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Christian Louboutin
“더러운 년!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굳은살이 두텁게 박였다고 믿었던 심장에 그 말은 곧장 꽂혔다.
무엇보다 그것이 사실에 가까웠기에 더 아팠다.
사실이 아닌 말은 아무리 거세게 내리 꽂혀도 충격을 주지 못한다.
언제나 사람을 무너뜨리는 것은 진실에 가까운 말이었다.
알려진 난봉꾼이었던 그녀의 아버지에게도 가장 치명적이었던 말은
“무능력하고, 아내를 다른 사내의 가랑이 사이로 밀어 넣는 한량”이라는 말이었다.
그 말이 나오면 아버지는 집안 살림을 모조리 때려 부수고,
분에 차지 않아 어머니를 영업에 나설 수 없을 정도로 두들겨 팼다.
화냥년이라는 말도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순식간에 장례 행렬을 타고 퍼져나갔다.
로베르토의 관은 마치 바다를 떠도는 배 같았고,
사람들의 입에서 쏟아지는 비난은 철썩이는 파도소리처럼 점점 거세졌다.
마침내 테레사가 더는 버티기 힘들 만큼 소리가 커졌을 때,
행렬이 갑자기 멈춰 섰다.
잠시 후, 로베르토의 아들이 그녀 앞에 나타났다.
그의 얼굴에는 불쾌와 냉담함이 짙게 서려 있었다.
어머니의 부탁을 저버릴 수 없었던 그는 차갑게 고개로 앞을 가리켰다.
손끝 하나 대지 않은 채, 마치 불편한 짐을 떠밀 듯
테레사를 행렬의 맨 앞으로 몰아세웠다.
앞으로 나가자 안나가 조용히 자신의 곁을 내주었다.
테레사는 영문을 알 수 없어 어안이 벙벙했으나,
괴롭힘을 피한 아이가 선생님의 치마폭에 숨듯
안나 곁으로 다가섰다.
"고개를 들어요. 당신은 로베르토의 여자예요."
안나는 정면을 응시한 채 담담히 말했다.
파도소리는 멈췄다.
작은 수군거림은 여전히 흘렀지만, 그것마저 곧 사그라들었다.
남은 것은 사람들의 묵묵한 시선과, 설명되지 않는 궁금증뿐이었다.
로베르토의 관이 내려가고, 간략한 신부의 기도가 끝난 뒤
사람들은 차례로 마지막 작별의 인사를 남기고 흩어졌다.
사람들이 모두 떠나기를 기다리던 테레사 앞에
조용히 안나가 다가왔다.
테레사의 마음속에서는 간음을 저질렀다는 윤리적 죄책감과,
한 남자를 두고 맞선 듯한 묘한 경쟁심과 자존심이 갈등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끝내 안나의 푸른 눈을 피하지 않았다.
두 사람 사이에는 말 없는 긴장만이 고요하게 흘렀다.