝고 긍정적이며 삶에 대한 애착 또한 강했습니다.
3년 정도 메일도 주고받고 댓글로 응원하며 치유의 기적을 기도했습니다.
좋은 출판사를 만나 브런치 글을 책으로 발행하게 된 것으로 기쁨을 나누었지만
병세가 악화되어 2022년 12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관계는 일반적으로 시간이 지나면 무뎌지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두 번째 기일을 보내고 나니 더 마음이 시리고 그리움도 깊어집니다.
아마도 그녀의 책을 이따금, 마음이 헛헛할 때마다 꺼내어 읽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힘들 때마다 살고 싶은 시간을 헤아리면서 불안을 달래다 보니 그다음 이야기가 그립습니다.
어느덧, 따스함이 그리운 계절을 만났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계절이 시리다는 건 북반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현실입니다.
그래서 따뜻한 이야기에 마음이 흐릅니다.
따뜻함은 추위를 느끼고 나서야 느낄 수 있다고 하지요.
마음이 시릴 때 작은 온기를 전하는 사람들을 통해 따뜻함을 배웁니다.
일상을 나누어 주시는 작가님들이 참 고맙습니다.
아픔과 상처, 통증과 슬픔을 나누는 마음은 더 깊은 감동으로 남습니다.
그 속에서 살고 싶은 시간을 공유하면서 잔잔한 위로와 힘을 얻습니다.
계절이 깊어지는 12월, 함께 마음을 나누며 서로에게 응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이 어떠하든 언제나 살고 싶은 시간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부디 우리의 이야기가 멈추지 않고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한 해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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